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51 - 챕터 1360
1387 챕터
제1351화 구애
시윤은 그 말에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 선택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그럼 두려울 때 언제든지 멈추길 원해도 된다는 거야?도준은 시윤이가 방금처럼 밀어내지 않자 손가락으로 시윤의 얼굴을 문지르며 손을 목덜미로 내렸다.과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도준의 손이 닿는 곳마다 짜릿함이 전해졌다.술에 취한 것인지 차 안이 답답해서인지 시윤은 도준의 애써 본능을 참고 있는 표정에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렸다. 두 사람의 시작은 시윤이가 도준을 쫓아다니며 구애했었다. 두 사람이 정식으로 만난 후에도 시윤이가 질질 끌려다니며 도준의 주도하에 모든 것을 통제당했다. 하지만 도윤이가 구애하겠다고 했기에 시윤은 도저히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도준에게 너무 많이 속았기에 시윤은 동의하기 전에 조심스럽게 물었다.“도준 씨가 구애했는데도 제가 거절한다요?”도준은 눈썹을 찡긋거렸다.“그래?”시윤이가 긴장해하자 도준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나 보지. 자기랑은 상관없어.”도준의 말을 듣자 시윤은 그제야 안심되었다.“그래요.”시윤이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하자 도준은 마음이 근질근질해서 소리 없이 다가갔다.“방금 그 말 동의한다는 거야?”시윤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알면서 뭘 물어요.”도준은 웃으며 고개를 숙여 삐죽 내민 시윤의 입술에 키스하려 했지만 닿기도 전에 시윤이가 고개를 돌려 피했다. 시윤은 가는 손가락으로 도준의 가슴을 찌르며 그와 거리를 두었다.“도준 씨는 구애하는 입장이니 저한테 함부로 손대시면 안 되죠.”불빛이 어두웠지만 시윤의 잘난 척하는 표정은 매우 잘 보였다. 도준은 오히려 이런 시윤의 모습이 귀여워 보여 그녀의 뜻대로 뒤로 물러났다.“그래, 자기 말 들을 게.”도준이가 정말 물러서자 시윤은 기뻐서 자기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차가 한참 달린 후 시윤은 갑자기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윤은 창밖을 가리키며 물었다.“이건 저희 집으로 가는 방향이 아니잖아요.”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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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완패
시윤은 집에 들어선 후 숨을 돌리기도 전에 소혜가 도윤을 안은 채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형수님,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요?”“아, 술을 좀 마셨거든요.”“그럼 목에 빨간 자국은 뭐예요?”시윤은 목을 가리며 말했다.“알, 알레르기에요!”“그러시군요, 알레르기가 목에만 생길 수 있었나?”시윤은 얼굴이 뜨거워지더니 얼버무리며 대답했다.“도윤이를 저한테 주시고 이만 쉬세요.”시윤은 말을 마친 후 도윤을 안고 방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도윤을 침대에 눕힌 후 시윤은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아들, 네 아빠가 엄마랑 다시 만나고 싶다며 엄마한테 들이댔어. 원래 거절하려고 했지만 우리 아들과 아빠 사이가 좋아 보여 어쩔 수 없이 동의했어.”도윤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시윤은 또 강조하듯이 말했다.“모두 우리 아들 때문에 동의한 거야.”도윤은 졸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이튿날.시윤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마자 탁자가 부러질 듯이 차려진 아침밥을 보며 소혜에게 물었다.“소혜 씨가 한 거예요?”소혜는 만두를 물고 고개를 저었다.“도윤이 아빠가 보내온 거예요.”시윤은 깜짝 놀랐다.“네?”그리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더니 물었다.“도준 씨는 어디에 있는 거죠?”“오빠가 밖에서 하도 찬바람을 맞아 배가 안 고파 안 먹는다네요.”시윤은 그가 일부러 한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좀 신경이 쓰였다.“그러든지 말든지.”시윤은 자리에 앉아 만두를 한 입 깨물자마자 양현숙과 도준이가 안으로 들어왔다,도준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눈썹을 찡긋거리며 물었다.“맛있어?”콜록-시윤은 당황스러운 마음에 기침을 멈추지 못했다.“왜 들어오신 거죠? 밖에서 찬바람 맞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양현숙이 질책하듯이 말했다.“그게 뭔 소리야. 민 서방이 어젯밤 널 데려다준 것도 모자라 아침부터 이것저것 챙겨 가져왔는데 민 서방을 집 밖에 서있도록 내버려둔 거야?”시윤은 목이 멨다.“그, 그게 아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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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상황이 뒤바뀌다
