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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예전과 똑같다

도준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후배가 이렇게 부탁하는 데 차라리 도와주지 그래?”

시윤은 단번에 도준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결국 시윤은 어쩔 수 없이 도준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저희 엄마한테 가져다줄 물건이 있었던 거 아니에요? 엄마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집으로 가요.”

이 말만으로도 누가 빠져줘야 할지 알 수 있다. 우진이가 어렵게 낸 용기가 다시 허사가 되었다. 그는 눈앞의 도준보다 시윤이가 자신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았을 까봐 두려웠다.

도준은 시윤이가 우진을 도와 나서는 것을 보자 화가 난 마음에 시윤의 허리를 감싸고 고개를 숙여 귓가에 말했다.

“그럼 돌아간 후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는 거야. 어때?”

시윤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도준은 목을 갸웃거리며 우진을 향해 걸어갔다.

“방금 뭐라고 했었죠? 제가 자유를 제한했다고요?”

“그래요!”

시윤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대답한 뒤 도준의 팔을 잡고 재빨리 떠났다.

-

시윤은 차 문을 닫은 후에야 한숨을 돌렸다. 고개를 돌리자 도준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시윤을 훑어보았다.

시윤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렇게 보시는 거죠?”

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매혹적인 눈빛으로 그녀의 뺨을 따라 새빨간 입술을 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우리 자기는 정말 예쁘네.”

시윤이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도준은 손으로 시윤의 머리를 잡아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 거리가 너무 가까운 탓에 시윤은 그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

도준은 농담인 듯 위험한 말투로 물었다.

“이렇게 예쁘니 많은 놈들이 자기한테 들이대겠지? 임우진 그놈 말고 또 누가 들이댔어? 공태준이 자기를 찾아온 적 있어? 참, 혹시 나랑 이혼한 뒤 오빠라는 놈한테 기회 줄 생각 한 적 있어?”

시윤은 그의 터무니없는 질문을 듣자 매우 불쾌해하며 말했다.

“정신 나갔어요? 제가 미치지 않고선 오빠한테 그런 생각을 품었겠어요?”

“그래? 그럼 오빠 말고 임우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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