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Chapter 1361 - Chapter 1370
1402 Chapters
제1361화 끝나다
“심문이라니? 그럴 리가.”도준은 비스듬히 우진을 쳐다보며 사악하게 입꼬리를 올렸다.“난 후배님과 이야기하러 온 거야.”시윤은 불안한 예감이 들어 입을 열려고 했으나 우진이가 먼저 말했다.“마침 저도 민 사장님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어요.”우진은 긴장된 마음에 온몸이 경직되었지만 떨리는 손으로 한적한 곳을 가리켰다.“저쪽으로 갑시다.”도준은 눈썹을 찌푸리며 즐거워했다.“좋아요, 그럼 이야기 좀 하죠.”시윤은 도준의 포악한 수단을 봤었기에 막으려고 했지만 소혜가 그녀를 막아 나섰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괜히 형수님한테 불통이 튈지도 몰라요.”이 말을 들은 시윤은 더욱 두 사람이 떠나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었다.“잠깐만!”우진은 고개를 돌려 정중히 말했다.“저도 더 이상 선배님한테 폐를 끼칠 수는 없어요. 걱정 마세요. 저도 이젠 성인이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알고 있어요.”하지만 시윤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예전에 도준이가 은우를 괴롭히던 섬뜩한 기억들이 선명하기에 더 이상 주변 사람이 자신으로 인해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시윤이가 따라가려던 찰나 양현숙이 집안에서 뛰어나왔다.“시윤아! 도윤이가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게다가 이마도 엄청 뜨거워!”“뭐라고요?”시윤은 집안으로 달려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도윤을 보며 아이를 안고 초조하게 말했다.“빨, 빨리 병원으로 가요!”바람을 맞으면 병이 더 심해질지도 모르기에 소혜는 빠르게 뛰어나가 차를 잡았다. 시윤이가 도윤을 안고 차에 오르려던 찰나 갑자기 뒷길에서 차가 부딪힌 것 같은 큰 소리가 들려왔다.‘우, 우진이야!’시윤은 하마터면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 그녀는 아이를 소혜에게 맡겼다.“먼저 저희 엄마랑 같이 병원으로 가요. 도착한 후 주소를 보내주시면 곧 갈게요.”말을 마친 후 시윤은 황급히 뒷길로 뛰어갔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도준 한 사람밖에 없었다. 도준은 전조등이 부서진 차 앞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시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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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오해
말을 마치자마자 뒤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선배님, 지금...”고개를 돌리자 우진이와 경비원 아저씨가 뒤에 서있었다. 털끝만큼도 다치지 않은 우진을 보자 시윤은 깜짝 놀랐다.“이 땅에...”우진이가 말했다.“방금 실수로 페인트 통에 부딪히게 되어 제가 경비원 아저씨를 부르러 갔거든요.”시윤은 그제야 동그란 페인트통이 화단에 부딪힌 것을 발견하고 말문이 막혔다.방금 전의 화가 순식간에 사라진 시윤은 고개를 돌려 도준을 보았다. 입을 열려던 찰나 경비원이 웃으며 말했다.“어차피 페인트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배상할 필요 없어요. 제가 좀 이따 사람을 불러 청소만 하면 그만이에요.”우진은 시윤과 도준을 보며 고개를 떨구었다.“경비원 아저씨, 저도 같이 갈게요.”두 사람이 떠나자 시윤과 도준 두 사람만 남았다. 자신이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은 시윤이가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제가 방금...”“괜찮아.”도준은 웃으며 말했다.“내 이미지가 너무 나쁜 탓이지 뭐.”도준이가 웃고 있었지만 시윤은 오히려 가슴이 답답했다. 시윤은 서둘러 설명하려고 했다.“제가 방금 많이 혼란스러웠거든요. 왜냐하면...”도윤이가 아팠기 때문이다.“말 안 해도 돼.”도준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네 후배가 걱정되었던 거겠지.”시윤은 정말 우진이가 걱정되긴 했었다. 도준이가 예전처럼 또 무고한 사람을 죽일 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정말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시윤은 땅바닥의 얼룩덜룩한 붉은 페인트를 보며 지금 두 사람이 막다른 골목에 들어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방금 시윤의 말은 도준에게 상처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방금 자신이 한 날카로운 말을 생각하자 시윤도 더 이상 설명할 용기가 생기지 않아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도준은 그녀의 처진 머리를 보았는데 마치 방금 말을 인정하는 것 같았다.그는 입술을 오므리며 예전처럼 손을 들어 시윤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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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달라진 사람