시윤은 절대 도준과 한마디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차 문을 열자마자 조수석에 꽃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시윤은 멍하니 도준을 쳐다보며 물었다.“도준 씨가 산 꽃이에요?”“당연하지.”도준은 유혹하는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선물 없으면 자기가 화낼지도 모르잖아.”그 꽃은 향기가 아주 좋았다. 아침부터 이런 꽃을 받게 되니 시윤은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도준은 손가락으로 시윤의 볼을 찌르며 물었다.“어때, 마음에 들어?”시윤은 기쁜 내색을 하고 싶지 않아 머리를 치켜세웠다.“뭐 괜찮긴 하네요.”...극장에 도착한 후 시윤이가 차에서 내리기 전 도준은 그녀의 귓가에 있는 잔머리를 올려주며 말했다.“끝나면 연락해, 데리러 올게.”“그럴 필요 없어요. 오늘 리허설을 하기에 언제 끝날지 잘 모르거든요.”“리허설?”도준은 시윤을 흘겨보며 물었다.“그놈도 있는 거야?”“그럼요. 우린 한 팀이니 당연히 함께 리허설을 해야죠.”시윤은 말을 마친 후 경계하는 표정으로 도준을 쳐다보았다.“설마 임우진 씨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건 아니죠?”도준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왜, 걱정돼?”시윤은 부인하려던 찰나 이전에 도준 때문에 질투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거들먹거리기 시작했다.“제 후배인 임우진 씨가 저 때문에 다치기라도 한다면 제가 어쩔 수 없이 임우진 씨를 직접 보살펴드려야겠죠. 그러니 괜한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시윤의 잘난 척하는 표정을 보자 도준은 어이가 없어서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그 말은 날 위해서라도 그놈한테 손을 대려면 차라리 죽이는 편이 좋다는 거지? 역시 자기가 훨씬 더 똑똑하네.” 시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부, 분명 선택권은 저한테 있다고 하셨잖아요!”도준은 입꼬리를 올린 후 날렵한 콧대로 시윤의 얼굴을 스치며 귓가에 대고 말했다.“우리 둘 사이의 일은 당연히 자기한테 맡길 거야. 하지만 괜한 남자랑 어울린다면 내가 직접 없애버릴 수도 있어.” 도준은 말을 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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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4화 삼자대면
시윤이가 거절하려던 찰나 우진은 부탁하듯이 말했다.“선배님, 제가 춤을 배우기 시작한 건 학교에서 선배님의 춤을 추는 걸 봤었기 때문이에요. 이제 저도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는데 선배님이 계신다면 긴장이 풀릴 것 같거든요. 제가 윤 선생님과 수아 누나도 불렀는데 함께 와주시면 안 될까요?”원래 거절하려고 했지만 윤영미와 수아도 간다고 했고 춤에 관한 일이기도 했기에 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우진은 그제야 환하게 웃었다.“다행이에요. 그럼 제가 입장권을 가져다드릴게요.”우진이가 몸을 돌리려 하자 시윤은 그를 불러 세웠다.“여분이 있다면 두 장 줄 수 있어?”우진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물론이죠. 친구랑 같이 오시게요?”“응, 도준 씨랑 같이 가려고.”우진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아, 네. 민도준 씨도 함께 와주신다면 저야 영광이죠.”...티켓은 수아가 대신 시윤에게 전달해 주었다. 우진은 마음이 복잡해 추태를 부릴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시윤은 우진이가 그녀만 초대하고 싶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헛된 희망을 주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처음부터 희망이 없었다면 실망하지도 않을 것이다.순간 시윤은 뭔가 깨달았다.‘우진이한텐 희망을 주고 싶지 않지만 도준 씨한텐 왜 희망을 준 거지?’‘설마 도준 씨와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이미 확신하고 있었던 거야?’‘이건 안 돼!’양현숙은 이미 넘어갔기에 자신만큼은 절대로 쉽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이런 생각에 시윤은 차라리 소혜랑 함께 가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해야 할 말은 이미 다 했으니 굳이 도준이가 가지 않아도 상관없다....오후 6시.시윤과 수아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오다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도준의 차를 보자마자 누군가가 시선을 가렸다.“선배님, 내일 공연할 때 해야 할 동작이 조금 헷갈려서 그러는데 조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그...”“안 됩니다.”시윤이가 말하기도 전에 옆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준은 극장 입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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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예전과 똑같다
