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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둘째 노부인과 민씨가 떠난 후에도 송석석은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이미 해가 지고 있었고, 어두워지면 출발해야 했으므로 오늘은 자지 않기로 했다.

민씨가 말한 전북망의 결혼식 이야기를 떠올리니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알고 보니, 이게 전북망이 좋아하는 진정성이었구나.

하지만 이는 결국 그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고, 장군부의 체면을 완전히 잃게 만들었다.

모든 손님이 떠난 결혼식...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방…’

이 두 글자를 낮게 읊조리자 억누르려던 증오와 분노가 다시 솟구쳤다.

만약 그녀가 공을 탐내지 않고 항복한 자들을 학살하지 않았다면, 후부의 모든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에는, 그녀가 남편을 빼앗고 무시하고 모욕해도, 서경과 상국의 평화를 위해 전쟁에 나섰다는 점에서 여전히 존경했었다.

하지만 이제 송석석은 이방이 미워 죽겠다.

이방이 항복한 자들을 학살한 일에 대해 외할아버지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황제는 모를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모든 보고서에 이 일이 언급되지 않았고 병부가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은폐하지 않았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 문제는 더 조사해야 했지만, 남강으로 가는 일은 시급했다.

깊은 밤, 야행복을 입고 긴 창을 든 그녀는 보주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뒤로하고 길을 떠났다.

금군은 정문을 지키고 있었고, 이 시간에는 대부분 졸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송석석은 후문으로 나가 어둠 속에서 경공을 발휘하여 빠르게 떠났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성 외곽의 별장에 나타났다.

정원으로 뛰어 들어가니, 적갈색 말이 정원 외곽에 묶여 있었다.

진복이 준비한 것이었고, 말에게 먹이도 준비해 두었다.

그녀는 먹이를 한 줌 집어 말에게 주었다.

말을 쓰다듬으며 송석석은 조용히 말했다.

“섬광, 이제 남강으로 출발해야 해. 아주 먼 길을 가야 하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아. 힘들겠지만 잘 부탁할게.”

섬광은 코로 그녀의 이마를 톡톡 건드리더니 계속 먹이를 먹었다. 그녀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편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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