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언니는...”이경혜는 큰 조카딸이 자꾸 감정에서 고생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노 대표는 아직도 만나려고 하지 않아?”이경혜가 걱정된 듯 물었다.“저랑 태윤 씨가 가봤는데 만나려 하지 않았어요. 태윤 씨가 메시지 보내도 답장하지 않고, 전화도 안 받아요.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한 것 같아요. 우리가 병문안 가는 게 동정하는 거라고 생각하나 봐요.”“어휴.”이경혜는 또 한숨을 내쉬었다.예준하가 성소현의 손을 잡고 들어오다가 이경혜와 눈을 마주치자 얼른 손을 놓았다.미래의 장모가 아직 그들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니 이경혜의 앞에서 성소현과 너무 가까이 지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성소현은 예준하에게 앉으라고 한 다음 꽃다발을 들고 큰 꽃병에 꽂아 두었다. 그가 선물한 보석 세트도 먼저 방에 가져갔다.그녀가 아래층에 내려갔을 때, 웃음소리가 끊기지 않고 들려왔다.우빈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경헤는 심한 말을 하지 못했다.하예정과 우빈이는 성씨 집안에서 반나절 있은 다음 저녁을 먹고 돌아갔다.전태윤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 저녁에 미팅이 있으니 열두 시가 돼서야 도착한다며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고 했다.하예정은 우빈이를 데리고 공원에 가서 논 다음 쇼핑했다. 그들은 저녁 아홉 시가 돼서야 별장에 도착했다.우빈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온 저녁 놀고 난 다음 체력이 딸려 씻자마자 잠들었다.하예정은 우빈이가 잔 다음 서재에 들어가 일 처리를 했다.전태윤이 먼저 자라고 했으나 그녀는 그를 기다리고 싶었다.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으니 걱정되었고 보고 싶었다.전태윤은 지금도 관성 호텔에 있었다.그는 비서와 경호원과 함께 바이어 김 대표 부녀를 배웅했다.“전 대표님, 더는 배웅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시간 되면 다시 식사하죠.”김 대표는 관성에 별장을 사 놓았다. 간성에 출장 갈 때마다 그는 호텔 대신 자신의 별장에서 지냈다.김 씨 그룹은 사업은 매우 컸다. 요즘에 아주 좋은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많은 회사에서
김이현은 덤덤하게 말했다.“전 대표님, 다음에 봐요.”전태윤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김이현은 그의 차가운 모습이 좋았다.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다니면서 많은 회장과 부잣집 도련님을 만났지만, 전태윤처럼 뛰어난 남자는 없었다.그녀는 전태윤의 사업 능력 대신 그의 외모만을 보았다.아름답고 차가운 모습은 한눈에 그녀의 정복욕을 자극했다.김이현는 전태윤이 말을 안 하더라도 상관하지 않았다. 아버지와 전태윤이 작별 인사를 나눈 후,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그들의 차로 향했다.기사가 문을 연 다음, 그들은 차에 올랐다.김 대표는 차창을 내리고 전태윤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했다.전태윤도 그의 인사를 받으며 손을 흔들었다.김 대표의 고급 차는 관성 호텔을 빠르게 빠져나갔다.“이현아, 아까 대표에게 무슨 짓 했어? 얼굴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던데.”차창을 닫고 난 후, 김 대표는 머리를 돌려 사랑하는 딸에게 물었다.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의 건강 상태 때문에 아내는 딸 하나를 어렵게 낳았었다. 그것도 수많은 의사를 보고 많은 약을 먹은 후에야 임신하고 아기를 가질 수 있었다.딸은 그를 많이 닮아 어린 시절부터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김 대표는 딸을 깊이 사랑했고 또 매우 믿었다. 김 씨 그룹은 나중에 딸애에게 맡겨질 것이다.그래서 사업을 위해 미팅을 할 때 딸을 데리고 나갔다.“아빠, 나는 전 대표한테 첫눈에 반했어요.”김이현의 말에 김 대표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딸의 이마를 쿡쿡 쳤다. “전 대표는 이미 결혼했어. 네가 누구를 좋아하든 상관없는데 전태윤만 안 돼. 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 잘생겼다고 푹 빠지지 마. 여자를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는 모양이야. 그의 아내 외엔 그 누구도 전 대표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고 하잖니.”“그리고 지금 전 대표는 유부남이야. 그는 결혼생활에 충실하고 아내를 극도로 사랑하지. 그런 남자를 좋아하는 건 고생을 찾아서 하는 거야.”김 대표는 딸을
