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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상대는 더 멀어질 거야

서영은 그 말에 겁을 먹어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서준이 정말 이렇게 화낼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엄마...”

이수애도 서준이 이토록 모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다급하게 아들을 말렸다.

“아들, 너 왜 이래?”

“쟤가 이런 사고 친 거 어머니 탓도 있어요. 부모가 돼서 딸자식 너무 싸고돌면 자식 인생 망쳐요.”

이수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이미 쪽팔릴 대로 팔린 서영은 황급히 도망쳤고, 이수애는 딸이 안 좋은 선택이라도 할까 봐 얼른 뒤쫓았다.

“서영아, 엄마랑 같이 가.”

하연은 서준의 가족 일에 관심이 없었지만 오늘 일은 그나마 통쾌했다.

그때, 상혁이 하연에게 다가와 어깨를 토닥여주며 위로했다.

“사실이 밝혀졌으니 우린 이만 가자.”

“네.”

상혁은 떠나기 전 서준을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아무런 온도조차 느껴지지 않는 눈빛에 서준은 가슴이 철렁했지만 그보다 두 사람이 함께 서 있는 걸 보는 게 더 거슬렸다.

“최하연, 목적을 이뤄 아주 의기양양하지?”

서준은 한 손을 제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는 비아냥거렸다.

그 말에 하연은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의기양양한 것까지는 없지만 기분 꽤 좋아. 그런데 이건 다 자업자득이야.”

서준은 하연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예전의 하연은 이토록 사람을 벼랑 끝까지 몰지 않았었으니 말이다.

“한서영이 이렇게 된 건 자업자득이 맞지만, 그래도 자비를 베풀 수는 있었잖아.”

이게 바로 서준이 제일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기억 속의 하연은 착하기만 해서 어린 여자애의 앞날까지 망칠 정도로 모질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됐는지.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한씨 가문은 앞으로 이 바닥에 발붙일 수도 없을 거다.

“자비?”

하연은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자비를 베풀면 한서영이 고맙게 받아들일 것 같아?”

서영이 얼마나 사람 속을 긁는데, 자비를 베푼다 해도 뻔뻔하게 굴 게 뻔하다.

그때 상혁이 하연을 보호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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