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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자업자득

“안 교수님, 아닙니다.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제가 한순간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 앞으로 절대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서영은 울며불며 애원했다.

하지만 안형준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서영 씨, 내 제자로 대학원에 지원할 생각이라면 미리 포기하세요. 실력이 된다 해도 인간 됨됨이가 안 되는 사람은 절대 합격시켜 주지 않을 테니까.”

‘어떡해, 이제 끝이야!’

안형준에게 대놓고 거절을 받은 순간 서영에게는 이제 막다른 길만 놓였다. 이 바닥이 넓은 것도 아닌데, 앞으로 디자인 업계에 남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참 동안 멍해 있던 이수애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달려 나와 사정했다.

“안 교수님, 서영이 순간 머리가 어떻게 됐나 봐요.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반드시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릴 겁니다.”

그때 주태식이 끼어들었다.

“됨됨이도 안 된 사람은 아무리 성적이 좋아봤자 소용없어요. 다른 전공 알아봐요.”

“안 돼요! 안 교수님,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잖아요. 서영은 아직 어린데, 이대로 인생 망칠 순 없어요!”

이수애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애원했다.

그걸 구경하고 있던 주위 사람들은 이수현 모녀에게 손가락질했고, 안형준은 아예 두 사람을 무시한 채 하연에게 걸어갔다.

“하연 양이 디자이너 브랜드숍을 운영한다는 얘기는 진작 들었어요. B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그렇게 인기라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헛소문이 아니네요. 디자인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함께 손잡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교수는 하연의 침착하고 태연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태식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안 교수님!”

심지어 이수애가 뭐라 말하려 했지만 안형준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에 이수애는 화가 난 듯 발을 굴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곧이어 주위 사람들도 안형준과 함께 흩어졌지만 오늘 있은 일은 날개라도 달린 듯 B시의 디자인 업계에 소문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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