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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송이수는 눈만 끔뻑끔뻑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가연 왕후가 바닥에 쓰러진 순간, 그의 마음은 잠깐이나마 뒤틀렸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물결처럼 번져 나가다가 결국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송이수는 감정이 없는 냉혈한이 아니었기에 그녀와 함께한 세월 때문에 그래도 정이 남아있었다.

초라한 모습의 가연 왕후를 보며 송이수는 자신에게 잘해줬던 그녀의 과거의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일단 의사를 불러와 왕후에게 붕대를 감아주라고 하세요.”

나도훈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가연 왕후는 치료를 받아 머리의 피가 멈추었다. 그녀는 침전에 누워 휴식을 취했지만 침전 주위에는 많은 병사들이 지키고 있어 그녀는 더 이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나도훈은 송이수를 바라봤다.

늙은 왕의 얼굴엔 피로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눈에는 광채 대신 괴로움과 자책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폐하.”

나도훈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왕후 마마의 건강이 좋아지면 검찰에서 마마를 데려갈 겁니다. 이 사건에 대한 많은 세부 사항은 아직 심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몇 년을 선고받게 될까요?”

나도훈은 흠칫하더니 솔직하게 대답했다.

“30년이 최선의 결과입니다.”

송이수는 눈을 감은 채 숨을 깊게 내쉬었다.

“최악의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무기형을 선고받을 겁니다.”

송이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벌로도 모자라죠.”

“네?”

나도훈은 조금 의외였다.

송이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 사람은 내 여동생과 조카를 해쳤어요. 나를 거의 20년 동안 감쪽같이 속였다고요! 왕후는 임월이의 평생을 망쳤어요.”

“방금 마음이 조금 약해졌다는 걸 나도 인정해요. 어쨌든 오랜 부부 사이였으니 조금의 감정도 남아있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왕후를 방관하고, 심지어 용서까지 한다면 그건 내 부모님, 그리고 송씨 집안에게 못 할 짓이에요. 더구나 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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