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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죽으면 어떡해?

“공예지 씨가 도착했어.”

신은지는 말하면서 입구에 서 있는 공예지를 향해 걸어갔다.

흰색의 심플한 드레스를 입고 홀로 서 있는 그녀는 주변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박태준은 티 나지 않게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초대했어?”

“응, 지난번 퇴원하는 공예지 씨를 데리러 가서 초대장을 줬어.”

“...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

신은지는 팔꿈치로 그를 툭 치며 경고했다.

“어쨌든 널 구해준 사람인데, 그렇게 정색하지 마. 주변에 보는 눈이 많아.”

말을 마친 그녀는 더 이상 박태준을 상대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공예지한테 다가갔다.

“공예지 씨.”

공예지는 신은지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치맛자락을 움켜쥔 손을 놓고 직접 만든 과자를 건넸다.

“뭘 선물할지 몰라서요. 제가 살 수 있는 물건은 다 있을 거라 생각해서 직접 과자를 만들어 봤어요. 포장은 예쁘지 않지만 맛은 괜찮아요. 꺼리지 말고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이렇게 직접 입에 넣는 물건은 선물하지 않는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여자만 아니라면 다 아는 상식이다. 공예지는 도박꾼 아버지가 있는 데다 엔조이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으니 더 잘 알 것이다.

그런 그녀가 과자를, 그것도 직접 구운 과자를 선물했다. 물론 예외는 있을 것이고, 그녀가 정말 세상 물정을 모를 수도 있다.

신은지는 미소를 지으며 상자를 받았다.

“아니에요. 감사해요. 제가 오늘 저녁에 받은 가장 정성스런 선물이에요.”

그녀는 과자를 왕씨 아주머니에게 건넸다.

“아주머니, 죄송하지만 제 방에 가져다 주세요. 배고플 때 먹을 수 있게.”

공예지는 왕씨 아주머니의 손에 들린 과자를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눈길을 돌렸다.

“저기 가서 뭘 좀 먹어요.”

한편, 나유성이 박태준에게 다가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은지가 너를 구해준 여자와 언제부터 저렇게 친했어?”

박태준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준비됐어?”

“꼭 이렇게 서둘러야 해? 그쪽에서 와신상담하며 오랫동안 계획했는데, 단시간 내에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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