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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아빠

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시윤의 가슴골을 쳐다보았다.

이를 알아차린 시윤은 재빨리 가리며 말했다.

“변태!”

시윤은 물건을 정리한 뒤 아이와 물건을 도준에게 맡기며 말했다.

“이제 가보셔도 돼요!”

도준은 한 손으로는 도윤의 손을 잡고 한 손으로는 가방을 들며 눈썹을 찡긋거렸다. 시윤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밖으로 내쫓았다.

“아들 데리고 빨리 가요! 다신 돌아오지 마세요!”

집에서 쫓겨나게 되자 도윤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시윤은 그제야 도준을 내쫓으려는 손을 거두고 도윤의 말랑한 손을 잡고 달랬다.

“우리 도윤이한테 한 말이 아니라 아빠한테 한 말이야!”

도윤은 이 대답을 듣고도 계속해서 슬프게 울었다. 시윤이가 안고 달래려 할 때 도윤은 갑자기 도준의 옷깃을 잡고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아빠.”

도윤이가 처음으로 아빠라고 하자 시윤은 물론 도준도 조금 놀랐다.

겨우 한 살 남짓한 도윤이는 일상생활에서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을 듣고 간단한 말만 따라 했다.

예를 들어, 시윤은 엄마라고 부르고 양현숙은 외할머니라고 부르며 수아는 아라고 불렀다. 도윤이가 이렇게 정확하게 아빠를 부를 수 있었던 것 그만큼 이유가 있었다.

도준은 씩 웃으며 시윤에게 물었다.

“도윤이 앞에서 내 얘기 많이 했었나 봐?”

매일 도윤이 앞에서 도준을 언급했었기에 시윤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들켜버리게 되자 시윤은 창피한 마음에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

이때 도준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어디 가? 아들 필요 없나 봐?”

이 말을 들은 도윤은 시윤의 치맛자락을 잡고 입을 삐죽거렸다.

“엄마.”

시윤은 자신의 어깨를 감싼 손과 치마를 잡고 있는 말랑한 손을 보자 두 사람한테 농락당한 기분이 들었다. 시윤은 곧 화를 내며 대답했다.

“네, 얘기 엄청 많이 했어요. 우리 도윤이가 그쪽 닮아 안 좋은 버릇이라도 생길까 봐 가르쳤거든요!”

시윤은 말을 마친 후 크고 작은 두 손을 뿌리치고 도망갔다. 계단 위로 사라지는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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