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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0화 어찌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물을 다 쏟아부은 설기웅은 성혜인 몸에서 손을 떼며 증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곧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설기웅은 설인아를 아래층 소파에 내려놓았다.

설인아는 이내 잠들었고 잠든 사이에도 울고 있는 설인아를 보면서 설기웅은 그녀가 오늘 밤에 얼마나 놀랐을까 하는 걱정만 가득했다.

설기웅은 설인아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배현우는 별장 문을 나서는 설기웅을 보고 있자니 짜증만 났다.

왠지 모르게 배현우는 설인아와 같은 여자를 싫어했고 심지어 설인아가 엔디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성혜인은 사람을 너무 화나게 하는 재주가 있어 배현우도 그녀를 싫어했다.

하지만 배현우는 성혜인이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혜인은 지금 반승제와 사이가 틀어져 모든 일에 담담해 졌기 때문에 스스로 먼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배현우는 대개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는 설기웅의 복수를 막지 않았다.

그녀를 언어장애인으로 만들어 영원히 울지도 날지도 못하는 새로 만들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반승제는 오늘 밤 플로리아로 가는 비행기 표를 끊었지만 비행기에 탑승할 때쯤에 후회하기 시작했다.

반승제가 올라탄 차는 끝내 방향을 바꾸어 다시 네이처 빌리지로 향했다.

겨울이와 흰둥이는 멀리서부터 달려와 반승제를 향해 짖기 시작했다.

특히 겨울은 유난히 그를 반겼다.

반승제 거처에서 자기가 인기 없다는 걸 눈치챘는지 일부러 몇 미터 거리를 두고 꼬리를 흔들었다.

반면 흰둥이는 대담하게 자기 몸을 반승제의 발끝에 대고 비비적거렸다.

반승제는 심인우의 손에서 장갑을 건네받아 끼고는 겨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겨울은 반승제의 뒷모습을 보면서 소리를 더 크게 질렀다.

자기 주인은 왜 아직도 오지 않는지 생각하는 듯했다.

이번 성혜인이 사라지기 전에 그들은 동거한 지 며칠 되지 않았다.

매번 일이 좋아지려고 할 때마다 순식간에 상황은 더 나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혜인 씨는 다시 다시 오지 않을 거야.”

성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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