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연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모퉁이에서 붉은 빛을 깜빡이고 있는 CCTV 카메라를 발견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농락을 당한 것인가, 아니면 부주의로 함정에 걸린 것인가?"당신은 이 검사 결과서류를 찾고 있었어?"별안간 나타난 그림자에 강성연은 식은땀이 흘렀다. 그녀는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그 서류를 쥔 채 문밖의 반지훈을 바라 보았다.반시간 전부터 반지훈은 이미 금성 쪽에서 보내온 검사 결과서류를 받았고 확인까지 했다. 위에 붉은색으로 적힌 "친자 맞음"은 강시언과 강유이가 그의 자식임을 증명하고 있었다.육 년 사이에 그는 아이 두 명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두 아이 모두 자신 주변에 있었다.만일 그가 진지하게 조사하고 검증하지 않았다면, 심지어 함정까지 서슴치 않았다면 어떻게 이 여자를 찾을 수 있었겠는가?"당신 정말 총명해. 전에 검사 증명서류를 바꾼 사람은 사실 당신이지?""전 반 대표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강성연은 애써 침착을 되찾았다. 그녀는 당황하면 안되었다.반지훈은 그녀 앞에 다가가 눈을 가늘게 떴다."지금 이 상황에서도 내 앞에서 모르는 척 하는 거야?""반 대표님, 제가 왜 당신의 증명서류를 바꾸겠어요? 증거 있어요?"강성연은 여전히 침착하게 대응했고 그에게 줄 서류를 책상 가장 위에 올려두었다."전 서류를 제출하러 왔어요. 별 일이 없으면 전 먼저 돌아갈게요."그녀가 돌아서려고 할 때 반지훈이 별안간 그녀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한 걸음 다가서면서 그녀를 책상에 밀쳤다.강성연은 의식적으로 목을 움츠렸고 고개를 피했다."대표님, 무슨 뜻이죠?"반지훈은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다가갔다."무슨 뜻일 것 같아?""반 대표님, 설마 제가 마음에 든 건 아니겠죠?"강성연은 그를 흘겨보며 붉은 입술을 열었다."두 번 연속 강 씨 가문의 여자를 좋아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거예요.""이미 결과를 맺었는데 그런 걸 신경 쓸까?" 반지훈의 말에 강성연은 멍하니 있
이 장면을 목격한 강미현은 질투에 미칠 것 같았다!"지훈씨!"반지훈은 천천히 강성연을 놓아주었고 표정이 좀 어두워졌다. 하, 이 여자가 갑자기 주동적으로 키스한 건 미현이 때문이었구나.그는 고개를 돌려 강미현을 보았다."당신은 왜 온 거지?"강성연은 손을 올려 입술을 닦았고 마침 붉은 립스틱이 지워졌다. 붉은 립스틱은 얼굴에 얼룩을 남기면서 사람들이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그녀는 반지훈의 옷깃을 잡으면서 싸늘하게 웃었다."반 대표님의 키스 실력도 그저 그렇네요."반지훈의 눈빛이 조금 위험해졌다.날 싫어하는 건가?강성연이 떠나려고 할 때 강미현 뒤에 아버지인 강진이 나타났다. 이에 강성연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강진은 강성연이 이상야릇한 몰골로 반지훈과 같은 사무실에 있는 것을 보고 순간 얼굴이 파리해졌다. 또한 반지훈의 입술에는 물린 흔적이 남아있었다."강성연, 너...... 네가 감히......"그는 분노에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아빠!"강미현이 아버지 곁에 다가가자, 움직이려고 했던 강성연은 제자리에 동상처럼 서있었다.**병원 복도 벽에 기대있는 강성연의 표정은 조금 막연했다.그녀는 확실히 반지훈 때문에 화가 치밀었고 의도적으로 강미현을 자극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강성연은 아버지가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강성연, 아버지가 불러."초란이 나와 그녀를 불렀다.강성연은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병실 안에 들어갔다. 강미현은 얌전한 딸처럼 침대 옆에 앉아있었다.강진은 그녀를 보고 표정이 험악해졌다."못된 것, 당장 무릎 꿇지 못해!""정말 제가 무릎을 꿇어요?"강성연은 무심하고 덤덤하게 반문했다.강진은 탁자에 있는 컵을 들어 그녀에게 던졌다. 컵은 마침 강성연의 이마에 부딪혔다.강진의 눈빛에는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지만 곧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넌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잘 알 거다. 넌 미현이가 지훈씨랑 교제한다는 걸 알면서도...... 난 너에게 정말 실망했다.""당신은 매 번마다 저에게 실
