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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3화 부모

말할 때 목소리를 조절하지 않은 탓에 ‘너무 시끄러워’라는 단어가 들린 순간 모든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었다.

그때 정은숙이 목휴식하는데 방해하면 안 되지. 우린 이만 가고 내일 다시 올게.”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하긴, 우리 손주며느리

시영도 얼른 정은숙을 부축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그래요. 도준 오빠가 호텔 미리 예약하고 음식도 주문했거든요. 이따가 저랑 지훈이 호텔로 모실게요. 증손자 보셨는데, 그냥 가실 순 없잖아요.”

시영의 임기응변 덕에 모든 사람들은 기쁨을 안고 병실을 나섰다. 그제야 맨 뒤에 있던 시영이 다른 사람들 몰래 호텔과 음식을 예약하고 웃으며 그 뒤를 따라나섰다.

...

방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지자 양현숙은 아이를 안쪽 병실로 안고 들어갔다. 사실 병실에서 대신 아이를 돌볼까도 생각했지만 시윤과 도준의 표정을 살피더니 결국 문을 닫고 조용히 병실을 나서며 속으로 두 사람이 아이 때문이라도 지난 일을 털어 버리길 바랐다.

아이나 다를까, 둘만의 공간을 남겨줬는데도 둘의 대화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아이가 배고팠는지 깨어나 울기 시작했다. 시윤은 모유가 없었지만 곧바로 전에 양현숙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기 전에 먼저 젖을 빠는 동작을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그래야 모유가 생겨나도록 촉진할 수 있고, 아이도 젖을 빠는 걸 배울 수 있다던 말.

하지만 병실에 저와 도준뿐이라 갑자기 어색해진 시윤은 애써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불러줘요.”

도준은 쉴 새 없이 울어대는 아이를 품어 안으며 대답했다.

“어머님은 연세도 많은데 하루 종일 고생하셔서 휴식해야해.”

그러더니 시윤에게 다가오며 그녀의 옷자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 단추 풀어.”

그 시각, 해질녘의 노을이 도준의 어깨에 드리워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있는 도준은 평소 날카롭던 모습이 아이 때문에 사라져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 도준을 한창 보다가 숨넘어갈 듯 우는 아이를 보더니 시윤은 끝내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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