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이 샤부샤부 먹고 싶어요!”윤도훈의 물음에 율이는 신이 나서 대답했다.샤부샤부의 생각에 배가 고팠는지 군입까지 다시며. “하하. 그래, 샤부샤부 먹으러 가자! ”윤도훈은 웃으며 말했다. 이진희도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성격은 냉담한 편이지만 어린애 앞에서까지 남을 난감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20분 뒤...... 이진희의 제의대로 세 사람은 도운시의 “보글보글”이라는 샤부샤부 가게 앞에 차를 멈춰세웠다. 하이디라오와 같은 이름 있는 체인점과 비교하자면 보글보글이 더 특색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식재료들도 더 신선하고 소스들도 더 감미로웠다. 당연히 가격도 훨씬 더 높고. 그래서 도운시에서 신분이 있는 분들이라면 거의 해디라오보다는 보글보글을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어머! 이진희 아가씨? 이런 우연도 있다니! ”세 사람이 가게 안으로 발을 들이려 하던 찰나, 비꼬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몸에 진주와 보석으로 주렁주렁 치장한 여인이 대머리 남자의 팔짱을 낀 채 세 사람 앞에 나타났다. 여인은 도발과 비웃음이 잔뜩 묻은 시선으로 이진희를 쳐다보았다. 옆에 서 있는 대머리 남자의 표정도 그다지 우호적인 편은 아니었다.이씨 가문은 도운시에서도 꽤 명망 높은 가문이라 다들 체면을 세워주려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씨 가문의 이진희 아가씨도 웬만해서는 건들려 하지 않으려 하고. 하지만 언제나 예외가 있는 법이니. 대머리 남자는 바로 몸 가가 몇백만씩 하는 주호 제약회사의 대표 강주호였다. 그리고 우연스럽게도 주호 제약회사와 이진희가 담당하고 있는 그린 제약회사가 경쟁 사이라는 점.그러니 두 사람도 서로 경쟁해야 하는 적대적인 관계였다. 더군다나 강주호는 어둠 세력 속의 문천용과도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 이씨 가문의 사람들이나 이진희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몸에 진주와 보석을 주렁주렁 걸친 여인은 강주호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와이프 손도연이었다.비록 강주호와 팔짱을 끼고 프라다 가방에 걸친 옷들은 죄다 한정판이었지
윤도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노라니 이진희는 마음속 한편의 불안함이 많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왠지 오늘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될 듯싶었다. 직장에서의 문제는 아무리 힘들어도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진짜 속수무책이었는데...... “뭐 이 자식아?” 강주호는 윤도훈을 노려보며 물었다. “어디서 굴러온 잡놈이 주인도 아직 입을 안 열었는데 먼저 앞장서서 오지랖인데?” 윤도훈의 말에 순간 얼굴이 빨개진 손도연은 윤도훈을 향해 막소리를 질렀다. “아줌마 나빠요! 우리 아빠 욕하지 말아요!” 그러자 옆에 서있던 율이가 갑자기 나서서 손도연을 향해 화를 내며 외쳤다. “이건 또 웬 잡종인데 감히 날 욕해? 때려죽일 거야!” 제대로 눈이 돌아간 손도연은 율이를 때리려고 손을 높게 들어 올렸다. 윤도훈은 율이가 맞으랴 급히 율이를 뒤로 당겨 숨겼다. 손도연을 쳐다보던 시선도 덩달아 차가워졌다. “뭘 봐 잡놈아! 왜? 설마 네 딸이냐? 아비가 짖기를 좋아하니 어린 것도 좋은 걸 보고 배웠나 보네.” 윤도훈의 말에 정곡이 찔린 손도연은 싫은 소리만 골라 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기분 나쁘게 웃으며 이진희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참 의외네요 이진희 아가씨. 얼마나 남자가 고팠으면 애 달린 남자를 찾을 수가 있는 거죠? 아무리 그래도 젊은 남자를 찾을 것이지.” 이진희의 얼굴이 순간 달아올랐다. 하지만 손도연의 이런 막돼먹은 행위에 대해서 이진희는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 손도연이 일부러 높은 소리로 도발한 내용들은 순식간에 주위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의 귀에 들어갔다. 따라서 손님들도 이진희 쪽을 힐끔거리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손도연은 화가 풀린 듯 콧방구를 뀌고 있던 강주호를 바라보았다. 이진희에게 모욕을 주려던 이들의 목적은 이미 달성되었다. 그리고 윤도훈을 모욕한 건 그냥 때마침 그가 이 자리에 있어서였고. 필경 그들의 눈엔 윤도훈은 그냥 이진희의 개였으니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사람의 모