도준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후배가 이렇게 부탁하는 데 차라리 도와주지 그래?”시윤은 단번에 도준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결국 시윤은 어쩔 수 없이 도준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저희 엄마한테 가져다줄 물건이 있었던 거 아니에요? 엄마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집으로 가요.”이 말만으로도 누가 빠져줘야 할지 알 수 있다. 우진이가 어렵게 낸 용기가 다시 허사가 되었다. 그는 눈앞의 도준보다 시윤이가 자신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았을 까봐 두려웠다.도준은 시윤이가 우진을 도와 나서는 것을 보자 화가 난 마음에 시윤의 허리를 감싸고 고개를 숙여 귓가에 말했다.“그럼 돌아간 후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는 거야. 어때?”시윤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도준은 목을 갸웃거리며 우진을 향해 걸어갔다.“방금 뭐라고 했었죠? 제가 자유를 제한했다고요?”“그래요!”시윤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대답한 뒤 도준의 팔을 잡고 재빨리 떠났다.-시윤은 차 문을 닫은 후에야 한숨을 돌렸다. 고개를 돌리자 도준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시윤을 훑어보았다.시윤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렇게 보시는 거죠?”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매혹적인 눈빛으로 그녀의 뺨을 따라 새빨간 입술을 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우리 자기는 정말 예쁘네.”시윤이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도준은 손으로 시윤의 머리를 잡아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 거리가 너무 가까운 탓에 시윤은 그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도준은 농담인 듯 위험한 말투로 물었다.“이렇게 예쁘니 많은 놈들이 자기한테 들이대겠지? 임우진 그놈 말고 또 누가 들이댔어? 공태준이 자기를 찾아온 적 있어? 참, 혹시 나랑 이혼한 뒤 오빠라는 놈한테 기회 줄 생각 한 적 있어?”시윤은 그의 터무니없는 질문을 듣자 매우 불쾌해하며 말했다.“정신 나갔어요? 제가 미치지 않고선 오빠한테 그런 생각을 품었겠어요?”“그래? 그럼 오빠 말고 임우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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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6화 본성
시윤이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몸을 떨고 있자 도준은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었다.“그래, 내가 너무 몰아세웠나 봐. 집까지 데려다줄게.”도중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소혜는 마중하러 나오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시윤을 보며 깜짝 놀랐다.“형수님,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으세요?”시윤은 너무 피곤한 나머지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저 좀 쉬고 싶어요.”소혜가 다시 물으려던 찰나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도준을 보고 입을 다문 채 시윤을 안으로 부축했다....방 안.시윤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자신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석훈에게 전화를 걸어 손발이 차가운 데다가 몸이 멋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했다.나석훈은 그녀의 말을 듣고 대답했다.[뇌의 기억은 생각보다 깊어요. 이전에 이런 증상을 보인 게 바로 민도준 씨 때문이라 뇌가 다시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걸 알아차리고 매우 긴장된 상태에 처해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방금 같은 트러블이 생겼을 때 자기도 모르게 경보를 울려 방금처럼 몸이 경직되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아직 초기 증상이니 약을 먼저 드신 후 재검사를 다시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네, 모레 휴식이니 한번 검사하러 가볼게요.”그 후 나석훈은 또 여러 질문을 하는 것을 통하여 시윤의 상태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전화를 끊기 전 시윤이가 무심코 말했다.“나 선생님, 방금 경보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만약 도준 씨와 화해한 후에도 트러블이 생긴다면 병세가 악화되는 건가요?”나석훈은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죠. 우울증은 사라질 수 있지만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거든요. 어떤 자극으로 인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기분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더 악화될 위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시윤은 이 말을 듣자 핸드폰을 더 세게 쥐었다.‘난 절대 아파서는 안 돼. 우리 도윤이한테 정서가 불안한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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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천천히 다가가다
