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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일러바치다

다음 날, 시윤은 도준과 말을 섞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물을 따를 때 도준은 그녀를 주방 카운터와 팔 사이에 가두었다.

“또 뭐 하시려는 거예요!”

도준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 공연 있잖아. 내가 도준이 데리고 같이 가서 볼까?”

시윤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도윤이가 울면 어떡해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될 텐데.”

도준은 소파에서 졸고 있는 도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들을 그렇게 못 믿어? 울면 내가 입을 막아버리면 되잖아.”

시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뭐라고요? 제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하시려는 거예요!”

“농담이야.”

도준은 주방 카운터에 기대어 시윤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

“당신이 요즘 너무 바쁜 탓에 도윤이가 매일 기다리느라 지쳤거든. 이렇게라도 엄마를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시윤은 아들이 자기 품에 안기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하지만 도윤이가 운다면 꼭 데리고 집으로 가야 해요.”

출발하기 전 시윤은 도윤을 안고 말했다.

“도윤아, 엄마가 춤추는 거 보러 갈래?”

도윤은 눈이 반짝이며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윤은 웃으며 말했다.

“좋아, 아빠가 도윤이 데리고 갈 테니까 아빠 말 잘 들어야 해.”

아빠라는 말을 듣자 도윤의 두 작은 눈썹이 순식간에 찌푸려졌다.

“싫어, 싫어.”

시윤은 놀라서 물었다.

“왜 그래? 도윤이 아빠 좋아하잖아?”

도윤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지만 너무 어린 탓에 손발을 흔들기만 할 뿐 말을 할 수 없었다.

시윤은 그가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도윤아, 그게 무슨 뜻이야?”

도윤이 한창 제스처를 취하고 있을 때 도준이가 그의 겨드랑이를 잡아들어 올리며 웃으며 말했다.

“너무 기쁘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도준의 무서운 얼굴을 마주한 도윤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렸다.

오후.

시윤은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도준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보니 기자들이 도준을 인터뷰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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