“강일구, 아까 뭐 봤어?”침묵하고 있던 전태윤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강일구는 생각하지도 않고 대답했다“김 비서가 대표님 손바닥을 스치는 것을 봤습니다.”이렇게 말한 후, 그는 뭔가 떠오른 듯 얼른 말을 바꾸었다.“아니요, 대표님. 전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정말요.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대표님께서 이렇게 훌륭하시니 수많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대표님은 오랫동안 그들을 곁에 두셨고, 그들의 주요 직책은 젊은 여성들이 대표님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밤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 김 비서가 대표님을 바라보는 눈빛은 아주 뻔했다.“앞으로, 3m 이내에 가족 이외의 젊은 여성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전태윤은 예전처럼 가족 이외의 젊은 여성을 3미터 이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결혼 소식이 모두에게 알려졌으니 다시는 그에게 흥미를 갖는 여자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틀렸다. 유부남이라는 신분을 무시하고 그를 유혹하려는 이가 존재했다.만약 그런 수작에 넘어간다면 그는 전태윤이 아니었다. 그를 유혹할 수 있는 여자는 하예정 뿐이었다.“예.” 강일구는 빠르게 대답한 후, 절대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고 담보했다.“사모님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전태윤은 차갑게 그를 노려보았다.“벙어리가 되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해야겠지.”강일구는 두피가 저렸다. 벙어리가 되고 싶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그러니 사모님 앞에서 절대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말한다 해도 대표님이 알아서 할 거라고 생각했다.대표님은 사모님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단언컨대, 돌아가자마자 대표님은 가장 먼저 사모님께 이 일을 알려줄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엿보고 있으니 잘 단속해달라고 말이다.20분 후, 전태윤의 전용차가 별장으로 들어섰다. 2층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자, 전태윤은 아내가 아직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집사가 그를
“집사님, 저도 아무것도 못 들었고, 더구나 본 것도 없어요. 전 쉬러 가볼게요.” 강일구는 결국 고객 딸이 대표님에게 반해 유혹 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고 신속히 물러났다. “저놈이...”집사는 강일구를 향해 낮게 욕설을 퍼부은 후, 기사를 보았다.“집사님, 저도 진짜로 아무것도 못 봤어요. 대표님께서 하신 말도 못 들었고 그냥 운전만 했어요.”“시간이 늦었으니까 저도 이만 가볼게요.”기사는 말을 마치고 빠르게 떠났다. 다른 경호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대표님과 같은 차를 탄 사람은 강일구뿐이었고, 그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몰랐다. 집사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전태윤은 1층에 머물지 않고 올라갔다. 그는 서재에 도착한 다음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일에 집중하느라 하예정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전태윤이 돌아왔다는 사실도 몰랐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그녀는 집사가 그녀에게 휴식하라고 타이르러 왔다고 생각했다. “집사님, 이제 쉴 거예요.”이때 서재 문이 열리면서 전태윤이 들어왔다. 익숙한 발소리에 하예정이 고개를 들었다. 들어온 사람이 전태윤인 것을 발견하자, 그녀는 시간을 확인하고 컴퓨터를 끈 후 몸을 일으켜 남편에게 다가갔다.“왔어요?”전태윤은 하예정 앞에 걸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남편과 눈을 마주치자, 하예정은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남편이 그녀를 이런 시선으로 본지 꽤 되었다. 금방 결혼했을 때, 서로 서먹하다 보니 그는 이렇게 알 수 없는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었다.“여보, 왜 이렇게 날 봐요?”하예정이 호기심에 가득 차 물었다. 다음 순간, 그녀는 전태윤의 넓은 품에 들어갔다. 그의 몸에서 풍기는 익숙한 냄새를 고 그의 심장 소리도 들으니 남편이 그녀에 대한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최근에 그를 이렇게 두렵게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전태윤이 러브레터를 원하자, 그녀는 인터넷에서 많은 시를 검색해서 편지에 적어넣었다. 어쩔 수 없었다.
