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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7화

고현은 표정이 어두워지며 꽤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엄마, 저는 주말에 되어서야 겨우 쉬잖아요. 주말엔 스스로 깨어나고 싶을 때까지 자고 싶어요. 그리고 보통 하루 쉬고는 나가서 놀곤 하거든요. 이게 출근하는 것보다 더 피곤해요. 게다가 호영 씨도 바쁜 사람인데 어떻게 감히 호영 씨에게 부탁할 수 있어요?”

그러자 아버지가 말을 받았다.

“확실히 호영 씨가 고현이를 데리고 놀러 다니게 할 수는 없는 일이지. 고현이가 호영 씨를 데리고 노는 건 어때? 여긴 강성이니까 호영 씨보다는 고현이가 더 잘 알지 않겠어?”

고현은 굳은 얼굴로 말하지 않았다.

전호영은 웃으며 말했다.

“필요할 때 고현 대표님께 가이드를 부탁해야겠네요.”

“어디로 놀러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고현이에게 말해요. 차갑고 상대하기 싫어하는 태도이긴 하지만 어쨌든 강성 사람이니 어느 곳이 재미있는지, 어느 가게가 맛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거든요.”

“이렇게 말씀하시면 앞으로 정말 사양하지 않을게요.”

진미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내가 호영 씨 제일 좋아하는 거 알죠?”

그녀의 두 아이의 말솜씨는 전호영 한 사람에게도 미치지 못했다. 전호영은 그 어떤 화제라도 말을 받을 수 있었기에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

진미리는 이 아이가 마음에 쏙 들었다.

“엄마!”

부모님의 전호영에 대한 태도는 고현으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부모님은 아예 전호영을 사위처럼 대한다고 생각되었고 심지어 그녀를 한시라도 빨리 전호영의 침대로 보내고 싶어 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고현은 이제 겨우 28살이다.

늙은 나이도 아닌데 뭐가 그리 급한 걸까?

만약 꼭 시집가야 한다면 서른 살이 된 후에 다시 고려해 볼 생각이었다.

“고현아, 호영 씨는 멀리서 온 손님이니 잘 대접해야지. 얼굴 좀 펴고, 빚이라도 진 듯한 얼굴 하지 말어.”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딸이 남장하도록 묵인한 걸 후회하고 있었다.

그는 딸이 잠시 남장하다가 말 거로 생각헸는데 20년 동안 남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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