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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서양 의학을 전공하는 자들이 전통 국내 의학을 얕잡아보긴 했지만 염무현은 종래로 서양 의학을 비하한 적이 없었다.

그는 의사의 수준에만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의술이 더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가했다. 모두 사람을 구하는 의술인데 굳이 높고 낮음을 가릴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이승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현 님, 그게 무슨 뜻인지...”

“마음 잘 추스리고 정확한 마음가짐으로 더 열정적으로 의료 사업에 뛰어들어서 더 많은 사람을 도와주고 구하는게 초심을 잃지 않는 거예요.”

염무현이 이렇게 말했다.

이승휘가 멈칫하더니 마치 뭔가 큰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염무현에게 90도 인사를 건네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것 같네요. 다시 한번 너그럽게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그 뒤로 이승휘는 전에 기세등등해서 모두를 내려다보던 습관을 고치고 온힘을 다해 부상자를 돌보고 의학을 연구하는 데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끝내는 국내외에 이름을 알린 진정한 권위를 가진 전문가가 되었다.

공혜리는 그런 염무현을 우러러봤다. 예쁜 얼굴에 볼드체로 감탄 두글자가 쓰여 있는 것 같았다.

염무현의 의술이면 분명 군림하면서 동종 업계 종사자들을 굴복시켜도 될텐데 오히려 그는 덕으로 사람을 설득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성에 이러한 그릇이라니, 정말 보기 드문 사람이었다.

“오늘 일은 여러분들이 비밀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공혜리가 유재영과 그 일행에게 말했다.

“아무도 아빠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밖에 알리지 마세요. 대외로는 아직 혼수상태라고 해야 합니다. 아셨죠?”

이는 고독을 내린 진범을 마비시켜 자기가 성공한 줄 알고 먼저 모습을 드러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공혜리의 상벌이 명확한 성격에서 알 수 있는 건 그녀가 이런 일에 꽤 익숙하다는 것이었다.

유재영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공혜리 씨, 걱정하지 마세요. 입 함부로 놀리지 않겠습니다.”

너무 창피한 일이라 원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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