“이 봐. 알아듣게 말을 해. 무슨 병? 그게 대체 무슨 뜻인데?”강주호는 그늘진 얼굴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사모님이 그쪽이랑 석 달 동안은 사랑을 안 나눴죠? 그거 다 사모님이 더러운 병에 걸려서예요. 다 낫기 전에는 사랑을 나눌 수가 없으니까. 정 안 믿겠으면 사모님 옷을 한번 들춰보세요. 그리고 그 병이 어떻게 걸렸는지는 제가 굳이 말을 안 해도 잘 아시겠죠? ㅋㅋ.......”줄곧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던 손도연은 겁에 질린 얼굴로 윤도훈을 쳐다보았다.아니 이 남자가 어떻게 이 일을 알고 있는 거지?솔직히 손도연은 오로지 강주호의 재산 때문에 강주호와 결혼한 것이었다.하지만 강주호가 나이가 많은 탓에 부부 생활이 그렇게 행복한 건 아니었고 외로움을 참지 못했던 손도연은 강주호의 돈으로 밖에서 남자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병도 그래서 옮은 거고.“도연아. 대체 어찌 된 일이야?”강주호는 차디찬 시선으로 손도연을 쳐다보았다.“여보. 이 사람이 헛소리 하는 거예요! 저 아무런 병도 없어요. 제가 왜 병에 걸려요?”손도연은 옷의 밑자락을 꽉 움켜쥔 채 고개를 흔들었다. 마치 뭐라도 숨기고 있는 사람처럼. 강주호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은 것만 같았다.그는 손도연의 손을 뿌리치고 옷을 걷어 올렸다.윤도훈의 말이 맞았는지 강주호의 그늘이 진 얼굴색이 더 어두워졌다. 그러고는 있는 힘껏 손도연이 위에 걸친 옷을 찢었다.손도연의 피부를 보던 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순식간에 더 커졌다.“더러운 년! 너 오늘 내 손에서 죽을 줄 알아!”강주호는 분노에 차오른 채 손도연을 향해 뺨을 갈겼다.“아!”“여보, 잘못했어요! 이거 그냥 피부관리 받으며 남은 자국이에요! 저 바람 피운 적 없다구요! 진짜예요!”손도연은 땅에 주저앉아 아프다며 통곡하기 시작했다.“어디서 발뺌이야? 나 오늘 널 때려죽이고 말거야!”강주호는 절대 안 믿는다며 주위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도 안 쓰고 계속 내리 때렸다.윤도훈은 손으로 율이의 두 눈을 가
“아니. 난 너희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재운 거야.” 윤도훈은 정색한 얼굴로 눈앞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차디찬 말투로 대답을 했다.바로 이때,누군가가 룸 밖에서 문을 잠는 소리가 들려왔다.종업원인 척 들어온 킬러는 총 여덟 명.모두 다 살기가 흘러넘치는 시선으로 윤도훈을 노려보고 있다.앞장선 건 사악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잔뜩 풍기고 있는 긴 머리 청년이었다.“참 어디에서 나온 자신감인지 모르겠네.”긴 머리 청년은 차가운 웃음을 드러내며 이진희를 바라보았다.“진희 님, 이번엔 진짜 도련님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셨어요. 그래서 도련님이 진희 님 앞에서 이 남자를 죽이라고 명을 내리셨어요. 진희 님 때문에 이 남자가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시라고.”이진희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비록 이들이 그 도련님이 누군지는 안 말했지만 이진희는 알 수 있었다. 그 도련님이 바로 허승재임을.“누구도 이 사람 건들 수 없어! 이 사람을 꼭 죽여야 한다면 차라리 날 먼저 죽여!”이진희는 이를 악물며 눈 앞의 킬러들을 노려보았다.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나약한 몸으로 윤도훈의 앞에 막아섰다.“윤도훈 씨. 어서 율이를 데리고 창문으로 도망쳐요! 이들이 저를 건들 수 없어요.”이진희는 이원한테 도움 요청하려고 급히 핸드폰을 뒤졌다. 하지만 핸드폰을 꺼내든 순간 이진희의 얼굴색이 변해버렸다.누군가가 이 방의 신호를 차단해 버린 듯했다.절망과 자책에 빠진 이진희는 또 누군가가 자신 때문에 목숨을 잃을까 봐 두려워졌다.비록 애초에 윤도훈이 자신의 목숨을 중히 여기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윤도훈더러 도와달라고 한 건 맞지만 정작 이런 순간이 들이닥치니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더군다나 근래에 들어서 윤도훈한테 말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한 감정이 싹을 텄으니.“당신 한 명으로 여덟 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냥 율이를 데리고 안전한 곳에 가서 숨어요.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이진희가 두려움에 빠져 안절부절못하고
