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14화

차갑게, 막무가내로, 거칠게 대한다면 그녀는 분명 떠날 것이다.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녀도 심리적인 부담 없이 결혼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한 노동명은 하예진이 돈 때문에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귀찮게 굴겠다고 마음먹었다.

병실 안에 인기척이 없자, 윤미라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들은 고개를 돌려 가족 침대에 누워 잠든 하예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윤미라는 하예진을 불러 아들을 돌봐달라고 한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아들은 아직도 하예진을 사랑했다. 그녀가 손을 쓴다면 아들은 분명 잘 먹고 재활할 거라고 믿었다.

누군가 온 것을 눈치챈 노동명은 고개를 돌렸다. 어머니를 보자,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킨 후에야 물었다.

“어머니, 예진 씨에게 일당 200만 원을 주고 저를 돌봐 달라고 하셨습니까?”

“그래. 네가 지금 이렇게 된 게 예진 때문이라고 하지 않았니. 그러니까 예진이가 널 돌봐야지. 네가 회복될 때까지 한 달에 6000원의 돈이 든다 해도 엄마는 낼 수 있어.”

노동명은 말문이 막혔다.

“어머니 아버지께선 연세가 많으시니 병원에 오래 계시면 힘드실 거예요. 간호인들이 있으면 돼요. 두 분은 매일 오실 필요 없어요.”

그는 머리에 하얀 눈서리가 내려앉은 부모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동명아, 우리는 널 돌보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게 아니야. 엄마는... 엄마는 이 일은 예진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

윤미라는 속마음과 다른 말을 했다.

“예진 씨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노동명이 하예진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한 이유는 하예진에게 낭패한 그의 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그녀의 잘못이라는 말을 듣자, 그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네가 예진이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했잖아. 그것도 여러 번.”

노동명은 어머니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윤미라는 하예진이 이불을 덮지 않은 것을 보고 이불을 들어 하예진의 몸을 가볍게 덮어 주었다.

그녀는 하예진의 잠든 모습을 보며 낮게 말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