시윤은 마음이 좀 불안했다.“그런 거 아니에요. 저랑 우진이는 선후배 사이일 뿐이에요. 이미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해 해명하기로 이야기도 마친 상태에요.”시윤은 말하면서 도준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도준의 핸드폰은 꺼진 상태였다.“왜 전원이 꺼져있는 거지? 혹시 안 좋은 일이 생기기라도 한 건가?”이에 소혜는 웃음을 터뜨렸다.“안 좋은 일이 생기다뇨. 오빠는 지금쯤 아마 비행기에 있을 거예요.”시윤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비행기요? 어디로 간 거죠?”“경성이요.”도준이가 경성으로 돌아갔다는 말을 듣자 시윤의 머릿속에는 온통 도준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데려다주진 않을 게.”‘그 말은 정말 떠난다는 거야?’시윤은 정신이 혼미해져 소혜가 하는 말조차 제대로 듣지 못했다. 소혜는 연속 그녀를 몇 번이나 부르며 손을 뻗어 눈앞에서 흔들었다.“형수님, 괜찮으세요?”시윤은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왜 그래요?”소혜는 그녀의 떠도는 눈빛을 보자 음흉하게 웃었다.“형수님, 우리 오빠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쫓아가셔도 돼요. 도윤이는 제가 잘 보살피고 있을 게요.”“그게...”시윤은 마음이 조금 흔들렸지만 방금 했던 날카로운 말들을 생각하자 다시 기죽었다.끝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요, 차라리 떨어져 있는 편이 좋을 지도 몰라요. 전 피곤해서 올라가 잠깐 쉬고 있을 게요. 도윤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절 깨워주세요.”-침대에 누운 시윤은 매우 피곤했지만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자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으면서 아직도 예전과 똑같아요!”시윤은 이제야 깨달았다. 달라지지 않은 사람은 도준이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시윤은 줄곧 지난 기억으로 현재의 도준을 부정하고 있을 뿐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파 시윤은 핸드폰을 켜고 우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선배님, 무슨 일이세요?]시윤은 잠시 망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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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후회
시윤은 더 이상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도준이가 가정이 화목하다는 우진의 말을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전혀 가늠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가짜 소문을 듣고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으면서 어떤 마음으로 우진이를 건들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위해 가정에 대해 물어본 것인지.시윤은 줄곧 두 사람의 관계가 무너질까 봐 두려워하였지만, 도준은 시윤의 인생이 무너지게 될까 봐 두려워하였다. 그래서 모든 걸 다 물어본 후 떠난 것이다.하지만 시윤은 그런 도준을 이기적이라고 말했고, 포악하고 말했으며, 자신을 전혀 생각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때 시윤은 도준이가 알 수 없는 미소를 보이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넌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시윤은 귀를 막고 생각을 멈추려 했으나 그 한마디는 계속해서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그때 은우 씨도 똑같이 대하셨잖아요. 제가 바로 대답해 드리죠! 저와 민도준 씨의 관계는 이제 끝이에요!”시윤은 자신이 한 행동에 후회하며 고통스럽게 자신을 껴안았다.-시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이튿날 그녀는 아침부터 재검사를 받으러 오라는 나석훈의 전화를 받았다. 마침 우진이와 방송국에 가던 길이라 오후에 재검사를 받기로 약속했다.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시윤과 구면이었기에 인터뷰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뉴스는 곧 반나절 만에 인터넷에 널리 퍼졌다.해명 영상은 화제가 되어 그동안 오해할 만한 글이나 동영상을 올린 네티즌들을 비난했다.우진은 따로 영상을 하나 찍었는데 카메라를 향해 엄숙하게 말했다.“이번 일이 널리 퍼진 건 네티즌들의 악의적의 편집 때문이지만 결국은 저 때문입니다. 제가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여 이런 방식으로 선배님을 잡아두려고 했던 겁니다. 이 기회를 빌어 선배님께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선배님과 이야기를 마친 상태이고 전 앞으로 후배의 신분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분들께 꼭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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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사과
