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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박연준의 표정에 금이 갔다.

그는 잠시 숨을 돌린 후에야 계속 말했다.

“그 사람은... 마음이 여려."

박연희는 2년 전 조은서에게 은혜를 입었다. 조은서가 샹겐에서 하와이로 가서 하인우 일가를 돌봐준 일로 그녀는 매우 고마워했다.

박연희가 막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오라버니의 표정을 보았다.

"오빠, 그녀를 좋아해?”

박연준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직원에게 담배 한 개비를 달라고 해서 불을 붙인 후 희미하게 타오르는 담배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날 오후를 생각했다. 그의 사무실에서 그는 처음으로 조은서를 제대로 보았다.

빛은 어둡고 젖은 얼굴은 슬픔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아름다웠다.

과거에 박연준은 일과 복수만 눈에 두고 여자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고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는 횟수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 조은서를 만났을 때, 그는 자신 또한 남자의 가장 기본적이고 남모를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담배 한 개비가 다 탔다.

"그녀 때문에 복수를 포기할까 몸부림을 쳤었어.”

사랑하는지, 그리고 마음이 움직였는지는 너무 티가 났다.

박연희는 규정에 따라 30분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오래 있지 못했다.

떠날 때 박연준은 그녀에게 자신을 잘 돌보라 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문 앞에 선 그녀는 그녀의 젊고 앳된 얼굴을 주황빛 석양에 비추며 박연준에게 어이없고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오빠, 사실 그에게 순종하는 건 그리 힘든 일이 아니야.”

“박연희!”

박연준은 놀란 표정으로 말을 하려다 끌려갔다.

박연희는 그 자리에 한참을 더 서 있었는데 옆에 있던 직원이 그녀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사모님, 여기 더 계시면 대표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실 겁니다.”

박연희는 살며시 눈을 들었다.

"여기도 그의 감시를 피할 수 없는 건가요.”

그 사람은 어리둥절했지만 박연희는 이미 떠났다.

입구에 검은색 캠핑카 한 대가 벌써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운전기사는 문을 열어주며 웃었다.

"아까 대표님이 직접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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