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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2화

사업상의 일이 아니네.

하예정은 눈을 반짝이며 계속 물었다.

“그럼 무슨 일인데요? 말 좀 해봐요. 부부 사이에 감출 게 뭐가 있다고 그래요. 당신도 그랬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나한테 감추지 않겠다고.”

“여보.”

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누가 날 유혹했어.”

“...”

하예정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누가 감히 이 전태윤 씨를 유혹한단 말이야...’

그는 밖에서 온종일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고 ‘가까이 오기만 해봐’ 하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며 경호원들과 동행하면서 낯선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막는데 어떻게 유혹을 당한단 말인가.

남자라면 모를까.

이렇게 생각한 하예정이 물었다.

“설마 남자가 그랬어요? 당신이 좋대요?”

동성이라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했을 것이고, 그러니 상대방이 남편을 유혹했다고 생각했다.

전태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여자야. 오늘 밤 바이어랑 미팅을 하는데 김 대표가, 그러니까 김 대표 여비서가 그분 딸이었어. 나랑 악수할 때 내 손바닥을 스치고 지나가는 거 있지.”

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손을 놓은 후, 김이현이 스치고 지나간 오른손의 손바닥을 들며 아내에게 고자질했다.

“여보, 이 손이야. 그 여자가 스치고 지나간 손.”

억울하면서도 싫어하는 그의 모습을 보자, 하예정은 웃음이 나왔다.

부부가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어도 이미 대외에 공식적으로 알린 상태였다. 누가 그들이 합법적인 부부라는 것을 모를까. 그런데도 그에게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전태윤의 비인간적인 외모에다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는 고귀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니, 자석처럼 어디 가서든 초점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그녀처럼 전태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

좋아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

인간은 본래 아름다운 것을 좋아했다. 그는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사람들의 눈길을 듬뿍 받았다.

하예정은 그의 오른손을 잡은 후, 손바닥을 보며 웃었다.

“내가 씻겨줄까요?”

전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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