순간 킬러 한 명이 칼을 들고 윤도훈의 복부를 향해 달려들었다.몸놀림으로 봐서는 분명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게 틀림없었다.하지만 훈련이 아무리 전문적이라 해도 인체의 한계는 절대 뚫을 수 없는 법이다.당연히 윤도훈은 제외하고.이는 이미 용의 기운 때문에 “슈퍼맨”이 된 셈이었다. 더군다나 근래에 매일같이 용혼소울링의 수련에 전념해서 몸이 강해진 것뿐만 아니라 살인 기술도 많이 익힌 상태였다.팍!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윤도훈은 정확히 달려드는 킬러의 손을 잡았다.그러고는 있는 힘껏 상대방의 손목을 분질러 상대방이 칼을 놓아버리는 순간 바로 칼을 앗아갔다.푹!눈 깜빡할 사이. 칼은 살을 파고드는 소리와 함께 킬러의 목에 꽂혔다.분질러진 손목이 가져다주는 아픔 때문에 비명을 지르려고 입을 벌린 킬러는 소리도 못 낸 채 두 눈을 부릅뜨고 입만 뻐끔거리다 숨을 거두고 말았다. 목엔 피가 철철 흐르고 얼굴엔 불만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고스란히 남긴 채로.“쉿. 자고 있는 우리 딸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윤도훈은 차가운 얼굴로 죽어가는 킬러를 보며 말했다.“X발. 뭐야. 훈련 좀 받아 본 자식이잖아! 야. 다들 같이 덤벼. 봐주지 말고 그냥 죽여!”긴 머리 청년은 그제야 얼굴색이 변해서는 소리를 쳤다.처음엔 그냥 간신히 목숨만 붙여두고 괴롭히다 죽이려 했는데 금방 윤도훈의 깔끔한 손놀림을 보고 나서는 순간 생각을 바꾼 듯했다.......한편 샤브샤브 가게 앞에서 손도연을 죽도록 때리고도 화가 안 풀린 강주호는 씩씩거리며 차에 올라타서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비록 바람을 피운 손도연이 죽도록 미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에게 망신을 준 윤도훈이 제일 증오스러웠다.“감히 나에게 망신을 주다니! 내가 반드시 복수한다!”“그래 주호야. 무슨 일인데?”핸드폰 건너편으로부터 위엄이 그대로 묻어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문 회장님. 저 좀 도와주세요! 저 오늘 망신을 당했습니다!”강주호는 화가 잔뜩 나서 대답했
한편 다른 누군가가 또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는 윤도훈은 룸 안에서 킬러들과 격렬히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이진희는 눈앞의 광경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오전에 윤도훈이 특전사 출신의 구명진을 제압했을 때 이미 엄청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상황과 비교하면 오전의 일은 그냥 새 발의 피였으니까.순식간에 사냥꾼이 된 윤도훈은 되려 사냥감이 된 일곱 명의 킬러들과 피를 날리며 격렬히 승부를 나누고 있었다.푹!다시 한번 칼이 살을 파고드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일곱 번째 킬러가 피구멍이 난 목을 움켜쥔 채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정말 킬러들이 자고 있는 율이를 깨울까 봐 걱정됐는지 윤도훈은 그들과 물고 늘어지지 않고 간단하고 깔끔하게 목을 공격해 단번에 숨을 지게 했다.긴 머리 청년만 남겨두고.그리고 그 긴 머리 청년은 윤도훈이 다른 킬러를 죽이고 있는 기회를 타 이를 악물고 있는 힘껏 칼을 들고 윤도훈의 등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는 일곱 명의 킬러들과 달리 실력이 유단자 중에서도 훌륭한 축에 들었다.푹!청년이 들고 달려든 칼이 끝내 윤도훈의 몸속으로 찔러 들었다.이에 청년은 기쁨의 웃음을 드러냈다.하지만 청년의 웃음은 길게 지속되지도 못하고 입가에 굳어버렸다.윤도훈의 몸속으로 찌른 칼이 아무리 힘을 줘도 더는 깊게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밖에 남겨진 칼이 변형되기까지 했다.마치 잘 들지 않는 칼로 고무를 찌르고 있는 것처럼.말도 안 돼. 이 자식이 이 정도로 강하다고?칼에 찔린 윤도훈은 긴 머리 청년이 놀라움에 멍을 때리는 틈을 타 발로 그를 힘껏 차버렸다.이에 청년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하지만 청년이 쓰러진 곳이 그다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윤도훈은 이맛살을 살짝 찌푸렸다.상대방을 공격할 때의 힘 조절이 아직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군.율이를 안고 있는 이진희 씨 옆으로 쓰러지다니.긴 머리 청년은 다른 킬러들과 달리 고수라서 그런지 윤도훈의 공격에 큰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기절하지는 않았다.
