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Chapter 1371 - Chapter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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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1화 아이를 맡기다
시윤은 긴장된 마음에 밤새 잠들지 못했다. 겨우 잠에 든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려왔다.어젯밤 늦게 잔 탓에 마침 졸렸던 시윤은 몸을 뒤척이며 계속 자려고 했으나 침실 문이 열렸다. 양현숙은 잘 자고 있는 시윤과 이미 깨어나 뒤척거리고 있는 도윤을 보자 화를 내며 이불을 들추었다.“도윤이도 깨어났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아직 자고 있으면 어떡해!”시윤은 너무 졸린 나머지 이불 속으로 움츠리고 횡설수설했다.“너무 졸려서 좀만 더 잘 테니 엄마가 대신 엄마 노릇 좀 해주세요.”양현숙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내가 엄마 노릇은 할 수 있지만 아내 노릇을 대신할 순 없잖아. 민 서방이 왔는데도 안 내려갈 거야?”“도준 씨가 왔다고요?”시윤은 순식간에 정신이 들었다.“왜, 왜 오신 거지? 아니, 왜 이렇게 일찍 오신 거야...”“벌써 아홉 시가 다 되어 가는데 뭐가 일찍이라는 거야. 빨리 내려가 봐.”시윤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만지며 말했다.“저기, 엄마 먼저 좀 내려가 봐요. 잠깐 정리 좀 하고 내려갈게요.”양현숙이 아이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시윤은 급히 세수를 하고 연하게 화장을 했다. 그리고 예쁜 치마를 입자 꾸민 것이 너무 티났기에 흰색 치마로 갈아입고 만족스럽게 내려갔다.시윤이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도준이가 도윤의 망가진 로봇을 수리하고 있었다. 도윤은 도준이가 망가진 부분을 하나하나 뜯어내고 또 빈틈없이 조립하는 걸 고개를 갸웃거리며 쳐다보았다. 도윤은 점점 숭배하는 눈빛으로 도준을 쳐다보았다.이 상황을 본 시윤은 그제야 긴장된 마음이 풀렸다.이때 도준은 그녀를 발견하고 눈썹을 찡긋거리며 로봇을 들고 시윤을 향해 흔들었다.“당신 말대로 다시 조립했어.” 도윤은 로봇을 잡으려다가 하마터면 소파에 곤두박질칠 뻔했다. 아무도 이 상황을 눈치채지 못하자 도윤은 또 아무렇지 않은 듯 똑바로 앉았다.시윤은 내려온 뒤 로봇을 도윤에게 쥐여주며 말했다.“어차피 그쪽 아들이기도 하잖아요.”이때 양현숙이 아침을 먹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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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아빠
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시윤의 가슴골을 쳐다보았다.이를 알아차린 시윤은 재빨리 가리며 말했다.“변태!”시윤은 물건을 정리한 뒤 아이와 물건을 도준에게 맡기며 말했다.“이제 가보셔도 돼요!”도준은 한 손으로는 도윤의 손을 잡고 한 손으로는 가방을 들며 눈썹을 찡긋거렸다. 시윤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밖으로 내쫓았다.“아들 데리고 빨리 가요! 다신 돌아오지 마세요!”집에서 쫓겨나게 되자 도윤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시윤은 그제야 도준을 내쫓으려는 손을 거두고 도윤의 말랑한 손을 잡고 달랬다.“우리 도윤이한테 한 말이 아니라 아빠한테 한 말이야!” 도윤은 이 대답을 듣고도 계속해서 슬프게 울었다. 시윤이가 안고 달래려 할 때 도윤은 갑자기 도준의 옷깃을 잡고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아빠.”도윤이가 처음으로 아빠라고 하자 시윤은 물론 도준도 조금 놀랐다. 겨우 한 살 남짓한 도윤이는 일상생활에서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을 듣고 간단한 말만 따라 했다.예를 들어, 시윤은 엄마라고 부르고 양현숙은 외할머니라고 부르며 수아는 아라고 불렀다. 도윤이가 이렇게 정확하게 아빠를 부를 수 있었던 것 그만큼 이유가 있었다.도준은 씩 웃으며 시윤에게 물었다.“도윤이 앞에서 내 얘기 많이 했었나 봐?”매일 도윤이 앞에서 도준을 언급했었기에 시윤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들켜버리게 되자 시윤은 창피한 마음에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 이때 도준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어디 가? 아들 필요 없나 봐?”이 말을 들은 도윤은 시윤의 치맛자락을 잡고 입을 삐죽거렸다.“엄마.”시윤은 자신의 어깨를 감싼 손과 치마를 잡고 있는 말랑한 손을 보자 두 사람한테 농락당한 기분이 들었다. 시윤은 곧 화를 내며 대답했다.“네, 얘기 엄청 많이 했어요. 우리 도윤이가 그쪽 닮아 안 좋은 버릇이라도 생길까 봐 가르쳤거든요!”시윤은 말을 마친 후 크고 작은 두 손을 뿌리치고 도망갔다. 계단 위로 사라지는 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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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다른 선택
