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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운기는 다급히 설명했다.

“설아야 오해하지 마, 나 걔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저 걔가 나를 찾아와서 남자친구인척해달라고 했고 내가 거기에 응했을 뿐이야.”

“아까도 전화 와서 또 남자친구인척해달라고 한 거야?”

설아는 손으로 옷자락을 꼼지락 거리며 말했다.

“맞아, 이번엔 아버지를 속여달래, 원래는 안 도와주려고 했는데…… 너도 들었다시피.”

운기는 쓴웃음을 지었다.

“운기야 나한테 설명 안 해줘도 돼. 난 네 여자친구도 아닌데, 뭘.”

설아는 억지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너는 화정 그룹 회장님이잖아, 서연은 또 우리 학교의 퀸카이기도 하고, 집에도 돈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어, 너랑 걔가 같이 다니면 다들 선남선녀라 할걸.”

설아의 눈에 서연은 백설공주 그 자체였다. 그녀와 달리 자기는 그저 불쌍한 사람일 뿐이었고. 서연 아가씨와는 비교하는 것조차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니 자괴감과 열등감이 들끓어 올랐다.

“설아야, 걔는 내가 화정 그룹의 회장이란 걸 몰라, 걔는 당연히 나를 별 볼일 없어 할 거고 성에 차지도 않아 할걸, 나도 걔한테 별로 관심이 없거든.”

운기는 질색하면서 손을 저었다.

“그럼…… 너는 누구한테 관심 있는데?”

설아는 용기를 가득 내여서야 겨우 이 말을 입 밖에 내였다.

"음…… 내 앞에 있는 너?”

운기는 이 말을 입 밖에 내자마자 후회했다. 왜냐하면…… 운기가 이 말을 하자마자 분위기가 더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설아는 얼른 머리를 숙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 말은 들으니 마음이 마치 꿀을 먹은 것처럼 달달해나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한편, 서연이네 하늘 펜션에서는 앙칼진 소리가 들렸다.

“괘씸한 자식……”

서연은 전화를 끊은 뒤 입을 삐쭉거렸다. 소연은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어디를 가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그녀였고 어느 남자든 그녀의 청이라면 도와주지 못해서 안달 나 했는데 오직 이 남자만은 항상 어긋나갔다.

이렇게 된 이상, 돈으로 이 집안이 가난한 남자를 복종시켜야겠다고 생각했건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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