사업상의 일이 아니네.하예정은 눈을 반짝이며 계속 물었다.“그럼 무슨 일인데요? 말 좀 해봐요. 부부 사이에 감출 게 뭐가 있다고 그래요. 당신도 그랬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나한테 감추지 않겠다고.”“여보.”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누가 날 유혹했어.”“...”하예정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야,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누가 감히 이 전태윤 씨를 유혹한단 말이야...’그는 밖에서 온종일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고 ‘가까이 오기만 해봐’ 하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며 경호원들과 동행하면서 낯선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막는데 어떻게 유혹을 당한단 말인가.남자라면 모를까.이렇게 생각한 하예정이 물었다.“설마 남자가 그랬어요? 당신이 좋대요?”동성이라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했을 것이고, 그러니 상대방이 남편을 유혹했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여자야. 오늘 밤 바이어랑 미팅을 하는데 김 대표가, 그러니까 김 대표 여비서가 그분 딸이었어. 나랑 악수할 때 내 손바닥을 스치고 지나가는 거 있지.”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손을 놓은 후, 김이현이 스치고 지나간 오른손의 손바닥을 들며 아내에게 고자질했다.“여보, 이 손이야. 그 여자가 스치고 지나간 손.”억울하면서도 싫어하는 그의 모습을 보자, 하예정은 웃음이 나왔다.부부가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어도 이미 대외에 공식적으로 알린 상태였다. 누가 그들이 합법적인 부부라는 것을 모를까. 그런데도 그에게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전태윤의 비인간적인 외모에다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는 고귀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니, 자석처럼 어디 가서든 초점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누군가 그녀처럼 전태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좋아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인간은 본래 아름다운 것을 좋아했다. 그는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사람들의 눈길을 듬뿍 받았다.하예정은 그의 오른손을 잡은 후, 손바닥을 보며 웃었다.“내가 씻겨줄까요?”전태윤
하예정은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주형인과 서현주를 봐요. 물론 서현주 탓만 할 수는 없지만 주형임이 가장 많이 잘못했어요.”그래서 지금 서현주는 벌을 받고 있었다.주형인은 아직이지만.전태윤은 가엾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여보, 난 당신 거니까 앞으로 날 감싸줘. 다른 여자가 나한테 어쩔 수 없게, 응?”“좋아요. 내가 당신을 감싸줄게요. 앞으로 미팅 있을 때, 나도 모든 사람에게 ‘전태윤은 오직 하예정 것이다’라고 소유권 알릴게요. 누가 감히 우리 하예정 남자를 빼앗는다면 그들을 때려눕힐 거예요.”“여보, 왜 아이를 달래는 것 같지?”“그럼 나 어떻게 말해요?”전태윤은 또 말을 하지 않았다.하예정은 그의 얼굴에 뽀뽀한 후, 그를 껴안고 상반신을 그의 가슴에 기댄 채, 부드럽게 말했다.“여보, 화내지 마요. 나 꼭 약속 지킬게요. 미팅도 같이하고 응?”“사실 나도 스트레스 엄청 많이 받은 거 알아요? 당신은 이렇게 훌륭하고, 난 또 당신과의 거리가 너무 멀잖아요. 커리어 여성 눈에는 난 당신과 어울리지 않을 거예요. 그들은 날 무시하고 항상 내 자리를 대신하려고 하죠.”“우리가 결혼한 후, 비록 연적은 만나지 못했지만, 진짜 생겼다면 난 분명 혼신의 힘을 다해야 당신을 지킬 수 있을 거예요.”만약 지키지 못한다면 포기할 생각이었다.“혹시 못 지키면 날 내줄 생각이야?”역시 부부답게 전태윤은 아내의 마음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하예정은 속으로 한마디 했다.‘독심술 같은 게 있나?’“그럴 리가요. 내 남자를 어찌 순순히 내줄 수 있겠어요? 하지만 당신이 만약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면 달라요. 편히 헤어져야 이혼해도 친구로 지낼 수 있거든요.”한때 행복했던 사이었는데 이혼 후 원수로 지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만약 주형인처럼 밖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녀는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헤어질 생각이었다.그녀는 남자가 없으면 살 수 없는 것도 아니었고, 그를 떠나서도 여전히 행복
