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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들어온 사람은 강유진이었다. 쭉 뻗은 몸매의 그녀는 등장만으로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강유진은 자신이 진도하를 오해했다는 것을 알고 인맥을 동원해 CCTV를 확보해 그를 찾아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들어오기도 전에 진도하가 무시당하는 것을 들었다.

진도하는 뛰어난 의술을 지닌, 부의 침술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어찌 감히...

진도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까 구해주었던 여자가 이씨 가문 앞에 나타나다니.

그녀는 매우 자신만만하게 있었다.

그 아우라는 어마어마했다.

그녀의 뒤로 후광이 비치는 것처럼, 그녀의 등장은 혜성과도 같았다.

그리고 강유진은 그대로 들어와 진도하의 허리를 꽉 꼬집었다.

그리고 그의 팔짱을 끼고 작은 손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얘기했다.

“여보, 정말 나빠요. 호텔 방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가버려요?”

이씨 가문의 사람들도 모두 굳어버렸다. 다 강유진을 보며 그녀가 누군지 몰랐다.

이민영은 강유진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그녀는 신상의 블랙 외투를 걸치고 안에는 브이넥의 긴 드레스를 입었다.

드레스 아래 감춰진 다리는 매우 가늘었다.

어떠한 여자라도 그녀의 앞에서는 자신을 잃을 것 같았다.

이민영도 마찬가지였다.

질투심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강유진을 향해 물었다.

“어디서 온 미친년이야.”

강유진은 이민영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의 곁에 꼭 붙어서 행복한 얼굴로 얘기했다.

“저... 지금은 이 사람의 여자죠.”

이민영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진도하가 이렇게 빨리 다른 여자를 찾을 수 있을지 몰랐다.

게다가 이렇게 예쁘다니.

그녀는 불쾌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끼리끼리 논다더니. 여자도 머리가 텅 빈 것 같네. 남편은 미래가 창창한 사람으로 찾아야 해. 나처럼 말이야. 내 남자친구는 GB 그룹의 산하 회사의 지배인이야. 연봉이 2억이라고! 난 그 사람한테 시집가서 앞으로 걱정 없이 먹고 놀기만 하면 돼. 이런 게 바로 최선의 선택이지!”

강유진은 이민영을 쳐다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돈이요? 돈은 제가 넘쳐나게 많아서... 제 요구는 그저 살아있으면 되는 거예요.”

말을 마친 강유진은 이민영 주변의 남자들을 보며 비웃듯이 얘기했다.

“저분... 안 될 것 같은데. 딱 봐도 힘을 못 쓸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도하 씨는 다르죠. 아직 다듬지 못한 보석일 뿐이에요. 이제 저를 만났으니 이 사람도 곧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빛나게 될 겁니다. 모두 무릎 꿇고 도하 씨에게 빌게 될 겁니다!”

말을 마친 강유진은 진도하의 팔을 잡고 얘기했다.

“여보, 우리 돌아가요. 나 조금 피곤해요.”

여보라는 소리를 들은 진도하의 심장은 저도 모르게 쿵쿵 뛰었다.

얼굴부터 시작해서 목까지 빨개졌다.

다행히 저녁이라서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래요, 가요.”

두 사람을 팔짱을 낀채 거실을 나섰다.

문 앞에 도착한 진도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거실을 등진 채 얘기했다.

“이민영, 우리의 원수는 나중에 다시 보자고.”

이 말을 남긴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이씨 가문을 나갔다.

...

문을 나선 강유진은 얘기했다.

“이거 놔요! 설마 정말로 저랑 결혼할 생각이에요!?”

진도하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놓았다.

“절 도와줘서 감사해요.”

강유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저었다.

“저를 구해줬으니 은혜를 갚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제 옷을 벗겼으니 이미 볼 건 다 봤잖아요. 그러니 그 은혜는 이미 갚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지금 제가 또 도와줬으니 이번에는 그쪽이 저한테 빚을 진 거죠.’

말을 마친 그녀는 문 앞에 놓인 붉은 스포츠카로 걸어갔다.

하지만 진도하는 어두운 표정으로 얘기했다.

“다 갚아요? 그런데 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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