시윤은 도준과 비슷한 질문을 했다.“나 선생님께서 도준 씨를 오랫동안 치료해 주셨으니 도준 씨의 마음에 대해 잘 알고 계시잖아요. 제가 어떻게 사과해야 도준 씨의 화가 풀릴까요?”나석훈은 의사로서 환자의 상황에 대해 누설할 수 없다.“죄송하지만 현재 두 분은 부부 사이가 아니셔서 환자 사적인 일에 대해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시윤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시윤이가 도준보다 훨씬 상대하기 쉽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나 선생님, 갑자기 숨쉬기 힘들어진 것 같은데 증상이 악화된 거 아닌 가요? 차라리 오늘 입원을 하는 게 어떨까요?”나석훈은 말문이 막혔다.‘갑자기 입원이라니? 병원에 들어설 땐 멀쩡하더니 내 치료를 받고 입원할 정도로 악화되었다고? 이 일이 민 사장의 귀에 들어가면 난 죽게 될지도 몰라.’나석훈은 고개를 돌려 시윤을 보았다.‘역시 부부는 닮는다더니, 이런 것마저 똑같네!’나석훈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우선은 시윤 씨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면, 이전엔 민 사장님께 마음을 열지 않아 상황이 악화되었던 겁니다. 지금은 마음의 매듭이 열렸으니 방금 말씀하신 대로 도준 씨한테 사과를 하시는 게 시윤 씨의 상황에도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시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궁금해하며 물었다.“그럼 어떻게 시도를 하는 게 저한테도 좋을까요?”“우선은 메시지를 통해 사건의 경위를 똑똑히 설명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리고 도윤이 만나는 날에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진료실에서 나온 시윤은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 같았다.‘역시 나 선생님은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야.’시윤이가 병원을 떠나자 나석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스크린에 적힌 민도훈이라는 이름에 눈앞이 캄캄했다.통화를 마친 후 나석훈은 재빨리 안정제를 먹고 마음을 가다듬었다....다른 한편.시윤은 집으로 돌아온 후 나석훈의 건의에 따라 메시지를 통해 자초지종을 똑똑히 전달한 뒤 다시 한번 사과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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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떼쓰다
도준은 허튼소리를 하는 수인을 발로 걷어찼다. 맞은편의 시윤은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며 물었다.“왜 그러세요? 도준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 거예요?”수인은 옆구리를 감싼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답을 듣지 못한 시윤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제가 지금 그곳으로 갈까요?”그녀가 정신이 없을 때 핸드폰 너머에서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장난친 거야. 나 괜찮아.]시윤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고 침대에 앉아 작은 소리로 말했다.“그럼 도준 씨는 장난치고 있는 걸 보고만 있었던 거예요?”도준은 시윤의 애교 섞인 목소리를 듣자 눈썹을 찡긋거렸다. ‘지난번엔 내가 구애한다니까 뭐든 자기 맘대로 하려고 하더니, 이젠 잘못한 걸 알고 애교 부리고 있는 거야?’도준은 시윤을 상대하지 않고 손가락 사이의 담배를 한 모금 피운 뒤 말했다.[애교 부리지 말고 하려던 사과나 해.]시윤은 자신의 작전이 들켜버리자 몇 마디 중얼거리며 다시 사과하기 시작했다.“제가 잘못했어요.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도준 도련님을 오해해서 정말 미안해요.”[그래.]도준의 단답에 시윤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도준 씨는 저한테 할 말 없어요?”[내가 뭘 말해야 되는 거지? 내가 어떻게 성은우를 괴롭혔고 또 어떻게 임우진을 괴롭혔는지 말해줘?]시윤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서 미안하다고 했잖아요...”그 후 시윤은 또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전에 하셨던 말을 아직 유효인 가요?”[어떤 말을 묻는 거야?]“저, 저한테 구애한다고 했던 말이요.”시윤이가 이 이야기를 언급하자 도준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터뜨렸다. 도준은 담뱃재를 털며 느릿느릿하게 대답했다.[난 아직 똑똑히 기억하고 있거든. 누군가가 다신 나랑 만날 리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누가 그런 말을 했었지? 네가 대신 생각 좀 해줄래?]시윤은 자신이 했던 터무니없는 말들을 떠올리자 너무 민망했다. 하지만 핸드폰을 통하여 이야기하고 있었기에 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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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연기