적어도 그녀의 가장 진지한 감정이었다.그녀가 베껴온 아름다운 시보다 훨씬 나았다,편지지 뒤에는 또 글자가 있었다.“밖에서 조깅하고 있으니 조금 있다가 아침 같이 먹어요.”전태윤은 기분 좋게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은 후 서랍에 넣었다.그는 창가로 가서 두꺼운 커튼을 열었는데, 햇빛이 순식간에 비쳐왔다.여름에는 아침 해가 유독 눈부시게 느껴졌다.무더운 여름이 지난 후, 시원한 가을엔 그와 하예정의 결혼식이 있었다.전태윤은 그들 부부 사이 사랑의 결실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대사님은 그들의 아이가 가을에 올 거라고 아주 확실하게 말씀해 주셨다. 그때가 아니면 부부 사이 아무리 금슬이 좋아도 아이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예진 그룹의 예준성이 아들딸을 낳게 된 후, 전태윤은 제법 부러웠다.아이의 백일잔치에 그는 하예정을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물론 돌잔치에도 갈 것이다.전태윤은 예준성에게 그가 두 아이를 양아버지로 삼아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의 운을 따라서 하예정도 쌍둥이를 낳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쌍둥이가 힘들다면 딸이라도 좋았다. 이건 전씨 가문 전체의 소원이었다. 하예정이 딸을 낳는 것.물론 전태윤은 하예정 앞에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매번 아이를 언급할 때마다, 심지어 다른 집의 아이를 언급할 때도, 하예정은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어쩌면 아이는 한 명도 없나 하고 생각했다.특히 심효진이 신혼여행 중에 임신했다는 점에서 더욱 스트레스받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녀 앞에서 감히 아이에 대해 언급하지 못했다. 자칫하다가 안 좋은 생각을 할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에 전태윤은 아내가 사업하는 것을 지지해 주었다. 바빠지면 아이 생각을 하지 않을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전태윤은 밖에서 운동하는 아내를 발견했다.운동복에 운동화를 신고 마당을 뛰어다녔는데 묶은 그녀의 긴 달릴 때마다 좌우로 흩날렸다.전태윤의 시선은 하예정의 그림자를 따라갔다.잠시 후, 그는 몸을 돌려 창가를 떠났다.얼마 후 그도 운동복으로 갈아입
하예정은 별생각 없이 말했다. “좋아요. 언니가 지금 시간이 날 때마다 병원에 가서 노 대표를 돌보고 있어요. 노 여사님께서 부탁하셨거든요.”전태윤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노 여사는 노동명이 지금 이렇게 된 게 너무 후회되었다. 아들을 낫게 할 수만 있다면 설령 하예진에게 무릎을 꿇고 빌라고 해도 기꺼이 할 것이다. “동명이 처형을 만나줄까?”전태윤이 물었다.“물어보진 않았지만, 언니가 노 대표를 돌보기로 했니까 병실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을 거예요.”‘떼써서라도 들어갔을 거예요...’역시 친자매답다니까. 하예정은 자기 언니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전태윤은 말했다.“동명이 더 이상 안 좋은 생각은 그만하고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어.”예전의 노동명과 지금의 그를 생각해 보면 전태윤은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였어도 자신감을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다 잘될 거예요.”하예정은 그에게 말했다. “우리 두 바퀴 더 뛰어요. 이따가 우빈이가 깬 다음에 함께 아침을 먹고 학교에 데려줘요. 곧 여름 방학이 되면 서점도 두 달 동안 문을 닫을 거예요.”“여보, 여름방학 때 뭐 할래요?”그녀는 왕년 여름 방학 때 여행을 가서 조국의 아름다운 강산을 맛보곤 했다.“여름방학은 학생들을 위한 거야. 직장인인 난 방학이 없어.”조깅하며 전태윤은 웃었다.“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말해봐. 지금부터 야근하면서 여름방학 때 시간 비워둘게.”“나도 요즘 바빠요. 예전 같지가 않아요. 휴, 학생들이 방학하면 쉴 수도 없네요.” 하예정은 몇 바퀴를 뛰었더니 조금 힘들어져 걷는 것으로 바꾸었다.“그때 가서 다시 얘기 해요. 우빈이는 지금 세 살이니까 난 우빈이를 데리고 나가서 시야를 넓혀주고 싶어요. 여름 방학이 지나면 유치원 중반의 어린이잖아요.”“응, 잘 생각한 다음 시간을 정하자. 그리고 예 대표 두 아이가 백일잔치를 열 때 한 번 가야 해. 함께 축하해 줘야지.”전태윤은 자신이 예준성과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준성이 쌍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