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병실을 떠났다.엘리베이터 앞에서자 강미현이 그녀를 뒤쫓았다.“강성연, 거기 서!”강성연은 몸을 돌려 그녀를 보며 말했다.“왜, 날 설득할 수 없으니 일부러 아버지를 TG로 불러 날 위너를 돌아가게 할 생각이었어?”강진이 화가 나서 쓰러진 일이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강미현은 이를 악물었다.“아버지께서 널 설득하겠다고 하신 거야. 아버지가 화가 나서 쓰러진 것도 너 때문이고! 강성연, 아버지는 반지훈씨와 내가 한 쌍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넌 눈치 있게 알아서 TG에서 떠나. 그렇지 않으면 네 두 자식 놈들... 윽!”강성연은 강미현의 목을 졸라 그녀를 벽으로 밀쳤다. 그녀의 눈동자는 너무 싸늘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한 번 해봐.”“내가 못 할 것 같아? 차라리 날 목 졸라 죽이지 그래!”강미현은 악랄하게 웃어 보였다.“그럴 리는 없어. 난 네가 그렇게 쉽게 죽는 걸 원하지 않거든.”강성연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난 네가 절망 속에서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볼 거야. 6년 전 일도, 내 아이도, 네가 진 빚 언젠가는 다 갚아야 할 거야. 난 너에게 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강성연은 강미현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그러니 얌전히 위너가 망할 때까지 기다려. 내가 지켜보겠어. 아버지가 능력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사생아인 널 언제까지 감싸줄지 말이야.”말을 마친 뒤 그녀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강미현은 화가 나서 몸을 벌벌 떨었다. 그녀는 강성연을 뼈에 사무치도록 증오했다.강성연은 무엇 때문에 저렇게 기고만장한 것일까? 겨우 아이 둘 있는 것 가지고 말이다. 그녀는 강성연이 모든 것을 잃은 뒤 자신의 앞에 무릎 꿇기를 바랐다.병원에서 나온 뒤 강성연은 손을 들어 이마를 만졌다. 그녀는 뒤늦게야 자신도 아플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반지훈이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본 강성연은 주저하지 않고 몸을 돌려
그는 코웃음을 쳤다.“당신이 협박이라고 생각한다면 협박이겠지. 어차피 내 손아귀에 있는데 당신이 도망칠 수 있겠어?”“...”다음 날.강성연은 평소처럼 시간을 딱 맞춰서 회사에 도착했고 모퉁이에서 반지훈이 희승과 걸어오는 모습을 보았다.반지훈의 입술은 물어뜯긴 흔적이 있었고 그 위로 딱지가 앉아있었다. 어제 그녀의 행동은 꽤 과격했다.원래는 그들을 피하고 싶었으나 미처 피하지 못했다.강성연은 시선을 옮긴 뒤 어제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담담히 웃어 보였다.“안녕하세요, 대표님.”반지훈은 그녀를 잠시 응시하다가 입을 열었다.“날 피할 줄 알았는데.”“같은 건물에 있는데 어떻게 마주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리고 제가 뭐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제가 왜 피하겠어요?”강성연이 웃으며 대꾸했다.반지훈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강성연의 미소는 가짜였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언제나 가짜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녀의 진실한 미소를 본 적이 있었지만 상대는 그가 아니었다.그는 예전에 그녀가 전화 두 통에서 말했던 남자가 누군지 궁금했다.“전 일 때문에 먼저 가보겠습니다.”강성연은 그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그러나 예상외로 반지훈은 그녀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고 희승은 얼이 빠졌다.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그걸 타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다니!강성연은 그를 보며 말했다.“대표님, 이 엘리베이터는 사용하지 않으시잖아요?”“가끔 체험해 보면 안 되나?”반지훈은 덤덤히 대꾸한 뒤 희승이 엘리베이터에 오르기도 전에 닫힘 버튼을 눌렀다.강성연은 아무 말 하지 않고 그와 거리를 벌렸다. 그녀를 곁눈질하던 반지훈은 그녀가 조용히 옆으로 피하자 미간을 구겼다.“나랑 가까이 있는 게 그렇게 싫어?”“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대표님과 거리를 두는 건 다른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싫어서예요. 사람들은 대표님께 여자친구가 있다고 믿으니 처신을 잘해야죠.”반지훈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