두 사람의 거리가 갑자기 가까워지자 시윤은 당황해하며 뒤로 도망치려 했다.“그, 그게... 모자간에 텔레파시가 있거든요!”도준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한 손으로 뒤로 도망치려는 손을 잡은 뒤 다른 한 손으로 시윤의 얼굴을 어루만졌다.“날 보고 싶어 하던 사람은 당신이잖아. 아들을 핑계로 삼는 게 부끄럽진 않나 봐?”이때 시윤은 도준의 몸에 깔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기에 더 이상 변명하지 않고 화를 냈다.“그래요! 그쪽은 저한테 관심조차 없는데 전 바보같이 보고 싶었거든요. 이제 만족해요?”말을 마친 후 시윤은 억울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도준은 여유가 넘쳤지만 그녀는 또다시 깊이 빠져들었다. 시윤이가 먼저 문자를 보내면 도준은 항상 얼버무리며 대답하고 시윤이가 먼저 찾지 않으면 도준은 며칠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도준의 이런 태도에 시윤은 기분이 매우 불쾌했다.시윤이가 눈시울을 붉히자 도준은 눈썹을 찡긋거렸다. 그저 장난치려던 것뿐인데 시윤을 울리고 말았기 때문이다.도준이가 몸을 일으키자 시윤은 재빨리 돌아앉아 눈물을 닦았다. 방 안은 잠시 조용해지더니 갑자기 문 닫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도준은 이미 떠나버렸다.텅 빈 방을 마주한 시윤은 덩달아 마음이 아파 침대에 엎드려 울면서 욕했다.“나쁜 놈, 못 돼 처먹은 놈...”2분 정도 지난 후 고개를 들자 도준이가 휴지 몇 장을 들고 눈물을 닦아주었다.“안 갔어요?”도준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설마 우는 사람을 두고 그냥 가버렸겠어?”도준은 손가락으로 시윤의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내며 물었다.“말해 봐, 내가 뭘 잘못했는데?”“아무것도 아니에요...”“말 안 한다는 거지? 그럼 다른 방식으로 물어봐야겠네.”도준은 말을 마친 후 시윤의 머리를 붙잡고 침대에 천천히 눕혔다. 당황한 시윤은 재빨리 멈춰세웠다.“말할게요!”시윤은 남자의 손을 밀친 후 화를 내며 말했다.“제가 최근 바쁜 탓에 며칠 동안 연락을 안 했었잖아요.” 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윤이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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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선물
이 말을 들은 시윤은 깜짝 놀라더니 고개를 돌려 도준을 쳐다보았다.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면 눈앞의 사람이 도준인지 의심했을 것이다.도준처럼 자존심이 센 사람이 이런 말을 하다니.시윤은 마음이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도준은 그녀를 신경 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제하고 있었던 것이다.시윤은 드디어 마음이 평온해졌다. 동시에 자신 때문에 완전히 달라진 도준이가 마음 아프기도 했다. 도준에겐 더 이상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시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렇게까지 자제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냥 예전처럼 하셔도 돼요.”도준은 기뻐하는 눈빛을 보이며 물었다.“예전처럼?”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그렇다면 더는 참지 않을 게.”“뭐... 아!”갑자기 침대로 눕혀지자 시윤은 잠시 정신줄을 잡지 못했다. 곧 상의 끈이 끊어지더니 도준은 그녀의 몸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시윤은 도준을 밀어내며 말투를 바꾸었다.“저는...”그런 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도준이가 손으로 입을 막았다.“조용히 해야지, 도윤이가 아래층에 있으니 부모로서 조심해야지.”도준의 손은 시윤의 허리를 따라 올라갔다.“정말 부드럽네.”시윤은 이 말에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하기도 전에 치마는 허리 위로 올려졌고 도준은 또다시 시윤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기분 좋게 만들어줄 테니까 긴장 풀어.”시윤은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발버둥 친 것 같기도 하고 가만히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치마를 벗자 서늘한 기운이 단번에 느껴졌다. 시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이때 도준은 갑자기 동작을 멈추더니 시윤의 배를 쳐다보았다. 도윤을 낳은 후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줄곧 무너지기 직전에 처해있었다. 정상적인 소통조차 적었던 두 사람은 그 후 서로의 몸은 한 번도 보지 않았다.‘도준 씨는 한 번도 이 흉터를 보지 못했었지.’시윤은 흉터를 신경 쓰지 않았지만 도준의 반응은 무척 궁금했다. 고개를 들어보자 도준은 왠지 혐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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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함께 지내다
