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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생각만으로도 몸서리를 쳤던 율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동생을 원한다고 했으니 놀라만도 하다.

이진희를 마음속으로 받아들여서 이러한 말을 내뱉을 수 있는 율이라는 걸 윤도훈은 알고 있다.

속으로 쓴웃음이 일렁였는데 순간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한바탕 헤프닝을 뒤로하고 윤도훈은 율이를 재우고 나서 이진희의 방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이진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집안에 우리 말고 또 누가 있어?”

윤도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잠들려고 그랬는데...”

방 안에서 이진희는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그를 마다하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윤도훈은 문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더니 진지한 모습으로 말했다.

“고마워. 율이 위해서 이렇게 억지로 나랑 살아줘서.”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이 벌컥 열렸고 이진희와 두 눈이 마주쳤다.

그를 지그시 바라보면서 이진희는 이를 악물었다.

“맞아요. 난 율이를 위해서 지금 도훈 씨랑 이러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 굳이 이렇게 찾아와서 고맙다고 할 필요 없어요.”

윤도훈의 입가에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3년, 많아 봤자 3년이야. 그때까지만 힘들어도 버텨줘.”

그 말을 듣고서 이진희는 눈빛이 매섭게 변하면서 의문 그리고 노여움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뜻이죠?”

“3년이라니 뭐가 그렇게 딱 정해져 있는 거죠? 똑바로 얘기해 봐요.”

윤도훈은 웃으며 일부러 건방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별거 아니야. 3년 뒤면 율이는 7살이고 학교 다닐 때도 되었잖아. 그때가 되면 어느 정도 철도 들었을 것이고 우리가 이혼을 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 안 그래?”

탁-

이진희는 바로 윤도훈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

“미친놈!”

이를 악물고서 윤도훈을 죽일 듯이 째려보고 있는데 두 눈에는 짙은 원망과 분노가 베어 있었다.

윤도훈은 얼얼해진 얼굴을 만지면서 속으로는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같은 날 저녁, 욕실 안에서.

지금 욕조에는 하얀 액체가 가득 채워져 있고 은은한 영기가 풍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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