그렇게 몇 분을 힘들게 버티다가 직원들이 전부 다 나간 뒤에야 강성연은 무뚝뚝한 얼굴로 그에게 잡힌 손을 들어 올렸다. 그녀는 비아냥대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대표님? 이런 자극적인 걸 좋아하시나 봐요?”반지훈은 그녀를 잠깐 보더니 다소 차가워진 눈빛으로 말했다.“그럼 더 자극적인 걸 해볼 생각은 없어?”강성연은 안색이 조금 달라졌다. 이 남자 설마...반지훈은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그녀를 벽으로 밀치면서 팔로 끌어안았다.“대표님, 너무 지나치시네요!”강성연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갑자기 다리를 들어 무릎을 굽히며 공격할 태세를 갖추었지만 반지훈이 큰 손으로 재빨리 그녀의 다리를 들었고 그녀에게 몸을 밀착시켰다. 정말 민망한 자세였다.“반지훈씨, 이 손 당장 놓으세요!”강성연은 화가 난 얼굴이었다.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렸고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그녀와 자리를 맞바꾸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밖에서 얘기를 나누던 두 남자 직원은 그 장면을 보더니 깜짝 놀라 서류를 떨어뜨렸다.강성연은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의 경악한 시선을 마주했다. 그들은 다급히 서류를 주워들었고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았다.강성연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오래전 그녀를 놓아준 평온한 얼굴의 남자를 바라보았다.반지훈이 입을 열었다.“자극적이지?”말을 마친 뒤 그는 옷깃을 정리한 뒤 태연한 얼굴로 엘리베이터를 나섰다.강성연은 사무실로 돌아온 뒤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소파 위로 내던졌고 두 팔을 허리에 올리며 불같이 화를 냈다.“반지훈, 나 갖고 노니까 재밌나 보지?”그녀는 책상을 걷어찼고 때마침 반크가 걸어왔다. 그녀의 크게 화를 내는 모습에 반크는 당황했다.“왜 그래?”강성연은 자신이 추태를 보였다고 생각해 손을 내려놓고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별일 아니에요. 그냥 누구한테 열받아서요.”“강미현이야?”반크가 물었다.“강미현은 절 이렇게 화나게 만들 능력이 없죠.”강성연은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았
티어 주얼리의 디자이너, 프라이드.그는 그녀가 반지훈의 여자라는 걸 알고 있었고 강미현은 그의 말에 내심 기뻤다.서울시 사람들은 반지훈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고 티어 주얼리처럼 큰 회사와 협력할 수 있다면 아버지도 그녀를 아주 눈여겨볼 것이다.10분 정도 얘기를 나눈 뒤 프라이드는 그녀에게 드로잉 몇 장을 보여줬다.“이건 제가 디자인한 겁니다. 이번 창작 주제는 ‘The light of life’로 정했어요. 번역하면 생명의 빛이죠. 이번에 처음으로 고딕풍 디자인에 도전한 거예요."강미현은 디자인을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위너에 이런 디자인이 있었다면 위너가 지금처럼 됐을 리가 없었다.강성연만 그런 실력이 있는 건 아니지!강미현은 프라이드가 강성연의 실력을 뛰어넘는다고 생각했다.강미현은 프라이드와 계약을 맺은 뒤 계약서를 들고 아버지를 찾아갔다.강진은 강미현이 티어 주얼리의 디자이너를 스카우트하자 그녀는 달리 봤다.“잘했다, 미현아. 역시 내 딸이야. 난 네가 날 실망시키지 않을 줄 알고 있었다.”강미현은 강진의 팔에 팔짱을 끼며 말했다.“아버지, 그런 말씀 마세요. 제가 이러는 것도 전부 저희 강씨 집안과 위너를 위해서잖아요.”“역시 네가 가장 철들었어.”강진은 흐뭇했다. 자신의 다른 딸 강성연을 떠올린 그는 조금 섭섭했다.강진은 강성연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강성연은 매번 그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6년 전 그녀를 쫓아낼 때 그녀가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철들 거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변함이 없었다. 아니, 심지어 더 심해졌다.“참, 너랑 반지훈씨는 어떻게 됐니?”그 말에 강미현의 표정이 살짝 굳었고 입가에 걸렸던 미소도 경직됐다.“아버지, 죄송해요. 제가 성연이보다 별로인가 봐요. 지훈씨는...”“지훈씨가 정말 강성연이랑 만난다는 말이냐?”강진의 안색이 흐려졌다.강성연이 정말 그런 짓을 했단 말인가?강미현은 일부러 억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사실 지훈씨는 이미 오래전에 저