‘카메라랑 배우는 준비되었는데 어떻게 찍어야지?’시윤이가 고민하고 있을 때 도윤은 짧은 눈썹을 찡그리더니 갑자기 장난감 더미에서 도준이가 조립했던 로봇을 꺼냈다.시윤은 깜짝 놀라더니 도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시작 버튼을 누르며 도윤을 향해 손짓을 보냈다.카메라 속의 도윤은 잠시 놀다가 갑자기 넋을 잃고 손에 든 로봇을 보더니 입을 삐죽거리며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시윤은 눈시울을 붉히는 도윤을 보자 급히 동영상을 끈 후 도윤을 품에 안았다.“도윤아, 엄마가 괜히 아빠 생각나게 해서 미안해. 우리 도윤이 뚝 하자.”시윤은 도윤이가 연기하는 게 아니라 정말 울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도윤은 곤혹스러운 눈빛을 드러내며 시윤을 쳐다보았다.시윤이가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어리둥절해하자 도윤은 갑자기 손을 내밀었다.“어, 엄마. 안아...”시윤은 도윤의 천사 같은 목소리에 빠져 대답했다.“그래, 엄마가 안아줄게.”도윤은 가끔 기분이 좋을 때만 엄마라고 부른다. 시윤은 도윤의 말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며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도윤을 재운 후 그녀는 침착하게 동영상을 도준에게 보낸 후 문자를 남겼다.[도윤의 로봇이 조금 고장 난 것 같은데 와서 좀 봐주실 수 있어요?]시윤은 뭔가 어색한 것 같아 한마디 더 보충했다.[도윤이가 이 로봇을 잘 가지고 놀 뿐만 아니라 아빠를 엄청 그리워하기도 해요.]도준은 몇 시간 넘게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시윤은 기다릴수록 초조한 기분이 들어 두 사람이 나눴던 대화 내용을 돌려보았다. 그리고 창밖의 구름 사진을 찍으며 문자를 보냈다.[너무 이쁘네요. 모양이 꼭 심장 같네요.]도준은 자기 쪽 창밖 풍경을 찍어 보냈다. 경성은 날이 좀 더 일찍 어두워졌기에 그쪽은 이미 어두컴컴했다.[까맣네.]이를 본 시윤은 그가 일부러 이런 답장을 보낸 것은 아닌지 의심되었다. 시윤은 이처럼 계속 자신이 먼저 들이대는 것이 너무 피곤했다.도준은 정말 다시 시작하려고 시도하였지만 시윤의 섣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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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기다리다
시윤은 핸드폰을 잡고 다시 침대에 앉았다.“흥, 알면서 뭘 물어요.”핸드폰 너머 들려오던 도준의 웃음소리에 시윤은 긴장이 조금 풀렸다.“그만 웃어요. 내일 올 거죠?”[아니.]시윤의 배배 꼬던 다리는 순식간에 경직되었다.“안 온다고요?”[응, 내일은 안 가.]시윤은 화가 나서 몸을 돌리며 말했다.“그래요, 오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요! 전 졸려서 이만 잘 게요!”막 전화를 끊으려던 참에 맞은편에서 남자의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날 못 만나서 화난 거야?]“화나긴요, 그럴 리가요. 너무 좋아서 그래요. 하하하, 이제 만족해요?”화가 나서 펄쩍 뛰는 시윤과 반대로 도준은 매우 기분이 좋아 보였다.[엄마라는 사람이 그렇게 인내심이 없어서 되겠어?]“네, 저 인내심 없어요. 됐죠?”도준은 시윤이가 정말 화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목소리를 낮추며 달래듯이 말했다.[내일 안 온다고 한 게 무슨 뜻인지 알아맞혀 봐.]“내일 안 오면 안 오는 거지 뭘 알아맞히...”시윤은 갑자기 뭔가 알아차린 듯이 물었다.“설마 오늘 해원에 도착한 거예요?”[그래.]시윤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곧 기침을 두 번 하였다.“그럼 내일 몇 시에 올 거예요?”[난 다 괜찮으니 네 맘대로 해.]이제야 마음이 편안해진 시윤은 장난스럽게 말했다.“제가 몇 시라고 하면 몇 시에 올 거예요? 그럼 지금 오시든지.”시윤이가 복수하듯이 말하자 도준은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문 딸 줄은 모르니까 내려와서 문 좀 열어.]시윤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지금 저희 집 밑에 있어요? 어, 언제 오신 거예요?”아래층의 남자는 손목시계를 보며 대답했다.“얼마 되진 않았어, 방금 도착했어.”‘방금 도착했다는 건 방금 내가 보낸 동영상을 보자마자 출발했다는 거잖아.’시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은 채 외투를 걸치고 집 밑으로 내려갔다.집 밑.도준은 차 옆에 기댄 채 굳게 닫힌 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직 여름이 되지 않았는데, 늦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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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본심을 드러내다
