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았다고 하기보다는, 끌고 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신은지가 술을 마신 탓에 지금은 정말 속이 울렁거렸다.계약도 체결했고, 그녀의 임무도 완료했으니, 그 사람은 이젠 각자 길을 가는 사이가 되었다고 할 수도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많이 참았다고 생각했다. 그녀도 성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를 3년 동안 참아줬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도, 그의 무례함은 참기 힘들 것이다. “우리 계약 관계는 끝났어.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은 업무 시간 외의 일이야, 난 지금 업무 시간 외의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그래서……”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얘기했다.“묻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아.”신은지는 돌아서서 계단으로 가려고 했다. 그녀의 방은 6층에 있었고, 레스토랑은 2층에 있었다. 그녀는 4층을 걸어서 올라가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그와 단둘이 있고 싶지 않았다.박태준은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멀어지기 전에, 박태준은 또 한번 그녀를 잡아당겼다.“띵……”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박태준은 강제적으로 신은지를 안았다. 엘리베이터에 있는 사람과 마주하게 되었다……나유성은 엘리베이터 밖의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보고, 의아해하는 눈빛이 스쳐 지났다. 박태준과 오랜 시간 친구로 지냈지만, 두 번째로 그가 감정을 억제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온몸에서 뿜어 나오는 냉기는 감출 수가 없었다.그리고 또 한번은……그 생각을 하니, 그는 아직도 손이 아파왔고, 그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었다.하지만, 나유성은 바로 웃으면서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 “태준, 은지.”신은지는 그를 향해 웃었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는 더 이상 박태준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이런 혼인 관계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엘리베이터에 있는 사람은 애초에 그녀가 박태준과 결혼하는 것을 말렸던 사람들이다. 그때 그녀가 했던 얘기가 그녀의 뺨을 때리는 기분이 들었다. “짝” 아픔이
신은지는 들어온 사람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 대표님.”진 대표는 얼굴이 붉어 있었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한눈에 그가 술을 많이 마셨음을 알 수 있었다.그는 징그럽게 그녀를 불렀다. “은지 씨.”신은지의 눈빛은 방 카드를 쥐고 있는 그의 손에 머물렀다. “설명해봐. 왜 내 방 카드가 당신 손에 있는지.”사실, 설명이 따로 필요 없었다. 무조건 직원이 돈을 받고 카드를 줬을 것이다. 그녀가 이렇게 묻는 것은, 단지 그가 카드를 가지고 온 목적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진 대표의 눈빛은 그녀의 몸에 머물렀다. “은지 씨, 저번에, 저한테 CCTV 가 없는 곳에서 당신을 찾아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그는 들어오면서 문을 닫았다. 그는 신은지를 향해 걸어왔다. “방보다, 더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박 대표가 600억 원으로 당신을 첩으로 뒀다는 사실이 지금 보니 진짜인 듯합니다.”비록 보수적인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신은지는 무척 예뻤고,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내가 600억 원은 줄 수 없지만, 내가 이것 하나만은 보장하죠. 박 대표보다 더 아껴줄게요. 일편단심으로, 당신 외에 다른 여자는 보지도 않을게요.”600억 원, 그한테 그 돈이 있다. 하지만 그 큰 액수를 첩에게 주는 것을, 그는 아쉬워했다.신은지는 정말 그의 머리를 열어보고 싶었다. 도대체 안에 어떤 뇌가 들어 있는지 보고 싶었다. 그녀는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섰고, 더 이상 물러날 자리가 없을 만큼 왔다.