그 이유는 이 일 때문일 것이다.반지훈의 눈빛이 암담해졌다. 강성연은 6년 전 그날 밤 그 여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를 경계하며 싫어했다. 어쩌면 그 또한 강미현 때문일지 몰랐다.어쩐지 강미현을 아주 증오하고 혐오한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강미현의 함정에 빠졌던 것이다. 만약 그날 밤 호텔 매니저가 룸 키를 잘못 들고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날 밤 임현의와 잤을지도 모른다.그 생각에 반지훈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대표님, 그날 강성연씨가 룸살롱에서 약에 당한 일을 알아봤습니다. 강미현씨께서 강성연씨를 임현의씨께 데려갔더군요.”희승은 반지훈이 임현의를 그저 사소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알았지만 일을 조사하는데 더 신중을 기하기 위해 희승은 직접 임현의를 조사했다.그리고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임현의는 강 대표님과 협력관계더군요. 소문에 의하면 임현의씨는 바람둥이라고 합니다. 그의 전처가 그와 이혼한 것도 임현의씨가 바람을 피워서라더군요. 그것도 젊은 여성들만 골라서 그런 짓을 한다고 합니다. 아마 오래전부터 강성연씨를 노렸던 것 같습니다.”반지훈은 자료를 내려놓은 뒤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서울시에는 임씨 집안 부동산이 필요 없을 것 같군.”16층.Soul 주얼리.그녀의 사무실에 도착한 반지훈은 강성연이 마네킹 앞에서 그것의 옷을 정돈하는 모습을 보았다. 마네킹이 입은 옷은 디자인이 아주 심플했고 약간의 고딕풍이 느껴졌다.그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더니 강성연의 뒷모습에 시선을 멈췄다. 강성연의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꽤 유혹적이었다.비록 그녀는 긴 옷을 입고 있어 몸 선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날 밤 파티에서 봤을 때 그녀의 몸매는 아주 훌륭했다. 다른 남자들이 그녀를 보고 군침을 흘렸을 걸 생각하면 괜히 턱에 힘이 들어갔고 그녀를 보는 눈빛도 진득해졌다.뒤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강성연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반크 아저씨, 자 좀 가져다주세요...”고개를 돌렸을 때 반지훈과 시선이 마주친
강성연은 얼굴을 살짝 붉혔다. 오히려 그에게 농락당하다니!그녀는 그의 손을 내치면서 혀를 찼다.“재미없네요.”몸을 돌려 떠나려고 하는데 반지훈이 그녀를 붙잡고 벽으로 밀쳤다.저항하려던 두 손이 속박당하자 강성연은 당황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반지훈씨, 혹시 날 건드릴 생각이라면...”“가르쳐 달라면서?”반지훈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손이 등 뒤의 후크로 향했고 반지훈은 후크를 풀었다. 차가운 손바닥이 그녀의 몸을 이리저리 만졌고 강성연은 소름이 돋아 눈을 붉히며 이를 악물었다.“반지훈씨!”반지훈은 그녀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이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추며 제멋대로 움직였다.망할!강성연은 버둥거리면서 몸을 움직였다.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은 그의 손짓에 흐트러졌고 가장 치명적인 건 그녀의 몸이 그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강성연이 자신을 물려고 하자 반지훈은 그녀에게서 입술을 뗐고 강성연은 하마터면 자기 입술을 깨물뻔했다. 둘의 입술이 떨어지는 순간 강성연은 손을 들어 그의 따귀를 때리려 했다.그러나 반지훈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그는 그녀의 허리에 손을 두르면서 그녀의 몸을 자신에게 밀착시켰다. 그는 꾹 다물고 있던 입을 벙긋거리며 말했다.“더 가르쳐줄까?”강성연은 무언가 눈치챈 듯이 시선을 내리뜨리며 이를 악물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이만 놔주세요.”강성연이 드디어 고개를 숙이고 약한 모습을 보이자 반지훈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줬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 대신 옷을 정리해주며 말했다.“앞으로는 남자 앞에서 그런 말로 도발하지 마. 손해 보는 건 당신일 테니까.”반지훈이 떠나고 난 뒤 강성연은 벽에 기댄 채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조금 전 그녀는 그가 정말 자기 몸을 탐할까 두려웠다.그와 강미현도 이런 짓을 했던 걸까?그녀는 감정적인 면에서 강박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 상대가 강미현이라고 생각하면 거슬렸다. 그 생각에 강성연은 역겹고 불편했다.휴게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