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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훔쳐본 대가

두 사람의 그림자는 가로등 아래에서 뒤엉켜 더욱 야릇해 보였다.

도준을 막기 위해 입었던 외투는 어느덧 열려 있었고 안의 잠옷은 도준의 손에 의해 흐트러졌다. 도준의 손이 시윤의 허리 아래로 내려가려 하자 시윤은 그를 막았다.

“뭐 하시는 거예요!”

눈꼬리가 붉어지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어깨끈이 흐트러진 시윤을 보자 도준은 마음을 애써 가라앉힌 뒤 옷을 정리해 주었다.

“미안해, 잠시 이성을 놓았나 봐.”

사과하는 말은 전혀 시윤의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도준을 탓할 수는 없었다. 시윤조차도 방금 전 상황에 빠져들어 헤어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윤은 못난 자신을 한 마디 욕한 뒤 단추를 채우고 도준을 밀어내며 황급히 집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도준은 이렇게 시윤의 뒷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갑자기 그는 무엇인가를 알아차리고 위층을 올려보았다. 2층에서 두 사람을 훔쳐보고 있었던 수아는 재빨리 커튼을 닫았다.

수아가 놀란 마음을 다스리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훔쳐보니까 좋아?]

수아는 헛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오빠랑 형수님이 다시 잘 만나는 것 같아 너무 좋아서 그래. 두 사람 부디 오랫동안 행복하고 알콩달콩 하게 지내길 응원할게!”

도준은 친절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 참, 너도 얼른 돈을 모아 민지훈과 만나길 응원할게.]

이 말을 들은 수아는 입꼬리가 귀까지 걸렸다.

“하하, 고마워 오빠.”

[고마워할 필요 없어, 나도 그냥 해본 말이야. 참, 강원 최고의 부자잣 딸이 민지훈과 결혼하기 위해 6,000억을 들였다고 들었는데, 이제라도 포기하고 축의금 낼 준비하는 게 어때?]

‘뭐? 6,000억?’

수아가 놀라고 있을 때 도준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수아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민지훈에게 60초 넘는 음성 메시지를 전송하였는데 연락처는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

수아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

그날 저녁, 시윤이가 방금 상황을 떠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 수아가 방 안으로 달려들어와 통곡했다.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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