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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안 대표는 의아한 표정으로 박시언을 바라봤다.

이렇게 좋은 소식을 부동산에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이미 전해 들은지 오래였다.

오늘 아침부터 김하린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박시언의 이마가 찡그려졌다.

“안 대표님, 건배하시죠.”

소은영은 박시언이 온통 김하린 생각뿐이라는 걸 알고 애써 참으며 박시언에게 술을 따랐다.

하지만 박시언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룸을 떠났다.

“엇, 대표님!”

방 안의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 했고 소은영의 표정은 더더욱 일그러져 있었다.

그 땅이 어떻게 녹화 구역으로 지정됐지?

화장실에서 막 손을 씻은 김하린은 세면대 위에 놓인 휴대폰이 계속해서 울리고 발신자가 박시언인 걸 확인하자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어디야?”

박시언의 어투는 그리 친절하게 들리지 않았다.

대체 또 뭣 때문에 이러는 거야.

김하린이 말했다.

“친구들이랑 저녁 먹기로 했으니까 이따 저녁에 가서 얘기해.”

그때 전화기 너머에서 소은영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시언 씨, 빨리 와요.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이 말을 들은 김하린은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었다.

자기는 밖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면서 나한테는 어디냐고 물어?

김하린은 폰을 넣고 고개를 돌려 화장실을 나갔다.

룸 문을 닫으려던 소은영은 고개를 들어 화장실에서 나오는 김하린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서둘러 문을 닫았다.

“은영아, 이리 와.”

뒤를 돌아본 소은영은 박시언이 문밖에 있는 김하린을 못 봤다는 걸 알고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저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올게요.”

“그래.”

나름 온화한 말투에 주변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소은영이 박시언을 따라 이런 자리에 참석한 게 처음은 아니었다. 남자들은 술자리에 보통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데리고 나왔고, 동행한 여자가 어떤 존재인지 다들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소은영은 아무도 자신을 신경 쓰지 않자 김하린이 가던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걷다가 남녀가 수다를 떠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 안목이 진짜 타고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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