시윤은 발끝으로 도준을 한 번 찼다.“도준 씨가 무슨 자격으로 후회한다는 거예요?”도준은 그녀의 발목을 잡고 점점 위로 어루만졌다.“당연히 후회되죠. 당신 사랑을 도윤이한테 빼앗기게 생겼잖아.”시윤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도윤이는 도준 씨 아들이거든요, 그...”말을 하던 시윤은 갑자기 목소리 톤이 바뀌었다.“하지 마세...”도준은 시윤을 몸 아래에 가둔 채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욕망은 눈에 보일 정도로 강했다. 도준은 그녀를 삼키려는 듯이 쳐다보며 물었다.“해도 돼?”이미 지난번과 2년이나 지났기에 시윤도 욕망을 참지 못할 뻔했다. 하지만 시윤은 이성을 되찾고 말했다.“도윤이가 아래층에 있잖아요. 안 돼요... 그리고 아직 화해한 건 아니잖아요...”시윤은 이유를 대며 손가락으로 도준의 가슴을 툭 쳤다. 시윤은 이제 풋풋한 소녀가 아니라 매혹적인 여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에 도준은 자기도 모르게 시윤을 만지던 손에 힘을 주었다.“빨리 내려가 봐요. 도윤이를 혼자 아래층에 내버려 둘 순 없잖아요.”시윤의 말을 들은 도준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몸을 다시 한번 어루만진 후 침대에서 내려왔다. 시윤은 이불을 안은 채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는 도준을 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아래층.도윤은 놀다가 지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를 들은 도윤은 다시 똑바로 앉으며 엄마를 부르려고 했으나 앞에 서있는 도준을 발견했다.도윤은 방금 전 천사 같은 미소를 숨긴 채 눈썹을 찌푸리며 도준을 쳐다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시윤이가 어디 있는지 묻는 것 같았다.도준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방해가 되는 도윤을 잠시 살펴보았다.“민수아는 어디 간 거야.”도윤은 눈썹을 더 세게 찌푸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작은 두 손을 내밀어 위아래로 부채질했다. 멀리 가버렸다는 뜻이다.‘보나 마나 민지훈을 찾으러 간 거겠지.’도준은 한참 동안 도윤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한 표정을 보였다. 그의 흥분된 눈빛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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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규칙
결국 도준은 이 집에서 한동안 지내기로 했다.점심때 이 소식을 들은 양현숙은 매우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너희 부부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야.”시윤은 민망해하며 호칭을 바로잡으려 했다.“아직 재혼하진 않았어요.”양현숙은 시윤의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알아서들 해. 마침 친구가 요 며칠 집으로 초대했는데 민 서방이 있으니 맘 놓고 가볼 수 있겠네.”“엄마, 그건 아니죠.”시윤은 옆에 앉은 도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양현숙이 떠난 다면 커다란 집에는 정말 두 사람과 도윤이 밖에 없을 것이다.이때 도준은 딱밤을 가볍게 때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침 좀 닦아, 그릇에 떨어지겠네.”시윤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막고서야 도준이가 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화가 난 시윤은 테이블 아래에서 도준을 차려고 했으나 도준은 단번에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도준은 한바탕 다리를 어루만진 후에야 손을 놓았다.‘엄마 앞에서도 대놓고 이러는데 엄마가 가면 얼마나 날 괴롭히려 하겠어.’양현숙이 물건을 정리하여 떠난 후 시윤은 바로 규칙을 정하기 시작했다.“지금 집에 우리 두 사람만 남았지만 멋대로 행동하실 수는 없어요.”도준은 다리를 꼰 채 소파에 앉아 등을 소파에 기대고 있었다. 그리고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나긋하게 시윤을 쳐다보았다.“지금 규칙이라도 정하려는 거야?”이전에 두 사람은 얼떨결에 만나기 시작했기에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서로 이성을 붙잡지 못했다. 지금 다시 시작할 예정이니 시윤은 좀 더 신중하기로 했다.시윤은 턱을 살짝 치켜들고 물었다.“안 돼요?”도준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계속하라고 말했다.“우선, 도윤이를 잘 챙겨주셔야 해요! 제가 없는 틈을 타서 괴롭히는 건 절대 안 됩니다.”도준은 소파에 앉아 옷의 실밥을 잡아당기는 도윤을 힐끗 보며 대답했다.“좋아.”“그리고 제 방에 들어올 땐 반드시 노크하셔야 합니다.”도준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시윤은 계속 말했다.“마지막,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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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꿩 대신 닭
