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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조은혁도 그녀가 대답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기에 빠르게 아래층을 떠나 밖으로 나와 차를 타고 나서야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김 비서가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조은혁은 넥타이를 끌며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너도 내가 그녀를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해?”

김 비서는 담담하게 웃었다.

"합격된 비서는 대표에게 사생활을 묻지 않죠.”

조은혁이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냉담하게 흘겨보았다.

……

그날 저녁, 조은혁은 회사에서 회의를 하고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다음날 박연희가 김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비서는 그녀의 요구를 듣더니 부드럽게 말했다.

"대표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사모님께서 직접 대표님께 말씀드려도 그 분께서 승낙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연희는 입술을 오므렸다.

“그 이랑 말하고 싶지 않아요.”

휴대전화 너머로 김 비서는 한숨만 내쉬었다.

휴대전화를 끊고 사무실로 들어선 뒤 서류를 보고 있던 조은혁에게 박연희의 요구를 전해준 뒤 마지막으로 말을 붙였다.

“사모님도 2-3년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하셨잖아요.”

"나와 진범이는 그녀의 가족 아니야?”

조은혁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김 비서는 이 일이 틀어졌다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조은혁은 거절하지 않고 잠시 후에 담담하게 말했다.

"그들을 한 번 만나도록 해줘. 만나지 못하게 하면 나중에 또 훌쩍훌쩍 울어 버릴 거니까. 박연희가 얼마나 눈물이 많은지 알아?”

"어린 여자아이잖아요. 애교가 많은거죠.”

어린 여자아이, 애교...

조은혁은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사실 박연희는 더 이상 어린 소녀가 아니었다. 나이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마음가짐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이제 눈에 순수한 빛을 띠지 않았고 세상의 모든 산전수전을 다 겪은 여자처럼 세상 물정을 꿰뚫고 있다.

어쩌면 이런 이유때문에 그날 통제력을 잃은 것일 수도 있었다. 분명 같은 사람이지만 그날 그녀와 잠자리는 느낌이 또 달랐다.

그가 정신을 차린 뒤 가볍게 손짓했다.

“나가 봐.”

……

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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