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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연기

‘카메라랑 배우는 준비되었는데 어떻게 찍어야지?’

시윤이가 고민하고 있을 때 도윤은 짧은 눈썹을 찡그리더니 갑자기 장난감 더미에서 도준이가 조립했던 로봇을 꺼냈다.

시윤은 깜짝 놀라더니 도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시작 버튼을 누르며 도윤을 향해 손짓을 보냈다.

카메라 속의 도윤은 잠시 놀다가 갑자기 넋을 잃고 손에 든 로봇을 보더니 입을 삐죽거리며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시윤은 눈시울을 붉히는 도윤을 보자 급히 동영상을 끈 후 도윤을 품에 안았다.

“도윤아, 엄마가 괜히 아빠 생각나게 해서 미안해. 우리 도윤이 뚝 하자.”

시윤은 도윤이가 연기하는 게 아니라 정말 울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도윤은 곤혹스러운 눈빛을 드러내며 시윤을 쳐다보았다.

시윤이가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어리둥절해하자 도윤은 갑자기 손을 내밀었다.

“어, 엄마. 안아...”

시윤은 도윤의 천사 같은 목소리에 빠져 대답했다.

“그래, 엄마가 안아줄게.”

도윤은 가끔 기분이 좋을 때만 엄마라고 부른다. 시윤은 도윤의 말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며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도윤을 재운 후 그녀는 침착하게 동영상을 도준에게 보낸 후 문자를 남겼다.

[도윤의 로봇이 조금 고장 난 것 같은데 와서 좀 봐주실 수 있어요?]

시윤은 뭔가 어색한 것 같아 한마디 더 보충했다.

[도윤이가 이 로봇을 잘 가지고 놀 뿐만 아니라 아빠를 엄청 그리워하기도 해요.]

도준은 몇 시간 넘게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시윤은 기다릴수록 초조한 기분이 들어 두 사람이 나눴던 대화 내용을 돌려보았다. 그리고 창밖의 구름 사진을 찍으며 문자를 보냈다.

[너무 이쁘네요. 모양이 꼭 심장 같네요.]

도준은 자기 쪽 창밖 풍경을 찍어 보냈다. 경성은 날이 좀 더 일찍 어두워졌기에 그쪽은 이미 어두컴컴했다.

[까맣네.]

이를 본 시윤은 그가 일부러 이런 답장을 보낸 것은 아닌지 의심되었다. 시윤은 이처럼 계속 자신이 먼저 들이대는 것이 너무 피곤했다.

도준은 정말 다시 시작하려고 시도하였지만 시윤의 섣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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