시윤은 원래 도준한테 도윤을 맡기면 난장판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도준은 아이를 잘 돌보았다. 직접 기저귀도 갈아주고 저녁도 먹였다. 물론 시윤만큼 인내심 있게 먹이지는 못해서 도윤의 두 볼은 햄스터처럼 가득 찼다. 도윤은 질식되기라도 할까 봐 재빨리 입안의 음식들을 삼켰다. 하루가 그렇게 무사히 지나갔고 밤에 시윤은 도윤을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방안에 들어서기 전 옆에서 익살스러운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도준은 시윤의 맞은편 방 앞에 서서 팔짱을 끼고 그녀를 보며 말했다. “자기야, 잘 때 문단속 잘하는 게 좋을 거야.”도준의 건들 건들한 충고를 들으니 시윤은 희롱당한 기분이 들어 이를 갈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파리 한 마리도 못 들어오게 잘 단속할 겁니다.”쾅! 문이 닫히자 도준은 웃으며 천천히 방으로 돌아갔다.시윤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니 도윤은 하품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눈을 감지 않고 엄마와 함께 자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시윤은 눈을 비비는 도윤을 보자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시윤은 아기 침대 안의 도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졸린데도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어서 자자.”도윤은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꿈나라로 갔다. 시윤은 그가 잠든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도윤이는 아직 어리지만 아빠인 도준을 아주 좋아하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혈육으로 이어진 부자지간이니까 도준이가 곁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윤조차도 도준이가 곁에 있어서 기뻤다. 시윤은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잠들었다.다음 날.시윤이가 씻고 나오자 아래층에서 계란프라이 냄새가 났다. 머리를 내밀어 보니 식탁에 이미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시윤은 도윤을 안고 내려가 도준이가 직접 차린 아침을 보자 깜짝 놀랐다.“도준 씨가 직접 만든 거예요?”도준은 우유를 탁자에 놓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 집에 나 말고 또 누가 있나?”시윤은 도준이가 자신에게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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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방심하다
시윤이가 화를 내며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자 도준은 아쉬운 듯 ‘쯧’ 소리를 냈다. 고개를 숙이자 도윤의 이마에 찍힌 분홍색 입술 자국이 보였다. 시윤은 평소에 화장을 연하게 하기에 그 자국이 아주 연하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도준에게는 그게 눈엣가시처럼 느껴졌다. 그는 손을 뻗어 몇 번 문질러서 자국을 지워버렸다. 도윤의 이마는 문질러져서 빨갛게 됐고 시윤이가 사라지자 도윤의 눈빛은 점점 빛을 잃어갔다.그 후 며칠 동안은 아무 일도 없었다. 시윤은 연습을 하고 도준은 도윤을 돌봤다. 도준이가 가끔 화상 회의를 할 때면 도윤은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 어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아주 진지하게 듣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에 도준은 도윤이가 업무에 방해될까 봐 장난감 더미에 던져놓았지만 그가 항상 조용히 있어서 그냥 내버려두었다.그래서 화상 회의에 참석했던 고위 간부들은 한편으로는 냉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친 듯이 스크린을 캡처해서 서로 공유했다. 도준이가 맘에 안 드는 보고를 보며 눈썹을 찡그리면 뒤에 있던 도윤이도 똑같이 눈썹을 찡그리고 있었고 좋은 제안이 제기되면 부자 둘 다 똑같이 고개를 끄덕였다.회사 직원들은 그룹 채팅 내에서는 도윤에 관한 대화들이 오갔다.[도련님 너무 귀여워서 볼이라도 한번 만져보고 싶어!][너 오늘 말 더듬었을 때 도련님이 널 향해 눈을 흘겼었어. 아마 널 싫어하고 있을 거야!][말도 안 돼! 다음에는 꼭 도련님의 인정을 받을 거야!]한편 시윤은 자신의 아들이 이미 모두의 노력 목표가 된 것을 모른 채 다가오는 공연을 위해 연습하고 있었다. 이번 공연은 두 댄스팀이 함께 무대를 꾸미기로 했기에 윤영미는 모두의 동작을 하나하나 지켜보며 저녁 10시까지 연습시켰다.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시윤은 소파에 누운 채 일어날 힘조차 없었다.도윤은 이미 잠들어 있었고 도준은 그녀가 소파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웃으며 옆에 앉았다. “왜 그래?” 시윤은 손을 들어 올리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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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공짜는 없다
