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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한참을 제자리에 서 있던 신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알 것 같아.”

그녀는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입술에 혈색이 없었고 서준혁을 바라보는 눈빛도 전차 평온해졌다.

신유리는 다시 입을 열었다.

“미안, 내가 오바했어.”

휴대폰을 내려다보던 서준혁은 아무 말도 없었다.

잠시 후, 그는 다시 고개를 들며 물었다.

“내가 데려다줘?”

다른 스케줄이 있었지만 신유리가 다쳤으니, 호텔로 돌아가 쉴 수밖에 없었다.

반면 신유리는 서준혁이 진심으로 그녀를 데려다주려는 것이었다면 이렇게 물어보지 않을 거라 여겼다.

그래서 신유리는 다친 손을 움직이며 느릿하게 말했다.

“아니, 차를 부르면 돼.”

서준혁이 뭐라 말하려는데 휴대폰 알림음이 울렸고 시선을 내려 확인하던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자리를 떠났다.

몸이 불편했던 그녀는 걸음이 느렸다. 모퉁이를 돌면 버스 정류장이 있었고 그녀는 거기에서 걸음을 멈췄다.

여기는 비지니스 파크였고 오가는 차들은 모두 자가용이었다.

급할 것이 없었던 신유리는 벤치에 앉아 조용히 오가는 차량을 지켜보았다.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 같다.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한 탓에 서준혁이 예전처럼 대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변한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5시가 되었고 막 쉬려는데 이연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요즘 이연지는 너무 빈번하게 그녀를 찾았다. 신유리는 휴대폰을 들고 베란다로 향했다. 그녀도 마침 이연지에게 사실인지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하지만 전화가 연결되었을 때 이연지의 목소리가 아닌 거칠고 심술 궂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이연지의 딸이야?”

남자는 예의가 없었다.

신유리의 얼굴도 일그러졌다.

“당신은 누구죠?”

“난 이연지의 남자야. 네 엄마가 나한테 2,000만 원을 빚졌어. 네가 대신 갚아!”

휴대폰을 잡은 그녀의 손이 분노로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전화 바꿔요.”

남자는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돈만 축내는 걸 데리고 병원에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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