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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주위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밀어 넣은 동그라미를 윤도훈은 일일이 내던지기 시작했다.

거의 백발백중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들은 그가 던진 것이 자기의 동그라미가 맞든 아니든 물건을 빼앗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 것이야!”

“하하하. 이것도 내 것이야!”

“여기도 걸려 있는데, 그냥 가져가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광경에 노점상은 목청이 터지라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심지어 무서운 인파가 밀려온 바람에 넘어지기까지 했다.

“그만 가자.”

윤도훈은 이진희와 율이가 사들인 물건을 도로 쥐고서 두 사람을 데리고 그 속에서 빠져나왔다.

“아빠 최고!”

율이는 곰 인형을 안고 반달눈이 되어 버렸다.

실은 처음부터 노점상과 바람잡이 남자 사이의 약속을 꿰뚫고 있었다.

본때만 살짝 보여주려고 했을 뿐 그리 심각하게 할 생각도 없었다.

바람잡이를 찾아 이처럼 포악무도한 행위로 소비를 자극하는 건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과 같다고 생각했었다.

윤도훈은 자기 돈으로 사들인 동그라미 세 개만 던지고 그만두려고 했었다. 비싼 상품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고.

하지만 예상한 바와 달리 노점상이 그토록 후안무치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만한 사이즈의 상품을 따냈으면 그걸 그대로 줘야 하는데 말도 안 되는 비유가지 하면서 어떻게든 상품을 바꿔치기하려고 했으니.

고객을 바보로 여기면서 말이다.

물건을 차로 옮기고서 윤도훈은 율이와 이진희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계속 돌기로 했다.

무척이나 쉬고 싶었으나 두 사람은 여전히 흥이 넘쳤으니, 별수가 없었다.

그렇게 30분 동안 걷다 보니 야간 시장의 동쪽 끝에 이르게 되었다.

이때 윤도훈은 수공품을 팔고 있는 한 여인에게 시선이 쏠리게 되었다.

람루하기 그지없는 옷차람에 배가 볼록 튀어나온 것이 임신한 몸으로 보였다.

여인의 옆에는 어린 여자아이 두 명도 함께 있었는데 한 명은 율이와 또래로 보였고 다른 한 명은 기껏해야 2, 3살로 보였다.

그녀들을 보자마자 윤도훈은 바로 눈살이 찌푸려졌고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빠, 저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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