“당신은 돈도 줄 수 없고, 박태준보다 잘생긴 것도 아니고, 내가 왜 그를 포기하고 당신을 선택해야 하지?”이 얘기를 듣자, 진 대표는 희망이 보였다. 진 대표는 이미 그녀 옆에 다가왔고, 두터운 손을 그녀에게 내밀었다.그녀는 차갑게 물었다. “당신이 이렇게 하면, 박 대표가 화낸다는 것을 몰라? 겨우 계약을 성사했다고 들었는데, 물거품으로 만들 셈이야?”요 며칠, 그들이 계약 관련하여 얘기하는 것을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박태준 뒤에 진영웅이 있었고, 두 사람은 여기로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만 봐서는 그의 기분이 어떤지 알 수가 없었다.그는 신은지 앞에 와서 멈춰 섰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턱을 살며시 잡았다. 어둡고 차가운 눈빛이, 뺨 맞은 자국이 생기고, 피멍이 든 부은 얼굴에 닿았다. 박태준은, 쩔쩔매면서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진 대표를 보았다. 쓴웃음을 지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진 대표, 내 사람을 감히 다치게 하다니? 당신 어떻게 수습할 생각이야?”이건, 아직 수습할 여지가 있다는 뜻인가?긴장했던 그는 다시 평정심을 찾았고, 웃으면서 얘기했다. “이익을, 제가 20% 더 양도하겠습니다……”그는 박태준의 얼굴을 살폈다. 박태준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이를 악물고 얘기했다. “30%, 제가 30% 양도하겠습니다.”그는 가슴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이익을 30% 양도하면, 그 손해가 600억 원뿐이겠는가? 이 여자 때문에 일이 완전히 틀어졌다.박태준은 진영웅에게 명령했다. “가서, 계약서 가져와.”신은지가 이 얘기를 듣자, 가슴은 철렁했고, 절망에 빠졌다……비록 그녀가 이 남자에게 희망을 품은 적은 없었지만, 막상 그가 이 일을 이렇게 이용해서 이익을 더 챙기려는 것을 보니, 저도 모르게 가슴은 얼음처럼 차가워지고, 절망하게 되었다.그녀는 진 대표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 그녀에 대한 경멸과, 잘못에 대한 죄책감이 전혀 없는, 오만한 태도였다.하지만 신은지는 이렇게 쉽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박태준, 진 대표가 조금 전에 얘기했는데,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첩으로 뒀다고 했어. 전예은의 성격으로 보아, 아마 진 대표에게 억지로 당했을 거야.”전예은이 언제부터 박 대표의 사랑하는 여자가 되었지?진 대표가 둘러댈 핑계를 생각하기 전에, 박태준의 발에 차였다!박태준은 힘껏 찼고, 그로 인해 뚱뚱한 진 대표는 몇 바퀴 굴러갔다. 진 대표는 복부를 움켜쥐고 갑자기 오바이트했다. 그날 밤에 먹었던 음식은 물론, 피까지
”유성, 이건 우리 부부 문제야.”박태준은 화를 억제하면서 얘기했고, 그 뜻은 아주 명확했다. 나유성보고 나서지 말라는 뜻이었다.형세는 이상하게 돌아갔고, 당장이라도 싸움이 터질 것 같이 긴장해졌다. 그 피비린내와, 진 대표의 비명소리가 더 해지면서, 지금 분위기는 일촉즉발 할 것만 같았다.나유성은 태연하게 얘기했다. “태준, 오늘 저녁에 다들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아서 그러는데, 넌 여기 일을 정리하고, 내가 오늘엔 은지를 먼저 데려다줄게.”그는 호텔 통로 양측을 한번 봤다. 박태준 역시 곁눈질로 한번 훑어보았다. 많은 방 문이 열렸다. 조금 전 그 소란은 실로 많은 투숙객을 놀라게 했다. 투숙객은 방 문을 열고 그 장면을 구경하는 가 하면, 휴대폰을 꺼내어 동영상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박태준은 차갑게 신은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급하게 나오는 탓에, 잠옷만 입고 있었다. 비록 보수적인 디자인이긴 하지만, 라인은 유혹적이었다.그는 겉옷을 벗어, 신은지에게 입혔다.신은지는 거절하려고 손을 든 순간, 남자가 그녀에게 차갑게 얘기했다. “그렇게 입고 가려고?”조금 전 같은 분위기에서 그녀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박태준의 얘기를 듣고, 그녀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고, 그의 눈빛이 그녀에게 쏠린 것을 보고, 의식적으로 나유성의 뒤에 숨었다.박태준은 들었던 손을 내려놓고,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신은지는 그가 화를 내든, 안 내든 상관이 없었다. “당신 옷은 전예은에게 남겨 줘. 유성 차에 다른 옷이 있을 거야.”박태준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다. “유성은 결벽증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을 거야.”나유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나……”결벽증 없다는 얘기하려던 찰나, 박태준과 눈이 마주쳤다.비록 말은 안 했지만, 의도는 분명했다.나유성은 속으로 웃었다. 이 친구가 지금 나를 연적으로 생각하는 것인가?그는 박태준에게 오해받기 싫어서 그를 맞춰주기로 했다. “맞아, 난 결벽증이 있어. 은지 그냥 입어. 네 것이면, 가지지 않는 한
