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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성소현은 하예정에게 인심을 빚지고 싶지는 않았다.

어쩐지 하예정과는 처음 만났지만 오랜 지인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 성소현은 하예정에게 명함을 주었다.

하예정도 그 외제차를 발견하고는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

"먼저 일 보세요. 저 성소현 씨가 바라는 것이 이뤄지길 응원할게요."

"고마워요."

꽃다발을 안고 도시락을 든 성소현은 외제차 쪽이 아니라 회사 대문으로 달려가더니 대문 중간에 떡 버티고 섰다.

그 모습을 본 하예정은 입을 떡 벌렸다.

성소현 씨는 정말 용감했다.

비록 전태윤은 오늘 아침 일찍 나섰지만 별장으로 돌아가 물건을 챙겨야 했던 탓에, 별장에서 다시 나와 한동안 달리자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길이 막힐 때는 차가 어떤 차든, 어떤 신분이든 다 그저 길에 막힌 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전태윤은 이제야 회사에 도착하게 되었다.

조수석에 앉아있는 경호원은 마침 강일구였다. 눈썰미가 좋은 그는 하예정을 발견하자마자 고개를 돌려 전태윤에게 보고했다. "도련님, 사모님께서 성소현 씨와 같이 계십니다."

그 말에 전태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두 사람이 왜 함께 있는 걸까?

아무리 봐도 접점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앞쪽을 쳐다봤다. 성소현은 알아볼 수 없었지만 하예정은 알아볼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 지붕 아래서 함께 산 시간이 있는 데다, 입까지 맞췄는데 못 알아본다면 스스로 두 눈을 찌르는 것이 맞았다.

"신경 쓰지 마."

전태윤은 차갑게 한마디 한 뒤 몸을 뒤로 기댔다.

거리가 점점 더 멀어졌다.

강일구는 사모님이 자신을 알아볼까 일부러 고개까지 돌려 하예정이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다른 곳을 쳐다봤다.

차량 대오는 하예정의 앞에서 멈추지 않았다. 전씨 가문 도련님의 기세를 본 하예정은 또 한 번 속으로 감탄했다. 다만 저 롤스로이스는 어쩐지 눈에 익었다. 왠지 단지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 전씨 가문 도련님의 신분을 떠올린 하예정은 자연스레 저 차가 단지 안에 있는 그 차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전씨 가문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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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곽한이
읽다가 중간에 흐름이 끊기면 재미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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