공유

제69화

호텔로 향하는 길 내내 서준혁과 송지음의 어색한 분위기는 지속되었다. 하지만 신유리도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둘의 분위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호텔에 도착한 신유리는 곧바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 도착한 그녀는 불도 키지 않은 채 전화부터 걸었다. 상대는 다름 아닌 이연지, 그녀의 엄마였다.

“누구세요?”

이연지는 한창 바쁠 때여서 누군지 살필 틈도 없이 전화를 받았다.

“저요.”

창가에 기댄 채,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밖에 풍경을 바라보며 신유리가 말했다.

“어쩐 일이야, 이 시간에?”

신유리의 전화를 받은 이연지가 놀라 물었다. 평범한 모녀간엔 나올 수 없는 반응이었다.

신유리는 몸을 돌려 까맣게 어둠이 내려앉은 방으로 시선을 돌렸다.

“별일은 없어요. 그냥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요.”

전화 너머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저 그렇지 뭐. 미미가 이번에 또 병원에 입원했거든.”

그러자 이번엔 신유리가 말을 멈췄다.

“넌 요즘 어떻게 지내?”

“전 시한에 출장 왔어요.”

“아, 출장. 그 있잖아….”

잠시 머뭇거리던 이연지가 말을 이었다.

“혹시 돈 좀 더 붙여줄 수 있니? 미미가….”

“미미 아빠가 돈 달라고 연락 왔어요.”

신유리가 이연지의 말을 끊으며 본론을 꺼냈다. 그녀는 다시 몸을 돌려 창가 쪽으로 다가가 커튼을 거뒀다.

“전에 제가 줬던 돈, 설마 다 그쪽에 준 거예요?”

이연지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쩔 수 없었어.”

신유리는 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통화를 끊었다.

그동안 힘들게 번 돈을 계속 보내왔던 이유는 미미 때문이었다. 비록 아버지는 달랐으나, 엄마는 같은 동생이었고 나이도 어렸으니까. 하지만 그게 모두 엉뚱한 곳으로 흘러갔을 줄이야, 신유리는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녀는 답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상황에 고민하는 것을 포기하고 자러 갔다.

한편, 서준혁과 송지음 사이엔 여전히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송지음은 이 상황이 너무 억울했다. 서준혁이 주현과 문선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은 것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