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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그래.”

강이한과의 전화를 끊은 이유영은 마치 얼음 저장고에 있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는 온통 강이한이 물어 본 ‘만약 소은지가 없었더라면 당신은 평생 먼저 나한테 보자는 얘기를 하지 않을 거야?’ 이 말만 떠올랐다.

강이한의 말이 맞았다.

소은지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평생 강이한을 다시 상대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유영의 심리적인 문제를 만든 게 누군데?

십 분 뒤, 강이한이 왔다.

이시욱이 이유영을 모시러 올라왔다. 아까 그 유비서는 라벤더 사건의 영향을 받아 도통 이시욱을 들여보낼 엄두가 안 났다.

“제발 저희를 곤란하게 하지 마십시오. 저희 대표님은 그쪽을 절대 만나주지 않을 겁니다.”

유 비서는 난감한 상황 때문에 거의 울 지경이었다.

조민정 비서가 도와준 덕분에 겨우 붙잡은 직장인데 유 비서는 이 타이밍에 다시 이유영의 마지노선을 터치하고 싶지 않았다.

이시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유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유영이 걸어 나왔다.

얼굴색이 별로 좋지 않은 이유영을 보고 유 비서는 이시욱 때문에 불쾌하신 줄 알고 말했다.

“대표님, 이 사람이 계속 대표님을 만나겠다고 하십니다. 저도…”

“마저 일 보세요.”

유 비서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이유영은 차갑게 비서의 말을 끊었다. 이유영의 말은 유 비서에게 상이나 다름이 없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시욱은 이유영의 유니크한 안경을 힐끔 보았다.

그러고는 차 키를 이유영에게 건넸다.

“뭐에요?”

“도련님 지금 술을 조금 드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강이한이 운전을 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만나는 자리에 이시욱은 당연히 함부로 낄 수가 없었다.

이유영은 이마를 찌푸리며 결국은 차 키를 넘겨받았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이유영은 시각 효과가 선명하게 떨어진 것을 느꼈다. 2년 전 몸을 회복한 후, 이유영은 이런 지하 주차장에 오는 걸 제일 안 좋아했다.

너무 어두웠다.

지금 이유영의 삶에는 확실히 불편한 점들이 많았다. 너무 강한 불빛은 이유영의 시력에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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