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11화

장소월은 자신이 의식을 잃은 지 얼마나 되었는지는 몰랐지만, 누군가 늘 자신에게 들려주는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전연우의 목소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눈을 뜨지 않아도 매일 따뜻한 물로 몸을 닦아주고, 정성스럽게 머리를 손질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히는 일을 반복하는 전연우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서철용은 문을 열고 들어와 이미 넋이 나간 전연우를 보며 말했다.

“...수술의 위험성은 이미 말했어. 일주일 뒤에 깨어나면 수술할 수 있을 거야. 너도 마음의 준비해.”

“소월이는 줄곧 괜찮았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야.”

전연우는 서울 변경 해역에서 돌아온 이후로 사흘 밤낮을 뜬눈으로 버텨왔다. 옷은 여전히 그날과 똑같았고, 머리는 잔뜩 헝클어져 있었으며,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평소 결벽증이었던 전연우는 사흘 동안 샤워도 하지 않아 몸에서 냄새가 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소월을 위해서라면 온 힘과 온 마음을 다해 그녀를 정성껏 돌보았다.

서철용이 말했다.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건 알지만, 수술을 안 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어.”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

“소월 씨가 말하지 말라고 했어. 그리고... 너한테 말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어? 소월 씨가 치료를 거부한다면 아무도 어찌하지 못해. 그나마 강영수를 생각해 항암제를 먹겠다고 결심한 거야. 강영수 치료에 도움이 되어주기 위해 하루라도 버티려고... 하지만 이제... 소월 씨를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죽었어.”

“이제 장씨 집안에 남은 사람이라곤 소월 씨 한 명뿐이야.”

“살아야 하는 유일한 희망을 앗아간 너를 소월 씨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강영수, 강영수!

결국엔 또 그놈이다!

전연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철용의 목덜미를 잡고 문밖으로 나갔다.

“뿌리까지 깨끗이 치료해. 만에 하나 잘못되면 병원 전체를 소월이와 함께 묻어버릴 거야.”

얼마 전에도 투덕거렸던 탓에 서철용의 얼굴엔 아직도 상처가 남아있었다. 서철용이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