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7화

강한나의 큰 목청에 배주원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문을 열었다.

“아침부터 왜 이렇게 시끄러워.”

그는 문 앞에 선 강한나를 보더니 자신이 잘 못 본 건 아닌가 싶어 문을 닫았다. 그러다 다시 열고 눈앞에 있는 여자가 강한나가 맞는 걸 확인하고는 버벅거리며 물었다.

“왜, 왜 여기 있어?”

강한나는 단번에 배주원의 귀를 꼬집었다.

“감히 내 동생한테 그딴 것을 가르쳐? 도겸이가 하린이 못 잡으면 다 네 탓으로 돌릴 줄 알아!”

“배주원,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설명 좀 해볼래?”

김하린은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 답을 요구하는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배주원은 강한나와 김하린을 번갈아 보더니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이건 오늘 하루 재수가 없을 징조인 건가?’

배주원은 서둘러 두 사람을 집안으로 들였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배주원의 집은 이제 막 이사 온 것처럼 모든 가구가 다 새것처럼 보였다.

“자자, 두 분 이쪽에 앉으시죠.”

배주원은 두 사람을 소파에 모시고는 그녀들에게 차를 내어주었다.

강한나는 분을 못 이겨 의도치 않게 배주원의 거처를 밝혀버리고는 뒤늦게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배주원은 차를 내어주고는 김하린의 맞은 편에 앉아 목을 한번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사실은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내가 전에 살던 곳이 A 대랑 좀 멀었거든. 거리가 가까워야 나도 즐겁게 수업하러 가지 않겠어? 그래서 도겸이가 너한테 집 사줄 때 내 것도 구매했지.”

김하린에게 그딴 거짓말이 통할 리가 만무했다.

“그럼 왜 얘기 안 했는데?”

“아니 뭐...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야 하나?”

그는 말꼬리를 길게 늘어트리며 강한나에게 눈빛을 보냈다.

이에 강한나는 곧바로 배주원의 편을 들기 시작했다.

“그건 그래. 하린이 너도 알다시피 얘가 좀 게을러? 수업도 한다는 애가 늦으면 안 되잖아. 그러니까 이건 도겸이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야.”

그녀의 말에 배주원은 이마를 탁하고 쳤다.

그는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한 자신이 멍청이였다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