더 이상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거칠었다. 신은지는 화가 나서 그런 것이다.신은지는 박태준의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 그가 무슨 심정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몇 초가 지난 후, 그녀는 겨우 평정심을 찾고 감정을 억제하면서 얘기했다. “계약은 체결했고, 당신이 한 얘기를 번복하면 안 돼.”대답하는 남자 역시 차분하게 얘기했다. “계약을 이어가지 않았으니, 성공한 것은 아니야. 아니면 당신이 한번 물어봐, 진 대표가 아직 재경그룹과 계약할 의향이 있는지?”진 대표는 당연히 원할 것이다. 체면보다 회사의 비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신은지에게 그런 짓을 했는데, 그녀가 어찌……신은지는 다시 한번 분노했다. “박태준, 너무 염치없이 그러지마.”박태준은 아마 평생 다른 사람에게 이 정도의 욕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신은지, 당신 예의는 개가 먹었어?”그녀는 차갑게 웃었고, 전혀 거리낌없이 화내면서 얘기했다. “당신이 먹었잖아.”그를 개라고 지금 욕하고 있다!또 몇 초간의 침묵이 흘렀고, 박태준은 감정을 억제하면서 얘기했다. “계좌번호 진영웅에게 보내, 20억 원 이체해 줄 거야. 보상으로 내가 10억 원 더 줄게.”신은지는 알고 있었다. 박태준은 절대로 600억 원에 대하여 쉽게 얘기하지 않을 것을. “10억은 됐어. 당신 나와 먼저 이혼해. 600억 원 빚은 내가 분할로 갚을게.”“당신 나와 조건 얘기 할 자격 있어?”“……”신은지는 침을 삼켰다. 또 이 얘기, 이건 분명 더 이상 가능성이 없음을 얘기해준다!더 이상 얘기 가능성이 없다면, 그녀는 더 이상 그와 얘기하기 싫어 전화를 바로 끊었다.그녀는 눈을 감고,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을 한번 계산해 보았다.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 박태준을 지금 당장이라도 주먹으로 때리고 싶었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염치가 없고 짜증난 사람이 있을 수가 있을까?그의 돈도 혹시, 이런 사기 수법으로 번 것은 아닐까?신은지는 박태준의 모든 연락
그녀들이 뜨겁게 그 화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나서 많이 놀랐다. 그녀들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고, 휴대폰을 든 손을 신속히 뒤로 감췄다. “진……진 비서님.”진영웅은 무서운 사람은 아니지만, 박 대표님의 수행 비서이다. 박 대표는 직원이 회사에서 가십을 떠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진 비서님, 저희가 재무부서에 가서 벌금을 내겠습니다. 이번 일은 못 본 거로 해주세요. 저도 부주의로 그저 봤을 뿐입니다.”진영웅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녀들에게 물었다. “조금 전 그거 무슨 프로그램입니까? 묻는 말에만 답하세요. 다른 얘기는 하지 말고.”“……” 여비서는 속으로 욕을 하면서 얘기했다. “그런 교묘한 일들.”다큐멘터리는 유산되지 않은 문화를 계승하는 일부 수공예 산업을 다루고 있었으며 문화재 복원이 첫 번째 단계였다.진영웅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내용이 아니었다. 그는 시종일관 얼굴을 보이지 않은, 그저 손만 찍은, 성별도 그 손의 크기로 구분해야 하는 그 사람이 궁금했을 뿐이다.조금 전엔, 황급히 보기만 했는데, 그 손이 너무 익숙했고, 볼수록 확신이 들었다……이 사람은 은지 씨 아닌가!그는 아이패드를 들고 대표 실로 들어왔다.“박 대표님, 은지 씨가 티브이에 나왔습니다!”박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첫 번째 반응은 그와 그녀의 관계가 폭로된 줄 알았다. 강혜정의 생일 연회에서 기자를 초대하지 않았지만, 현장에는 많은 사람이 왔고, 새지 않는 바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사 내리도록 조치하면 돼, 이런 일까지 보고할 필요 없어.”진영웅은 침을 삼키고, 대범하게 아이패드를 박태준 앞에 놓았다. “박 대표님, 한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약, 그저 복원에 대한 설명 정도면 그도 그냥 뒀지만, 두 사람이 손을 잡는 장면이 있었다, 요즘은 무슨 영문인지, 이상한 후문도 다 돌고, 분명 그저 실수일 뿐인데, 다른 사람 머리에는 왜 그런 이상한 생각이 드는지 알 수가 없었다.지금 인터넷에서 단독으로 그 장면을 편집
