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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저 작품 한서영이 그린 거 아니에요

“한서영 씨,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디자인한 걸 보니, 영감을 받은 계기도 아주 기특별할 것 같은데,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누군가 갑자기 묻자 서영은 미소를 지으며 우아하고 당당하게 얘기했다.

“사실 이 작품은 제가 F국의 패션쇼에서 영감을 받은 겁니다. 그때 여성의 독립과 지성미를 주제로 다뤘거든요. 그래서 저는 대담하고 여성성을 나타낼 수 있는 컬러를 선택했어요. 그리고 재봉에도 신경 썼거든요, 소매와 넥라인을 보면...”

서영의 설명이 끝나자 사람들은 모두 찬사의 눈길을 보냈다.

“와, 한서영 씨가 디자인에 이렇게 조예가 남다를 줄 몰랐네요, 아이디어도 참 독특하고요. 어쩐지 작품이 훌륭하다 했네요. 혹시 앞으로 계약할 스튜디오는 결정해 두셨나요? 우리 스튜디오에 마침 한서영 씨 같은 훌륭한 인재가 필요하거든요.”

“저희도 패션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한서영 씨 같은 인재라면 졸업하고 나서 언제든 우리 회사에 오셔도 좋습니다.”

사람들은 말하면서 서영에게 앞다투어 명함을 건넸다.

서영은 싱긋 웃으며 명함을 받더니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고마워요.”

사람들이 저를 이렇게 떠받들어 주니 서영은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으쓱해서 도도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던 서영은 마침 하연과 눈이 마주쳤다.

하연의 비아냥 섞인 눈을 본 순간 서영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아 안절부절못하며 이내 눈을 피했다.

“왜 그래? 기분 안 좋은 것 같은데?”

하연의 이상함을 느낀 상혁이 관심 섞인 질문을 건넸다.

“아니에요. 그냥 도둑질한 주제에 이렇게 당당할 수 있다는 게 참 놀라워서요.”

상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서영의 작품을 보더니 공정한 관점으로 말했다.

“이 작품 확실히 훌륭해. 사람들이 이렇게 칭찬하는 것도 이해되고. 한서영 씨도 소문처럼 무능한 건 아닌가 봐.”

하연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말했다.

“저 작품 한서영이 그린 거 아니에요.”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안형준이 사람들의 눈빛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 옆에는 익숙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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