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77화 나랑 결혼해 줄래

박태준은 고연우를 힐끗 봤다. 그는 공예지가 누구를 닮았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그리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조금 전에는 그냥 모르는 척 지나칠 수 없어서 도왔을 뿐이기 때문이다.

“가자.”

“잠시만요.”

박태준을 불러세운 공예지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까는 진짜 고마웠어요. 혹시 연락처나 집 주소를 알려줄 수 있을까요? 옷은 깨끗이 세탁해서 돌려드릴게요.”

“됐어요. 그냥 버려요.”

말을 마친 그는 고연우와 함께 몸을 돌렸다. 공예지에게는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

공예지는 박태준의 외투를 꽉 잡은 채 반짝이는 눈으로 점점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아무리 생각 없이 준 도움이라고 해도 그녀에게는 소중했다.

“아까 그 여자 전예은이랑 닮지 않았어? 설마 그것 때문에 도와준 건 아니지?”

“아니거든.”

박태준은 애초에 공예지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고연우는 그가 불편한 듯 미간을 누르는 것을 보고 물었다.

“왜 그래? 어디 아프면 병원에 갈래?”

“아니. 최근 너무 무리했나 봐. 두통이 조금 있네.”

재경그룹의 상황은 고연우도 잘 알았다. 박태준은 이미 며칠이나 야근했다. 그의 안색이 안 좋은 것을 보고 고연우는 말을 보탰다.

“그래도 불편하면 병원에 가 봐.”

“알았어.”

...

반지를 받은 다음 박태준은 계속 프러포즈에 관해 고민했다. 그는 데이트로 유명한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전문 업체도 찾았다. 마지막으로는 달력을 찾아 운수 좋은 날도 골랐다.

신은지는 텅 빈 레스토랑을 둘러보며 물었다.

“설마 여기 통째로 빌렸어?”

이곳은 고급 레스토랑이다.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하루에 받는 고객의 수량도 제한되어 있을 정도였다. 예약 한 번 하기 어려운 레스토랑이 텅 비어 있을 리는 절대 없다는 뜻이다.

박태준은 신은지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응.”

레스토랑은 빌딩의 꼭대기 층에 있는데, 창가 자리에 앉으면 경중의 야경이 한눈에 보였다.

몽롱한 조명, 우아한 피아노곡, 그리고 활짝 핀 꽃까지... 이 모든 것이 오늘의 식사가 평범하지 않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