도준은 나석훈이 한 말들을 들은 후 손에 든 담배꽁초를 버리며 물었다.“그래서 이런 걱정으로 우리 관계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건가요?”도준이가 단번에 시윤의 생각을 알아차리자 나석훈은 깜짝 놀라며 안경을 다잡았다.“이미 예상하셨나 본데, 맞습니다. 시윤 씨는 아이의 엄마이니 아마 포기하실 겁니다.”이건 나석훈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도준은 시윤이가 도윤을 얼마나 아끼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시윤에게 있어서 도윤은 늘 가장 중요한 존재다. 만약 도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면 시윤은 자신이 원하는 걸 포기할지도 모른다.도준은 마음이 좀 초조해졌다.‘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할걸.’...그날 밤, 두 사람은 모두 잠을 이루지 못했다.시윤은 칠흑처럼 어두운 창밖을 내다보며 자신의 감정을 정리했다. 단지 두 사람의 신분만 본다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시윤의 집에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평생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 사고는 집안 문제뿐만 아니라 도준에 대한 시윤의 사랑도 포함된다.시윤은 예전의 일들이 여전히 마음에 걸리지만 또 도준을 너무 원망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도준을 진심으로 사랑했었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시윤은 도준을 아예 사랑하거나 미워할 수 없게 되었다. 도준이가 너무 신경 쓰이지만 용서할 수 없었던 건 마찬가지다.다시 도준과 만나보고 싶었지만 또다시 통제할 수 없는 생활에 발을 들여놓은 걸까 봐 두려웠다.만약 아이가 없었다면 맘 놓고 사랑을 쟁취했을 지도 모르지만 도윤이가 있기에 그녀는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만 할 수 없었다.달빛은 방안에 스며들더니 조용히 사라져갔다.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시윤은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 양현숙마저 이를 알아차리고 물었다.“시윤아, 어디 아픈 거야? 병원 가봐야 되는 거 아니야?”“괜찮아요, 어제 잠을 좀 살쳤을 뿐이에요. 오늘 리허설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밖에 나가니 아무도 없었다. 도준이 나타나지 않자 시윤은 겨우 숨돌릴 수 있었다. 단지 기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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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8화 고백
우진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무슨 말씀이세요, 선배님이 들으면 오해할지도 몰라요.”상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넌 몇 년을 좋아했으면서 아직도 고백하지 않은 거야?”우진은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제, 제 마음을 표현하긴 했어요.”“자꾸 질질 끌면 남한테 뺏기게 될지도 몰라.”도준을 생각하자 우진은 마음이 좀 복잡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고백하지 않아 시윤이가 마음을 몰라주고 있다고 오해했다.우진은 머뭇거리며 물었다.“그,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몇몇 선배들은 이러쿵저러쿵 방법을 제시하기 시작했다.“오늘이 바로 기회잖아. 공연이 끝나면 바로 고백하는 거야!”우진은 그 말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미리 이야기하지 않고 고백했다가 선배가 저한테 화나기라도 하면 어떡해요?”“넌 겁이 왜 그렇게 많은 거야. 누가 고백할 때 미리 이야기를 해? 어차피 넌 이 무대에서 그 선배한테 반한 거라며, 지금이 바로 네 마음을 고백할 가장 좋은 타이밍이야.”우진은 마음이 두근거렸지만 여전히 걱정되었다.“하지만...”“그만 고민해! 내가 꽃을 준비할 테니 넌 좀 이따 고백하기만 하면 돼.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 고백 안 하면 평생 후회할지도 몰라.”우진은 건방진 모습의 도준을 떠올렸다. ‘어쩌면 선배님은 그런 남자를 더 좋아하는 걸까? 내가 한번 용기를 내면 나한테도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이런 생각에 우진은 결심을 굳혔다.“그래요, 좀 이따 선배님한테 고백할게요!”...7시.학교 공연장의 불빛이 어두워졌다.시윤과 윤영미, 수아는 모두 함께 앉았다. 공연이 시작되자 윤영미는 빈번히 고개를 끄덕였다.“우진이는 재능이 조금 부족하긴 해도 정말 노력하는 아이야.”시윤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게요.”시윤이 말을 마치자마자 윤영미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넌 정반대야! 재능이 정말 뛰어난 데 노력을 너무 안 해!”‘괜히 말을 꺼냈네.’공연이 막바지에 이르자 모든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허리를 굽혀 감사를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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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거절
