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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조은혁이 그녀의 손을 잡았지만 박연희가 벗어났다.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갔다.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바람을 피운 남자는 그녀의 눈물 한 방울도 가질 자격이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 떠났다.

그녀는 통로를 걷다가 온몸이 차가워져서 손을 뻗어 코트를 꽉 조였다.

뒤에서 조은혁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연희야.”

박연희는 돌아서서 그와 눈을 마주쳤고 가볍게 중얼거렸다.

“오지 마요.”

“조은혁... 오지 말라고!”

“이제 와서도 우리가 잘 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조은혁 씨, 당신 스스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여자가 괜찮을 것 같아요? 그 여자가 당신에게 조금의 감정도 없이, 그저 당신의 돈과 당신이 자랑스러워하는 그 성적 능력만을 원하는 게 아닌 이상... 하지만 전 할 수 없어요! 조은혁 씨, 난 못해요. 당신과 함께 있을 때, 그리고 당신과 결혼할 때, 전 평생 같이 하기를 바랐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적어도 좋게 헤어지는 게 어디예요. 적어도, 마지막 체면은 지켜야죠.”

“당신한테 너무 실망이에요.”

...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천천히 떠났다.

조은혁은 쫓아가지 않고 창가로 가서 박연희가 계단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여윈 몸이 바람에 가볍게 떨리는 것을 보았고, 그는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을 조이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녀가 아직 산후조리 중이라는 것이 이제야 생각났다.

검은색 캠핑카가 그의 시야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벨린의 늦가을, 이런 이른 아침에 하늘에서 뜻밖에도 눈이 흩날렸다.

아마 조은서가 했던 말인 것 같다.

조은서는 눈이 오는 것이 싫다고 했다. 눈이 올 때마다 이별을 의미했고, 그녀가 잃을 게 있다는 뜻이니까.

그럼 지금, 그와 박연희도 그런걸까?

눈이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그를 완전히 떠나려했다...

...

조은혁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박연희는 이미 퇴원했다.

그는 또 차를 몰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차가 정원에 천천히 주차했다. 하얗게 쌓인 눈 위, 차 안에서 그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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