도윤은 도준이가 방에 잠깐 들렀다가 나가는 것을 보고 기대하던 눈빛이 실망으로 바뀌었다.한편 시윤이가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도준이가 문을 두드렸다. 도준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시윤은 그를 안으로 들였다. 도준은 그녀의 수수한 얼굴과 물기 있는 긴 머리를 보자 잠시 눈빛이 바뀌더니 여전히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깨끗이 씻었어?”시윤은 도준의 농담 같은 말투를 신경 쓰지 않고 물었다. “도윤이는 잠들었어요?”“잠들었어.”방 안의 도윤은 하품을 하며 엄마를 기다리는 중이었다.시윤은 그 말을 듣고 약간 실망했다. 원래 아들을 안고 자고 싶었기 때문이다.도준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엎드리라고 했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시윤은 침대에 엎드렸다.연분홍색 잠옷 치마가 무릎 위까지 덮여 있었고 곧고 긴 다리가 드러났다. 실크 소재의 잠옷은 시윤의 몸매를 돋보이게 했다.시윤은 잠옷만 입고 있었기 때문에 도준의 손이 허리에 닿자마자 뜨거운 온기가 얇은 잠옷을 통해 차가운 피부에 전해졌다.도준의 손은 그녀의 척추를 따라 어깨까지 미끄러졌고 잠옷 아래 반쯤 가려진 견갑골을 쓸어내렸다.시윤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도준의 손이 민감한 부분에 닿지 않고 단지 마사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받아들였다.도준의 손은 크고 힘이 있었다. 처음에는 허리를 눌러서 조금 아팠지만 곧 그 통증은 뼈가 녹아내리는 듯한 부드러움으로 바뀌었다. 도준의 손이 가슴 옆을 스치자 시윤은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뱉었다.시윤은 입을 막고 일어나 돌아보며 도준을 노려보았다.“방금 일부러 하신 거죠?”도준은 죄책감 없이 웃었다. “그럴 리가?”시윤은 계속 말하려 했지만 갑자기 도준에게 끌려 그의 품에 안겼다. 도준은 그녀를 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이건 일부러 그런 거야.”시윤은 얼굴이 빨개져서 그의 품에서 몸부림쳤다.“마사지는 필요 없으니 이만 나가세요.”도준은 그녀가 자신의 품 안에서 몸부림치는 것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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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일러바치다
다음 날, 시윤은 도준과 말을 섞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물을 따를 때 도준은 그녀를 주방 카운터와 팔 사이에 가두었다.“또 뭐 하시려는 거예요!”도준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 공연 있잖아. 내가 도준이 데리고 같이 가서 볼까?”시윤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도윤이가 울면 어떡해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될 텐데.”도준은 소파에서 졸고 있는 도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들을 그렇게 못 믿어? 울면 내가 입을 막아버리면 되잖아.”시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뭐라고요? 제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하시려는 거예요!”“농담이야.” 도준은 주방 카운터에 기대어 시윤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당신이 요즘 너무 바쁜 탓에 도윤이가 매일 기다리느라 지쳤거든. 이렇게라도 엄마를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시윤은 아들이 자기 품에 안기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하지만 도윤이가 운다면 꼭 데리고 집으로 가야 해요.”출발하기 전 시윤은 도윤을 안고 말했다.“도윤아, 엄마가 춤추는 거 보러 갈래?”도윤은 눈이 반짝이며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윤은 웃으며 말했다. “좋아, 아빠가 도윤이 데리고 갈 테니까 아빠 말 잘 들어야 해.”아빠라는 말을 듣자 도윤의 두 작은 눈썹이 순식간에 찌푸려졌다.“싫어, 싫어.”시윤은 놀라서 물었다.“왜 그래? 도윤이 아빠 좋아하잖아?”도윤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지만 너무 어린 탓에 손발을 흔들기만 할 뿐 말을 할 수 없었다.시윤은 그가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도윤아, 그게 무슨 뜻이야?”도윤이 한창 제스처를 취하고 있을 때 도준이가 그의 겨드랑이를 잡아들어 올리며 웃으며 말했다. “너무 기쁘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도준의 무서운 얼굴을 마주한 도윤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렸다.오후.시윤은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도준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보니 기자들이 도준을 인터뷰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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