시윤은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침 그녀가 망설이던 찰나 윤영미가 앞질러 마이크를 받았다.“오늘 공연은 정말 진보가 컸어. 하지만 소원을 빌어도 될 정도는 아니야. 나랑 네 선배님들은 네 공연을 보러 온 것뿐이야. 오늘 공연은 이미 끝났으니 다른 할 말이 있다면 사석에서 얘기해. 오늘 공연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죠. 현장에 계신 모든 분들의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윤영미가 말을 꺼낸 이상 아무도 소란을 피우지 않았고 윤영미는 시윤과 수아를 데리고 공연장을 떠났다.시윤과 두 사람이 멀리 나가기도 전에 우진이가 달려왔다. 그는 무대의상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잘못을 저질렀다는 불안함에 떨었다.“선배님, 혹, 혹시 화나셨나요?”우진의 숨길 수 없는 표정을 보자 시윤은 눈살을 찌푸린 뒤 엄숙하게 말했다.“우진아, 내가 여러 번 말했었지. 넌 나한테 그냥 후배일 뿐이야. 왜 굳이 이런 자리에서 고백을 한 거야? 넌 내가 사람들이 지켜보면 어쩔 수 없이 동의할 것 같아 보였어?”“아, 아니에요. 선배님, 전 그게 아니라...”우진은 더듬거리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정말 부인하고 싶었지만 평소 후배들을 잘 챙겨주는 시윤이라면 이런 일 때문에 화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을 통해 시윤이가 감동받기를 바랐다.이런 생각에 우진은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선배님, 죄송해요. 제가 너무 막무가내로 행동했어요. 전 선배님이 정말 좋아서 선배님과 도윤이를 보살펴드리고 싶어요. 친구로서도 좋으니 정말 도와드리고 싶어요.”우진이가 아직도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시윤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날 보살펴준다고? 지금 네 실력으로 정말 날 먹여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네 부모님까지 동원해 도와주려던 속셈이었어? 다른 건 말할 것도 없고, 네가 도윤이를 보살필 수 있을 것 같아? 나랑 훈련하는 시간마저 똑같으면서 어떻게 보살펴줄 건데? 왜? 이것마저 그만둘 생각이야?”“전...”우진은 그렇게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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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0화 해명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시윤의 신상도 밝혀졌다.[이 사람은 얼마 전 ‘지젤’의 수석 배우 아니야?][맞아, 그 배우는 경서에서 엄청 유명한 그분과 결혼했다고 하지 않았어?][나 알아! 바로 민 사장님이잖아!][두 사람 이혼했다던 소문도 있는데, 서로 마음이 변한 거 아니야?][부자들이 뭔 사랑을 하겠어? 민 사장은 딱 봐도 일편단심 할 만한 사람은 아이야.][그래서 수석님은 이제 그 남자 발레리나랑 만나는 거야?][이 남자는 ‘지젤’의 서브잖아! 이런 짝사랑 이야기는 정말 예쁜 것 같아!][두 사람 정말 잘 어울리네.][두 사람 잘 됐으면 좋겠어!]...이 영상은 시윤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퍼졌다. 인터뷰를 하려고 연락 온 기자들이 벌써 세 명이나 생겼기 때문이다.시윤은 몇 개의 플랫폼 아래에 해명을 하려고 했지만 곧 새로운 댓글에 밀려났다. 그녀의 계정은 오랫동안 쓰지 않았기에 글을 올려도 아무도 바지 않았다.결국 시윤은 이전에 알고 있던 기자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고, 우진과 함께 인터뷰를 하여 해명하기로 했다.우진은 자신이 한 잘못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두말없이 시윤의 집 앞에 도착했다.두 사람이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이야기하고 있을 때, 맞은편에서 지프 한 대가 곧장 우진을 향해 달려왔다. 지프는 마치 맹수처럼 우진을 향해 돌진했는데 당장이라도 우진을 치어 죽일 것 같았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우진을 죽을 준비를 하고 눈을 감았으나 곧 귀를 찌르는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차는 그와 1미터를 사이 두고 멈추었다.우진과 시윤은 모두 이 상황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곧 차 문이 열렸다.차에서 내린 남자는 무서운 기운을 내뿜으며 걸어왔다. 남자는 키가 매우 높아 압도적인 분위기를 내뿜어 다가올수록 시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도준은 사악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훑어본 뒤 미소를 지었다.“죄송합니다. 브레이크를 밟는 걸 깜빡했거든요.”...우진이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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