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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이서가 고개를 돌리자 곱고 긴 치마를 입은 한 여자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옷은 명품이라 할 수는 없었으나 맞춤형인 것은 분명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토록 몸에 꼭 맞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서를 알아보았지만 이서는 그녀를 알아볼 수 없었다.

‘아까 사모님께서 여기에는 사모님의 옛 지인이 아주 많다고 하셨잖아. 이분도 사모님의 지인분이시지 않을까?’

이서가 우호적인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심가은이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듯 이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하이먼 스웨이의 일로 이미 사이가 틀어진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라, 가은은 지엽이 좋아하는 사람이 이서라는 사실도 마음에 걸리던 참이었다.

그래서 이서가 여기에 있는 것을 본 가은은 매우 놀랐으며, 첫 반응으로 트집을 잡으려던 것이었다.

‘왜 나한테 밝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 거지?’

‘미쳐버린 걸까?’

‘아니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야?’

가은이 이서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여긴 웬일이야?”

“배미희 사모님의 초대를 받았어요.”

이서가 대답했다.

“배미희 사모님?”

가은은 이서가 말하는 배미희가 누구인지 몰랐기에,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그 누구도 찾을 수 없었다.

그녀가 냉소를 지었다.

“허, 우연의 일치라고? 우리 엄마의 심부름으로 온 건 아니고?”

이서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가은을 바라보았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우호적이지 않아.’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무슨 말인지 몰라? 멍청한 척이라도 하는 거야?”

심가은이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엄마를 도와 나를 찾아서 그 덕을 보려는 거잖아.”

“외국까지 쫓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지 뭐야.”

이서의 안색이 변했다.

“저기요, 아가씨, 도통 무슨 말씀인지…”

가은이 하찮다는 듯 말했다.

“정말 가지가지 하는구나.”

“아가씨.”

그때 한 직원이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왔다.

“유람선이 준비되었습니다. 지금 바로 바다로 나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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