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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0화

노동명은 겉으로는 냉담하기 그지없고 짜증을 내며 하예진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막상 그녀를 보게 되자 눈빛은 탐욕스러워졌고 그녀의 이목구비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마치 그녀의 모습을 마음 깊은 곳에 각인하려는 듯이.

그는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목이 막힌 듯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예진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으니 부모님은 그녀가 못 들어오게 막아줬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노동명은 다시 눈을 감았다.

부드러운 휴지가 피부에 닿자 노동명은 다시 눈을 떴다.

꿈이 아니었다.

진짜 하예진이다!

어떻게 들어온 거지?

누가 그녀를 들어오게 한 거지?

노동명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하예진의 손을 거칠게 쳐내며 차갑게 물었다.

“누가 당신더러 들어오라고 했어? 난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 당장 나가! 날 이렇게 해친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거야? 가, 빨리 가버려,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

그녀는 담담하게 땀을 닦아주던 손을 내려놓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동명 씨 어머니가 매달 6천만 원의 거금을 들여 당신을 보살펴주라고 고용한 사람이에요. 기왕 돈을 받은 이상 일을 해야 할 것 아니에요. 동명 씨가 나를 보고 싶지 않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아니면 눈을 감고 있는 건 어때요? 눈을 감으면 안 보이잖아요.”

하예진은 휴지를 휴지통에 버린 후 물었다.

“점심도 안 드셨죠? 곰탕을 끓여왔는데... 혼자 드시겠어요 아니면 제가 먹여드릴까요? 하루 일당 200만 원인 일이니까 어쨌든 좀 더 세심하게 돌봐야 해서요.”

노동명은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리고 내가 당신을 해친 게 아니라 동명 씨가 차를 너무 빨리 몰아서 생긴 일이잖아요. 자기가 저지른 잘못은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우빈이도 다 알고 있는 도리예요. 앞으로 운전할 때는 조심해 몰아요. 비행기를 몰듯이 하지 말고요.”

하예진은 말을 하면서 일어나 침대 머리맡의 서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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