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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본심을 드러내다

시윤이가 머리를 쳐들고 허세를 부리자 도준은 움직이지 않은 채 차에 기대어 그녀의 치마 밑의 가녀린 종아리를 따라 위로 훑어보았다.

도준이가 마치 흥미진진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시윤은 자기도 모르게 외투로 몸을 감쌌다.

도준은 그제야 담배꽁초를 끄고 웃음을 터뜨렸다.

“왜 왔냐고 물은 거야? 당신이 오라고 한 거 아니었어? 당신은 이 밤중에 날 왜 부른 거야?”

멀쩡한 말들은 도준의 입을 거치자 왠지 모르게 매혹적이었다. 시윤은 자신이 잠옷 차림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어색한 마음에 목소리를 낮췄다.

“저도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그럼 먼저 돌아가 볼게요.”

시윤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더니 다시 한번 물었다.

“저 정말 갑니다.”

도준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턱을 치켜세웠다.

“그래.”

시윤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게 다야?’

시윤은 화가 나기도 했는데 왜 화가 났는지 말할 수 없었기에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이 밤중에 저희 집까지 오셨는데 하실 말씀은 없으신 거예요? 그냥 헛걸음하신 거예요?”

“헛걸음 아닌데?”

도준은 달빛 아래에 서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

“당신 만났잖아.”

도준이가 무심코 내뱉은 말은 시윤의 마음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었다. 어두운 불빛마저도 시윤의 붉어진 귀를 덮을 수 없었다.

시윤이가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자 도준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물었다.

“안 가고 뭐해?”

시윤은 설렌 마음을 애써 가라앉힌 뒤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몇 시간을 들여오셨으니 조금만 더 보여주죠.”

도준은 웃으며 한 손을 들었다.

“착하네, 그럼 상을 조금만 더 주면 안 돼?”

시윤은 자신을 향해 들고 있는 손을 보자 망설이기 시작했다. 이 밤중에 찾으러 왔다는 생각에 악수쯤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에 시윤은 손을 들어 악수를 하려고 했다. 두 손이 닿은 순간 도준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차 앞에 가두었다.

시윤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물었다.

“뭐 하시는 거예요!”

두 사람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기에 시윤은 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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