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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진도하는 쓸데없는 곳에 할애할 시간 따위는 없다는 것처럼 아직도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는 의사 곁으로 다가가 양해를 구했다.

"잠시만요. 제가 한번 해볼게요."

의사는 숨을 헐떡이며 진도하를 한 번 쳐다보고는 얼른 자리를 비켜주었다. 다년간 응급실에 있었던 그녀는 눈앞의 환자가 살아날 수 있는지 없는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매번 사망 선고를 쉽게 하지 않은 건 매번 그녀가 기적을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걸쳐갔던 모든 환자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의사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진도하가 얼른 무릎을 꿇고 앉더니 이내 침통을 꺼내 옆에 펼쳐놓고는 강재용의 상의를 벗겼다.

진도하는 한 손으로 3개의 침을 쥐더니 망설임 없이 강재용의 가슴 쪽으로 침을 내리꽂았다. 손기술이 어찌나 빠른지 그가 어떤 혈에 어떻게 침을 놨는지 주위 사람들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이때, 강재용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숨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진도하는 침착하게 침을 매개체로 자신의 에너지를 강재용의 몸속에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창백했던 안색이 금세 정상으로 돌아오고는 이내 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강재용이 눈을 떴다. 그 모습에 진도하가 침을 뽑고는 끝났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됐습니다. 이제 휴식만 취하면 금방 회복되실 겁니다."

진도하는 너무나도 태연한 목소리로 말을 했고 옆에 있던 의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한테 물었다.

"세상에, 대체 뭘 어떻게 하신 거죠?"

진도하는 그 질문에 거짓말로 대답했다.

"그저 집안 대대로 내려온 의술로 치료한 것뿐입니다."

진도하는 몸을 돌려 강재호를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

"혹시 실망하신 건 아니시죠?"

강재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그가 진짜로 자신의 형님을 살려낼 줄은 몰랐으니까.

그때 강유진이 다가와 진도하의 팔을 잡으며 아직도 떨림이 가시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빠 살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일단은 먼저 가보세요. 상황 정리되면 내가 다시 연락할게요."

진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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