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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그렇다. 지엽은 이씨 가문의 고택에 있었다.

다만, 그의 방문 목적은 이씨 가문의 가족을 방문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이서를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상언을 마주한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서는요?”

상언이 소파를 가리켰다.

“그렇지 않아도 방금 물어보니까 바다로 나갔다더군요. 오후는 되어야 돌아올 수 있을 거예요.”

“그럼 그때까지 기다릴게요.”

지엽이 소파에 앉자, 상언은 사람들로 하여금 지엽의 물 한 잔을 따르게 했다.

“오후에 다시 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지엽이 미소를 지었다.

“오후에 다시 왔는데, 또 저녁에 오라고 하실까 봐 두려워서요.”

상언이 물었다.

“제가 도련님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런 건 아니지만...”

지엽이 하인이 들고 온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이 선생님은 하 대표님의 친구시잖아요. 마냥 믿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상언이 차분히 대답했다.

“마음대로 하시죠. 저는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여기서 기다리세요.”

“네.”

상황을 지켜본 상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위층으로 올라가 일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는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몸을 일으켜 아래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발을 디뎠는데,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앉은 지엽의 모습이 보였다.

지엽의 끈기에 탄복한 상언이 말했다.

“이서 씨가 도련님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찾아오시다니, 왜 본인을 궁지로 모시는 겁니까?”

상언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지엽에게 물었다.

지엽이 고개를 들어 상언을 보며 웃었다.

“기억을 잃은 이서가 저를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시죠?”

상언이 대답했다.

“하은철이 아주 적절한 예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엽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기가 남아 있었다.

“저는 은철이랑 달라요. 은철이는 이서에게 큰 상처를 줬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으니까요.”

지엽이 자신 있게 말했다.

“저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 선생님도 보셨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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