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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마음을 모질게 먹어

공예지가 떠나고 2분도 안 돼서 진유라가 왔다. 어깨를 반쯤 드러낸 흰색 스웨터와 땅에 끌리는 긴 바지를 입은 그녀는 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은지야, 축하해.”

그녀가 와락 끌어안자 신은지는 그녀의 등을 톡톡 치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축하한다는 말을 몇 번 하는 거야?”

“자꾸 말하고 싶은 걸 어떡해? 내 절친이 이렇게 대단한데, 하루만 빼먹고 칭찬 안 해도 견딜 수 없어.”

“유라야, 고맙다.”

그녀는 졸업 전에 직업을 바꿨는데, 이 일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주요 원인은 진유라가 언제 어디서나 잘한다고 칭찬해줬기 때문이다. 취직할 때의 막막함은 한마디 한마디의 주접 멘트에 싹 녹아내려 사라졌다.

진유라는 그녀를 놓은 후 곽동건과 이야기하고 있는 박태준을 힐끗 쳐다보더니 아주 과장된 표정으로 나지막이 물었다.

“저 사람이 오늘 왜 저래?”

“응?”

신은지도 박태준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안색이 별로 안 좋은 것 외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안색이 안 좋은 것은 어젯밤 밤새도록 회의를 하고 아침이 돼서야 눈을 잠깐 붙였기 때문이다.

“별일 없는데.”

“내가 널 안았는데 왜 질투 안 하지? 잘생긴 재벌은 자기 아이까지 질투한다던데? 누가 너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자기 살점 찢기는 것처럼 아파하고.”

신은지는 그녀의 설명을 듣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잘생긴 재벌이 아니라 변태지.”

“참, 방금 공예지를 봤는데, 그 여자는 왜 왔어? 박태준이 초대했어?”

공예지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은 진유라는 그녀를 언급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절대 간단한 여자가 아니야. 내가 장담하는데, 그 여자가 박태준에게 불순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그렇지 않고서야 무슨 우연이 그렇게 많겠는가? 내가 너를 구하고, 네가 날 구하고. 스토리가 좀 더 풍부하면 영락없는 소설 남녀 주인공이잖아.

“아니, 내가 초대했어.”

“네가?”

진유라는 ‘너 제 정신이니’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엄마가 딸을 타이르는 표즈를 취했다.

“말해봐. 무슨 생각이야? 사는 게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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