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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신유리는 서류를 챙겼다.

주현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신 비서님, 회의 전에 가급적이면 메이크업 좀 하는 게 어때요? 화인을 대표하는 얼굴이 그 모양이면 되겠어요?”

차에서 쪽잠을 잔 신유리라 머리가 훨씬 맑아진 상태였다.

“별걱정 다하시네요.”

서준혁은 어제 그녀가 화인의 사람이 아니라고 했었기에 그녀는 화인의 이미지를 걱정할 자격도 없었다.

주현은 요즘 서준혁과 함께 다니며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신유리에 이미 익숙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런 신유리가 지금 그녀에 맞서려 하고 있다.

“뭐라도 된 것처럼 건방지네요? 어제는 무단결근에 오늘은 졸기까지 하다니요. 아주 훌륭한 비서네요.”

주현은 훌륭하다는 단어에 힘주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 심기가 불편했던 신유리가 뭐라 말하려는데 서준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현 씨.”

경고를 의미하는 서준혁의 말투에 주현은 내키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를 따라 회의실에 들어서자, 그에게서 평소와 다른 낯섦이 더욱 짙어졌다.

메인 자리에 앉은 그는 왕대리를 보며 말했다.

“오늘 준비 잘했길 바라요.”

왕대리가 서류를 건넸다.

“전 계획안과 대표님이 요구했던 것들입니다.”

서준혁과 멀리 떨어져 앉은 왕대리는 하는 수 없이 먼저 신유리에게 건넸고 그녀가 다시 서준혁에게 전달했다.

앞으로 뻗어 마중 나온 서준혁의 손에 차가운 신유리의 손이 맞닿았다.

따뜻한 서준혁의 온기에 신유리는 급히 손을 거두었다.

회의 내용은 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상대의 악의적인 경쟁에 대안을 마련하는 내용이었다.

신유리는 옆에서 노트하며 한편으로는 서준혁을 위해 각종 필요한 예시와 수치들을 보여주었다.

일에 관해서 유난히 확실한 것을 지향하는 서준혁이다.

신유리도 그런 그를 알고 있었다.

오늘은 그날과는 달리 순리롭게 진행되었다.

회의가 막바지로 향하던 그때, 왕대리가 갑자기 물었다.

“대표님, 오 주임의 자리가 비었는데 새로 채용할까요? 아니면 본부에서 사람을 보내주시나요?”

오 주임이 숨어있던 간첩이었고 화사의 일부 자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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