박태준은 소란스럽게 행동했다. 신은지와 이경수가 머리를 들어 보았다.남자는 키가 컸고, 문 앞에 서 있는 그는 문으로 비춰 들어오는 햇살을 거의 가릴 정도였다. 잘생긴 얼굴은 아주 차가웠고, 신은지를 보는 눈빛은 사람을 그 자리에서 굳어지게 할 만큼 서늘했다.신은지는 의아했고, 눈살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당신이 여기에 왜 와?”인내심이 없는 말투는, 그녀의 정서를 조금도 가리지 못했고, 아주 티가 났다.이경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조금 전 그 순간, 그의 심장은 공제할 수 없는 만큼 빨라졌고, 그의 코에는 아직도 여자의 은은한 향기가 남아 있었고, 그립게 할 정도였다.그는 다른 사람이 그의 심장 소리를 듣게 될 가봐 걱정하면서 침을 삼켰다.박태준은 재경그룹의 대표이고, 사람을 많이 만나 봤기에, 이경수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그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차갑게 얘기했다. “내가 오는 것이 싫어?”신은지는 남자의 비아냥을 눈치챘고, 이 사람이 병이 있는 것 같았고, 그녀에게 트집을 잡으려고 이러는 것 같았다!조금 있으니, 식사하러 갔던 직원이 돌아왔고, 박태준이 계속 문앞에 서 있는 것이 좀 이상했다. “난 지금 바빠, 일 끝내고 전화 할게.”조금 듣기 싫게 이해하면, ‘지금 당장 꺼져, 여긴 당신 환영하지 않아’ 이다!박태준은 곧바로 그녀를 향해 걸어왔고,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이 사람이 여자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하이힐을 신고 있는 것도 잊은 듯했다.신은지는 끌려가면서 자칫 넘어질 뻔했다. “이 손 놔……”이경수는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고, 차가운 얼굴로 박태준의 손을 잡았지만, 힘이 부족했다. 하지만 남자의 발걸음은 성공적으로 멈추게 했다. “선생님, 실버가 같이 가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으니, 손을 놓으시죠?”실버?이는 박태준이 두 번째로 이 사람이 그녀를 그렇게 부르는 것이었다. 지난번에, 이 남자가 겁도 없이 자기 차 창문을 노크했었다.박태준은 신은지를 보
다음 날은 주말이었다. 신은지는 11시까지 잤고, 진유라에게 전화해서 밥 먹자고 했다.어젯밤엔 박태준으로 인해 화가 많이 났고, 오늘은 가슴도 답답했다. 역시 나쁜 새끼를 멀리 해야 잘 살 수 있는 법!그녀들은 프랑스 요리를 먹으러 갔다. 진유라의 고객 소유의 레스토랑이고, 그녀는 얼굴 비추러 갔다.레스토랑 문 앞에 도착한 진유라는 정장 차림을 한 웨이터를 보았다. 그녀는 속삭이듯 얘기했다. “오늘 피 터지는 날이야. 여기 아주 비싼 곳이야. 오늘 인사하는 것이 아니면, 난 절대로 여기에 오지 않을 거야.”신은지는 웃으면서 얘기했다. “비싸지 않으면, 무슨 돈으로 골동품을 사겠어?”“맞는 말이야.” 진유라는 그녀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 “가자, 이런 고급스러운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 줄게.”레스토랑에는 360도 크리스탈로 장식되어 있었고, 밖에서 안의 상황이 잘 보였다. 두 사람은 문 앞에서 멈춰 섰다. 신은지는 창가 쪽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진유라도 눈살을 찌푸렸다. 말투에는 증오가 섞여 있었다. “쟤는 언제 왔대?”신은지는 머리를 저었고,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자리에는 그녀의 배다른 동생 신지연이 앉아 있었다. 그때 엄마가 차 사고를 당하고, 그녀의 아버지는 바로 재혼했고, 계모는 그녀보다 두 살 어린 딸을 데리고 왔다.진유라는 조금 입맛이 떨어졌고 그녀를 보면서 얘기했다. “가자, 먼저 와서 인사하면 정말 끔찍할 것 같아.”그들은 신지연과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앉았다. 하지만 역시 그 누군가는 눈치도 없이, 그녀들이 주문하자, 그 여자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와서 경악하면서 얘기했다. “신은지, 정말 너였구나!”신은지는 그녀를 거들떠보기 싫었다.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정이 별로 없었다. 3년 전에는 더더욱 사이가 안 좋아졌고, 그 장면은 가관이었고, 오늘 다시 보니, 역겨웠다.진유라는 성격이 아주 난폭했고, 신지연의 그런 악랄한 심보를 알고, 조금도 체면을 주지 않고 얘기했다. “어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