시윤이가 머리를 쳐들고 허세를 부리자 도준은 움직이지 않은 채 차에 기대어 그녀의 치마 밑의 가녀린 종아리를 따라 위로 훑어보았다. 도준이가 마치 흥미진진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시윤은 자기도 모르게 외투로 몸을 감쌌다. 도준은 그제야 담배꽁초를 끄고 웃음을 터뜨렸다.“왜 왔냐고 물은 거야? 당신이 오라고 한 거 아니었어? 당신은 이 밤중에 날 왜 부른 거야?” 멀쩡한 말들은 도준의 입을 거치자 왠지 모르게 매혹적이었다. 시윤은 자신이 잠옷 차림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어색한 마음에 목소리를 낮췄다.“저도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그럼 먼저 돌아가 볼게요.”시윤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더니 다시 한번 물었다.“저 정말 갑니다.”도준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턱을 치켜세웠다.“그래.”시윤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그게 다야?’시윤은 화가 나기도 했는데 왜 화가 났는지 말할 수 없었기에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이 밤중에 저희 집까지 오셨는데 하실 말씀은 없으신 거예요? 그냥 헛걸음하신 거예요?”“헛걸음 아닌데?”도준은 달빛 아래에 서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당신 만났잖아.”도준이가 무심코 내뱉은 말은 시윤의 마음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었다. 어두운 불빛마저도 시윤의 붉어진 귀를 덮을 수 없었다.시윤이가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자 도준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물었다.“안 가고 뭐해?”시윤은 설렌 마음을 애써 가라앉힌 뒤 부끄러워하며 말했다.“몇 시간을 들여오셨으니 조금만 더 보여주죠.”도준은 웃으며 한 손을 들었다.“착하네, 그럼 상을 조금만 더 주면 안 돼?”시윤은 자신을 향해 들고 있는 손을 보자 망설이기 시작했다. 이 밤중에 찾으러 왔다는 생각에 악수쯤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에 시윤은 손을 들어 악수를 하려고 했다. 두 손이 닿은 순간 도준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차 앞에 가두었다.시윤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물었다.“뭐 하시는 거예요!”두 사람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기에 시윤은 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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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훔쳐본 대가
두 사람의 그림자는 가로등 아래에서 뒤엉켜 더욱 야릇해 보였다.도준을 막기 위해 입었던 외투는 어느덧 열려 있었고 안의 잠옷은 도준의 손에 의해 흐트러졌다. 도준의 손이 시윤의 허리 아래로 내려가려 하자 시윤은 그를 막았다.“뭐 하시는 거예요!”눈꼬리가 붉어지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어깨끈이 흐트러진 시윤을 보자 도준은 마음을 애써 가라앉힌 뒤 옷을 정리해 주었다.“미안해, 잠시 이성을 놓았나 봐.”사과하는 말은 전혀 시윤의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도준을 탓할 수는 없었다. 시윤조차도 방금 전 상황에 빠져들어 헤어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시윤은 못난 자신을 한 마디 욕한 뒤 단추를 채우고 도준을 밀어내며 황급히 집안으로 달려들어갔다.도준은 이렇게 시윤의 뒷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갑자기 그는 무엇인가를 알아차리고 위층을 올려보았다. 2층에서 두 사람을 훔쳐보고 있었던 수아는 재빨리 커튼을 닫았다.수아가 놀란 마음을 다스리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훔쳐보니까 좋아?]수아는 헛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오빠랑 형수님이 다시 잘 만나는 것 같아 너무 좋아서 그래. 두 사람 부디 오랫동안 행복하고 알콩달콩 하게 지내길 응원할게!” 도준은 친절한 말투로 말했다.[그래, 참, 너도 얼른 돈을 모아 민지훈과 만나길 응원할게.]이 말을 들은 수아는 입꼬리가 귀까지 걸렸다.“하하, 고마워 오빠.”[고마워할 필요 없어, 나도 그냥 해본 말이야. 참, 강원 최고의 부자잣 딸이 민지훈과 결혼하기 위해 6,000억을 들였다고 들었는데, 이제라도 포기하고 축의금 낼 준비하는 게 어때?]‘뭐? 6,000억?’수아가 놀라고 있을 때 도준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수아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민지훈에게 60초 넘는 음성 메시지를 전송하였는데 연락처는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 수아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그날 저녁, 시윤이가 방금 상황을 떠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 수아가 방 안으로 달려들어와 통곡했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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