긴 머리 청년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날려간 자기 오른손을 쳐다보았다. 놀라움과 두려움을 얼굴에 잔뜩 담은 채.윤도훈은 신속히 다가가 긴 머리 청년이 비명을 지리기도 전에 목을 짓눌렀다.“쉿!”그러고는 무정하게 청년의 목을 비틀어버렸다.“왜 다들 총이 칼보다 더 빠르다고 하는데 난 그 말을 못 믿겠지?”윤도훈은 차디찬 웃음을 지은 얼굴로 땅에 쓰러져있는 청년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청년은 입을 한참 뻐끔거리다 끝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숨을 거두었다.무언가를 떠올렸지만 그 이름을 내뱉지도 못한 채로.종사!기운을 물체에 주입한 후 직접 가까이에 가지 않아도 물건으로 사람을 죽이는 수단! 이건 종사만이 해낼 수 있는 수단이었는데!도련님이 우리더러 죽이라고 했던 사람이 종사였다니!“겨우 다 정리했네. 근데 당신 혼자서 처리할 수 있겠어?”윤도훈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물티슈로 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물었다.이진희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놀라움과 의아함이 묻은 채로.내가 대체 어떤 위험한 남자를 약혼남으로 들인 거지?하지만 놀라움이 가시고 난 후 이진희의 눈빛은 더없이 밝아졌다.눈앞에 서 있는 남자 덕분에 처음으로 자신의 발버둥이 희망이 있어 보여서.“이들이 우릴 죽이려 했잖아? 내가 알아서 처리해 줄게.”윤도훈의 말에 이진희는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뭔가가 생각이 났는지 쓴웃음을 지었다.“이젠 제 동생이 더는 당신을 보호하지 않아도 되겠네요.”이렇게도 강한 사람인데. 누구의 보호가 필요하겠어?......“X발, 그 새끼가 뒤에 이원이 있다고 우리를 무시한 거잖아! 나 오늘 무조건 그 새끼를 망가뜨려 복수한다!”“강 대표 걱정 마! 내가 반드시 복수해 줄게!”샤브샤브 가게 안의 복도에 갑자기 무섭게 생긴 사람들이 나타났다.앞장선 남자의 얼굴엔 칼에 베인 허물이 아주 선명하게 나 있었다.바로 문 회장 밑에서 일하고 있는 태석이었다.그리고 태석이 옆엔 강주호. 그 뒤엔 태석이의 똘마니들.샤
이진희는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는 멍하니 서 있는 무리를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보는 눈이 너무 많아. 골치 아픈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강 대표님과 태석이 오빠네요. 여기서 뭐 하는 거죠?”이진희는 율이를 품에 안은 채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때마침 윤도훈이 피를 닦던 물티슈를 버리고 아무런 표정이 없는 얼굴로 문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순간 강주호는 다리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윤도훈의 시선에 왠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이룸엔 세 사람밖에 없고. 이진희와 이진희 품속의 어린 여자애는 절대 이 많은 사람을 죽일 힘이 없어!그렇다면 답은 너무 뻔해! 가능성이 제일 많은 사람은 바로...윤도훈!강주호는 그다지 이쁘지 않은 미소를 지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저...저야 당연히 윤도훈 씨한테 고마움을 표시하러 왔죠! ”“저한테요? ”윤도훈이 웃으며 되물었다.“당...당연하죠! 윤도훈 씨가 나서서 손도연 그년의 나쁜 짓을 밝히지 않았더라면 전 아직도 아무것도 모른 채 병에 옮았을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 윤도훈 씨는 저의 은인입니다! ”강주호는 정말로 고마웠다는 듯 격정적으로 대답을 했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진짜 고마워서 이런다고 오해할 만큼.이에 윤도훈이 물었다.“근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온 거죠?”“윤도훈 씨는 모를 겁니다. 손도연 그년이 이쁜 얼굴로 얼마나 많은 양아치들과 붙어 다니는지. 그래서 그년이 양아치들을 불러다 윤도훈 씨를 난감하게 할까 봐 걱정되어서 태석이 형을 부른 거예요. 윤도훈 씨와 이진희 아가씨를 보호해 드리려고. 그렇죠 태석이 형?”강주호는 태석이를 향해 눈치를 주며 물었다.이에 태석이는 식은땀을 닦으며 대답했다.“맞아요! 그년이 진짜 사람을 보냈네. 그래도 윤도현 씨가 잘 처리해 둬서 다행이네요. 하하...하하...”그러고는 속으로 강주호한테 엄지를 내밀었다.사업을 하는 놈은 역시 머리가 잘 돌아간다니까.태석이는 타이거 문의 뒤를 따라다니며 어둠의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