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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염무현은 그제야 앉아있는 양희지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돌아서려 했다.

그는 원래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만약 오늘 열리는 것이 자선 파티가 아니었다면, 그는 참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혼할 때 남남이 되기로 했으니, 염무현은 당연히 양희지와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남도훈은 그가 겁을 먹었다 생각해 바로 손을 뻗어 가로막았다.

“왜, 사람들 앞에서 들통나니 쫄았어?”

“여기가 네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곳인 줄 알아?”

남도훈의 진짜 목적은 염무현이 사기꾼이라는 걸 공씨 집안이 믿어 의심치 않게 하려는 것이었으니, 당연히 그에게 빠져나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

“염무현, 어떻게 네가 이래? 폭력, 사기, 이제는 거짓말까지. 이건 네가 가장 싫어하던 거잖아?”

양희지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염무현의 가슴에 박혔다.

“결국 자기가 가장 싫어하는 모습으로 변했네. 너무 실망이야. 너랑 한때 부부였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이미 평온해진 염무현은, 다른 사람의 거짓 비난에도 화내지 않았다. 더는 만만한 염무현이 아니었다.

그는 남도훈을 밀쳐내더니 바로 금색 의자에 앉았다.

“그래? 나는 꼭 여기 앉아야겠는데. 만약 눈에 거슬린다면 네가 나가던가.”

이혼까지 한 마당에 무슨 자격으로 남의 일에 신경 쓰고, 설교하냐는 뜻이었다.

양희지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염무현이 처음으로 그녀의 말에 토를 달았기 때문이다.

방금 밀려난 남도훈은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벌컥 화를 냈다.

“당장 일어나. 감옥에서 살다 온 녀석이 무슨 자격으로 그 의자에 앉아? 자기 주제를 몰라도 유분수지!”

양희지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염무현, 여기는 확실히 네 자리가 아니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어서 일어나.”

“공씨 가문 파티에 왔으니 이곳은 공혜리 씨 구역이야. 이렇게 막무가내로 구는 건 감옥에서 통할지는 모르지만, 여기서는 너만 손해야.”

염무현은 일어나기는커녕 오히려 다리를 꼬더니 말했다.

“바로 공혜리 씨가 날 여기로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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