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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차창이 반쯤 내려가고, 유선우의 오만한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공식적인 자리에 다녀온 듯 블랙 앤 화이트 클래식 슈트를 입고 있었다. 온몸에 여유로움이 흘러넘치는 모습이 조은서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비 내리는 밤, 서로 시선을 마주치며 조용히 바라보았다.

조은서는 추워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은 인생의 마지막 동아줄이라도 움켜쥐듯 바이올린을 꽉 안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유선우가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여기서 그녀는 포기하고 차에 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곧 깨끗한 타올과 따뜻한 물을 갖게 될 것이다. 내일 더 이상 행사장에서 연주하지 않아도 된다. 호화롭고 푹신한 침대에서 일어나 다시 유선우의 아내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

조은서는 빗속에서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비는 점점 더 거세졌고 속눈썹까지 젖어 시야가 흐릿해졌다.

1분이 지났을 때쯤 그녀는 손으로 머리를 가리고 집으로 뛰어갔다.

값비싼 차 안으로 빗물이 튀었다.

그와 그녀는 빗속에서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

늦은 밤 길거리는 조은서가 빗속을 달려가는 발걸음 소리로 가득 찼다. 그 소리가 유선우의 마음을 담담하고 울적하게 두드렸다.

그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지만 조은서가 스쳐 지나갈 때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예쁘던 손가락에 밴드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수수하고 검소한 옷차림을 하고 어떠한 액세서리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도 조은서는 그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자동차 앞 유리에서는 와이퍼가 좌우로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차 안에는 운전기사와 진 비서가 묵묵히 앉아 있었다. 유선우의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참이 지난 뒤,

드디어 유선우가 입을 열었다.

“진 비서, 설명해 봐. 왜 조은서가 학원에 출근하지 않고 저런 형편없는 이벤트 회사에 다니고 있는 거지? 은서가 사서 고생을 하는 건가?”

진 비서의 머리가 울렸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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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소사랑
좀 억지스러운데..바이올린소리를 듣고 깨다니..시끄러워서 깬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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