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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3화

노동명은 심호흡하며 자신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했다.

이 여자는 그가 화를 내든 말든 조금도 개의치 않아 했다.

방금 그가 화를 내면서 나가라고 할 때, 그녀는 덤덤하게 침대 앞에 앉아서 그가 침대를 세게 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열 받아서 죽겠는데 그녀는 오히려 정신을 가다듬고 원숭이 공연 보듯 그를 쳐다보기도 했다.

노동명은 그래도 체면을 유지하고 싶었다.

아까처럼 하예진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예진 씨.”

노동명은 하예진을 보며 차갑게 말했는데, 눈동자 깊은 곳에서 그녀에 대한 정을 억누르고 있음이 보였다.

“내가 어떤지 봤잖아요. 난 당신이 돌봐줄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까 얼른 나가요.”

하예진은 침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은 다음 미소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살이 빠진 후 결혼 전 비주얼을 되찾은 그녀는 웃을 때 미치도록 아름다웠다. 미소에 담긴 위로를 보자, 노동명의 분노는 절로 누그러졌다.

“동명 씨, 듣기와 이해력에는 문제가 없죠?”

하예진이 그에게 묻자, 그는 서늘하게 답했다.

“온몸이 다치긴 했지만 청력과 이해력에는 지장이 없어요.”

다른 상처는 다 나아졌는데 심하게 다친 다리가 아직도 많이 아팠다.

“좋아요. 동명 씨 청력과 이해력에 문제가 있다면 사모님께 돈을 더 주셔야겠네요. 들어올 때 이미 말했잖아요, 난 당신 어머니께서 주신 돈 때문에 당신을 돌봐주는 것뿐이에요. 날 간병인처럼 대해줘요.”

“사모님께서 주신 일당은 200만 원이고 8시간 근무에요. 저녁에 출근할 필요가 없으면, 동명 씨가 쫓아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퇴근할 거예요. 지금 가면 사모님께서 돈을 깎으실까 봐 걱정돼요. 돈을 생각해서라도 난 여기에서 동명 씨를 지킬 수밖에 없어요.”

“하루 일당 200만 원은 제 가게의 2, 3일 치 수입과 맞먹거든요.”

“...”

그녀는 아마 일 푼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녀에게 하루에 200만 원을 주겠다며 돌봐 달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컸다.

“동명 씨가 날 보고 싶어 하지 않다는 걸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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