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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오늘은 율이랑 외식하는 날이라 이진희는 평일보다 좀 더 일찍 퇴근해 윤도훈과 같이 유치원으로 향했다. 승용차는 평일과 같은 벤틀리. 하지만 기사는 윤도훈으로.

중도에 이진희는 특별히 율이에게 선물을 주려고 차를 세워 통화도 되고 위치 확정도 되는 4X 손목시계까지 구매했다.

비록 지난번에 병실에서 봤었지만 그때보다는 오늘이야말로 정식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라며 응당 율이에게 선물을 사줘야 한다는 것이 이진희의 대답이었다.

이에 윤도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엄지를 내밀었다. 역시 부잣집 아가씨라 예절 방면에서는 누구보다 철저하다고.

“아빠!”

수업을 마치고 학교 건물에서 빠져나온 율이는 단번에 윤도훈을 알아보고 신나서 달려갔다.

자신을 향해 급히 달려오는 율이를 보며 윤도훈은 사랑스러운 눈빛을 쏟아냈다.

전에 병실 침대에 누워있을 때랑 달리 지금은 너무나도 건강해 보여서 그는 마냥 대견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옆에 서 있던 이진희는 애정이 넘치는 윤도훈의 시선을 바라보노라니 이상하게 씁쓸해졌다.

전에 회사에서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구명진을 잡은 낸 그 냉혹한 사람이 너무나도 다르게 변해버려서.

그러다 갑자기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더니 덩달아 기분도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아버지도 윤도훈처럼 날 이렇게 이뻐해 주고 나를 위해 모든 비바람을 막아주고 언제든지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허씨 가문에 시집가기만을 원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율이야, 오늘 수업 재밌었어? 괴롭히는 친구는 없었고?”

윤도훈은 율이를 품에 끌어안고는 코를 살짝 꼬집으며 물었다.

질문을 듣고 있던 이진희는 순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통은 선생님 말씀을 잘 들었냐, 말썽은 부리지 않았냐가 먼저 아닌가?

왜 이 사람은 율이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느냐가 먼저지?

참...... 자식 사랑이 지독한 사람이네.......

“네, 오늘 엄청 재밌었어요! 율이랑 놀아주는 친구도 많았고 선생님도 율이한테 엄청 잘 해줬어요!”

율이는 작은 머리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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