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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배인국은 상대하기 어려운 적과 마주한 것처럼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

이 자식이 분명 경매회에서 쪽팔려 얼굴도 들지 못하고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갑자기 여기에 나타나게 된 걸까?

“그건 오해야. 난 빗대어 욕한 게 아니야.”

임지환은 배인국을 날카로운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난 너와 배영지를 대놓고 욕하고 있는 거야.”

“임지환, 너 뭐가 그리 잘났다고 지랄하는 거야? 이씨 가문의 장녀가 네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넌 그냥 별 볼 일 없는 새끼일 뿐이야. 배지수는 널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카드로 여겼고 넌 자기가 이미 버림을 받았다는 것도 모르고 있겠지? 그런데도 넌 주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배지수의 편을 들어? 사내새끼가 너처럼 산다는 게 불쌍하고 기가 막히는구나.”

배영지는 입에 걸레를 물었는지 온갖 험악한 단어를 써가며 쌍욕을 퍼부었다.

배영지에게 있어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배지수이고 그다음이 임지환이었다.

“배씨 가문에서 쫓겨난 그 제 노릇 못하는 바보 사위구나.”

“이 녀석은 운 하나는 정말 좋아. 지금은 이씨 가문의 청월 씨랑 사귀고 있어. 소위 벼락출세한 거야.”

“그럼 이 녀석이 배지수와 이혼한 게 아니었나? 왜 아직도 배씨 가문의 일에 참견하려고 하지? 이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배씨 가문의 젊은이들은 임지환을 이사회에서 만나거나 가족 어르신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가문에서 쫓겨난 사위가 어떠한 큰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간주하지 않았다.

이것은 결국 배씨 가문의 내부 문제이기에 배인국이 얼마나 과격하게 행동한다고 해도 임지환이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자격은 없었다.

“네가 간섭할 처지가 아니니까 좋게 말할 때 얼른 꺼져. 계속 까불면 너까지 함께 처리할 테니까.”

배인국은 붉은 열기가 달아오른 눈을 희번덕거리며 위협했다.

“네 상사조차 감히 날 쫓아내지 못하는데 네가 그런 능력이 있는 게 확실해?”

임지환은 배인국을 바라보며 천천히 한 걸음 내디뎠다.

“허세는 누구나 다 부릴 수 있어. 그리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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